스스로를 잊어가는 바보
꽤 말도 많고 한창 이슈가 되었던 디저트가 있다.
바로 ”탕후루“. 중국에서 건너온 이색 디저트로 쓰나미가 넘치듯 전국으로 퍼져 나갔고 그만큼 논란도 많은 디저트라고 알고 있다. MZ라는 신조어에 맞춰 MZ 디저트라고 불리는 것 보니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 큰 유행으로 다가온 듯하다. 하지만 탕후루는 이미 10여 년 전부터 한국에 꾸준히 있었다.
나는 인천출생으로 어릴 적 유일한 테마파크였던 월미도를 자주 가곤 했다. 월미도가 있는 곳은 인천 중구라는 도시이고 중구에는 차이나타운이 존재한다. 부모님 손 꼭 잡고 차이나타운을 다니며 난 탕후루를 분명히 봤다. 그래서 이번 탕후루 유행이 꽤 신기할 따름, 하지만 난 탕후루를 먹어본 적이 없었다. 직접 만들기 전까진..
내가 일하는 곳에서 탕후루를 판매하자는 제안이 들어왔고 우리는 바로 탕후루 만들기에 도전했다. 첫 결과는 대참사. 생각보다 설탕을 묻히는 타이밍이 어려웠다. 그렇게 두 번 세 번 하다 보니 얼추 비슷한 모양과 맛이 나오긴 하더라.
내가 탕후루를 접하게 된 계기는 이러했고 설탕 덩어리의 디저트를 원래도 좋아하질 않다 보니 이 녀석이 그리 좋은 이미지로 각인되진 않았다.
어쨌든 탕후루를 계속 보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 내면이 너무 아름다운 사람이 자신의 매력을 모르고 외향적으로만 치장하기 바빠 주변 사람들과 점점 멀어지는 듯한 느낌.
결국 탕후루도 바보였구나. 자신의 매력이 뭔지도 모르고 바보 같이 남들이 하는 것만 따라 하다가 자기 스스로를 잊어가는 바보 같은 녀석. 하지만 난 알겠더라. 결국 탕후루는 자신의 내면 아름다움을 다시 찾을 것이란 걸, 그리고 다시 사랑받을 것이란 걸.
딸기 그 자체로, 포도 그 자체로, 귤 그 자체로, 나 그 자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