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푸르던 잎사귀를 가진 나의 나무는 요즘엔 추워서 새파랗게 질려있다. 환하게 웃던 것처럼 반겨주던 자연은 요즘엔 죽은 듯이 조용하다. 그러니 지금 내 꼴이 이 모양일 것이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도 밤새워 수영하느라 정신없이 놀았다. 다른 생각을 할 여유조차 없이 여름을 보냈던 것 같다. 뜨거운 날씨에 혈관 속은 마치 녹아내려 손목을 타고 흐르는 아이스크림처럼 빠르게 나의 온몸을 회전했다.
겨울의 나는 이런 모습일지도 모르고,
최근에 나는 하루하루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지조차 잊어버리고 오늘만을 살고 있다. 내일의 기대조차 없다. 공허와 허망만이 가득한 숨만 내쉬며 굳어가고 있다. 꼭 겨울 같았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이 괜히 외로워 보였고 잎사귀가 떨어진 나무가 유독 추워 보였다. 열심히 흐르던 계곡은 얼어버렸고 하얀 눈이 계속 내리는 것이 꼭 근심 같았다.
겨울잠이라도 자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