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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디투스 Mar 28. 2016

미국 연예인들의 정치참여

중립만 공정한 건가?

각 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기 위한 경선이 진행되면서 헐리웃의 셀럽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스케줄을 조정해 가면서까지 선거캠프에서 활약하고 있다.


힐러리를 지지하는 셀럽들의 면면은 별처럼 화려하다.

로버트 드 니로, 더스틴 호프만, 드디어 오스카를 거머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맷 데이먼, 스칼렛 요한슨,

조지 클루니, 메건 트레이너, 레이디 가가, 비욘세, 존 레전드, 제니퍼 로페즈,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그리고

뼛속까지 민주당인 션 펜까지. 이 지지자들만 모아서 따로 헐리웃을 만들 수 있을 정도다.


버니 샌더스를 지지하는 셀럽들도 인지도에서 밀리지 않는다

수잔 서랜든, 존 쿠삭, 미아 패로우, 네잇 루스(Fun의 싱어), 사이먼&가펑클의 아트 가펑클, 한국계 코미디언

마가렛 조, 007의 다니엘 크레이그 그리고 마이클 무어 감독이다.

크로스비 스틸 내쉬 & 영의 세 사람, 데이빗 크로스비, 그래햄 내쉬, 닐 영이 버니를 지지하는 것도 흥미롭다.


도널드 트럼프 쪽의 셀럽을 보자.

동영상 재판 건으로 화제를 모았던 헐크 호건, 마이크 타이슨, 케니 로저스, 장타로 유명한 골퍼 쟌 댈리,

조용할 날이 없는 찰리 쉰 등인데 북한을 몇 번 다녀온 데니스 로드맨도 트럼프 지지세력이다.


중요한 건 이들이 누구를 지지한다고 해서 누가 뭐라고 하지도 않고 활동하는데 제약을 받는 일도 없다.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는 민주당이 삐걱거릴 때,  콘서트를 통해 기부금을 마련했던 열혈 민주당원이지만

지금도 티켓 구매는 언제나 sold out이고 가격도 가장 비싸다.


왕성한 성생활이 젊음의 비결이라는 할머니 제인 폰다는 미국의 베트남전 참전을 반대했던 인물이다

그냥 반대한 게 아니라 베트남으로 날아가 베트콩과 사진도 찍고 미국 전투기를 향해 총을 겨누는 시늉까지

했던 반전 인사다. 그래서 생긴 별명이 <하노이 제인>이다.

우리 같으면 입국 금지부터 시켰을 텐데 피트니스 비디오는 대박을 쳤고 가장 존경받는 여성 10위안에

수시로 이름을 올릴 정도로 하시는 일에 별 지장이 없다.

그녀의 영화를 상영하지 않겠다는 영화관도 있었고 그녀의 상품을 보이콧하는 움직임도 있기는 했지만

제인 폰다가 자신의 신념을 행동으로 옮겼듯이 그들도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있을 뿐이다. 그뿐이다.


Newspaper Endorsement라고 해서 관례적으로 미국 신문들도 지지후보를 분명히 한다.

보스턴 그로브, 시카고 선 타임스, 달라스 모닝 뉴스, 마이애미 헤럴드, 뉴욕 타임스 등이 힐러리를 지지하고

더 네이션, 시애틀 타임스 등이 버니 샌더스를, conservative action report, 내셔널 인콰이어러 등이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한다.

이런 신문들의 지지 배경에는 유권자나 독자들에게 선거 특히 후보자와 관련된 정보제공 목적이 있다

그러나 인터넷이 발달하고 SNS가 일반화된 세상에 정보제공이라는 목적은 다소 민망하다.

그래서인지 발행부수 1위와 2위라는 월 스트릿 저널과 USA투데이는 철저히 중립을 유지한다.

극보수 매체라는 폭스 뉴스와 같은 소유주 산하에 있는 월 스트릿 저널이 중립이라는 게 이채롭다.

