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과 사람이 가까워지는 계절이랬다.
추울수록 서로를 감싸주는 계절이랬다.
올라가는 길이 미끄러워서 내려가는 길을 걱정하느라 금오름의 정상까지는 가지 못했다. 절반 정도 올라가며 내려오는 사람들이 보이고 뒤를 돌아 뒷모습을 보았다. 꽁꽁 싸맸던 서로의 팔을 의지해서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부둥켜 내려가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그들은 정상을 보고 왔겠지? 왜냐하면 내려가는 길을 걱정하지 않았을테니까.
“혼자가 아니잖아.”
계절이 추워질수록 혈관의 온도는 더 따뜻해진다. 혼자가 아닌 둘 이라는 이유 하나로 또 의지할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려가는 길은 걱정거리가 아니다.
소복히 쌓이다 얼어버린 내리막길도 살아가다 만나는 내리막길도 결코 걱정거리가 아닐테지,
아 맞다. 그리고 올라가다 한번 해가 비췄는데 너무 따뜻하더라. 담요를 덮어주듯 따뜻한게 마치 혼자 올라가는 내 옆에 온기를 가득 주는 줄 알았다.
“나를 지나쳐 내려간 그들은 이렇게 따뜻했겠지?“
오늘은 더 혼자 있고 싶어지네, 집이나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