USA 투데이는 특정 후보 지지가 신문의 품위를 떨어뜨린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이 말대로라면 헐리웃 셀럽들은 품위가 없어서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건데 그렇다고 USA 투데이를

보이콧하자는 셀럽들은 본 적이 없다. 그건 니들 생각이고 - 뭐 그런 분위기다.


헐리웃이 왜 품위 없게 각자의 정치적인 성향을 드러내는 것에 자유로울 수 있을까?

그건 매카시 열풍이라는 상처를 지나고 나면서부터였다.

빨갱이로 몰린 헐리웃 관계자들이 청문회에 불려 나가 자신의 무고함을 증명해야 했고

그 모습은 생방송으로 중계된다. 살아남기 위해 동료의 이름을 불어야 했던 치욕스런 과거.

그래서 1940년부터 1960년 사이를 헐리웃은 잃어버린 20년이라고 한다.

영화와 영화인들이 이념적 잣대로 평가될 때 벌어지는 가장 비극적인 사고로 기억한다.

다시는 그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지금은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자유롭게 드러낼 수 있게 된다.

흥미로운 건 지금은 보수성향의 배우들이 역차별당하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Hollywood is a very tough, unpopular, and lonely place to live and work for a conservative.

When liberal politicians want to raise funds and seek help for their campaigns,

Hollywood is the first place they turn.

It’s where Clinton and Obama are loudly praised and lavishly financed.

(이번 민주당 경선에서도 헐리웃에서 모아준 기금의 90%가량이 힐러리에게 간다.)


텍사스 대학의 Dr. David Prindle교수는 영화와 TV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사업 관련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

헐리웃의 인사들이 상당히 진보적인 성향이라고 발표했다.

대중의 30%가 진보적이라고 답변하는데 비해 헐리웃의 엘리트들은 60%가 진보적이라고 답변했고

대중의 43%가 보수적이라고 답변하는데 비해 헐리웃은 14%만이 보수적이라고 답변했다.


그래서 Primetime Propaganda의 저자인 Ben Shapiro는 

If you say you’re a conservative, the translation is you’re a bad person.

No question, there is a career price to pay, if you are openly known as a conservative라고

주장한다.  보수적이라는 이유로 대가를 치르는 역차별의 현상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이유로 보수성향의 여배우로 알려져있는 베버리 힐스 90210의 섀넌 도허티는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에 종사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민주당원이거나 진보적이지만

이런 사실에 I have no problem이라고 말하면서 마찬가지로 내가 공화당원이고 보수적이라는 사실에

그들 역시 no problem이어야 한다 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입장들이 강조되어야 할 만큼 21세기 헐리웃은 소위 좌빨이다.


레이건이 영화협회 회장이었을 때, 영화인들을 대상으로 정부에 충성서약을 받고 다녔단다.

미국도, 헐리웃도 그런 흑역사를 지나왔다.

지금 누리는 자유는 그런 치욕스러운 역사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이제 대한민국이 답할 차례다.

총선이 코앞이고 이제 대선도 다가온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어디인가?


공인이니까

그런 사람들의 의견이 일반 대중에게 영향을 끼치고 객관성을 잃게 한다는 논리는

아직도 이해하기 어렵다.

대중에게 노출되는 사람이 공인이라면

'누구나 유명해질 수 있다'는 앤디 워홀의 말처럼

소셜미디어 시대에 공인아닌 사람은 없다.


굳이 잣대를 들이댄다면 그건 도덕적인 문제지,

봉인에 가까운 중립성은 아닐 것이다.

중립이어야 공정하다는 논리는

공인으로서의 임무를 방기하는 비겁함의 합리화는 아닐까?


자신의 정치성향을 드러내는 소위 소셜테이너들을 옹호하자는 게 아니다.

일생동안 공인에게 영향 받은 적 없다.

그들이 누구를 지지한다고 해서 더 예뻐 보인 적도 없다.

누군가의 선동질에 객관성을 상실한다는 논리로 국민을 판단하는 수준이 경이로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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