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디투스 Feb 09. 2016

외국 언론이 본 해녀

유네스코 등재를 기원하며

사진작가 김형선은 친동생이다.

한국의 드라마 포스터를 촬영하고, 가수들의 이미지 작업과 광고 사진을 하는 상업 사진작가다.

그러던 친구가 어느 날부턴가 전화를 하면 제주도에 내려가 있다고 한다.

해녀를 찍는다고 했다.

해녀? 뜬금없이 왜 해녀를 찍느냐고 물었다

우리가 지나온 역사가 그분들 얼굴에 있어

역사는 내 얼굴에도 있는데---


"너 어디 도청에서 지원금이라도 받고 찍는 거니?"

그런 거 없댄다.

벌어놓은 돈이 있어서 까먹을 만 한가 했더니 아파트 한 채를 말아먹고 있는 중이었다

그렇게 3년 동안 동생의 카메라는 해녀에게만 반응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인가.

한국 인사동의 전시관에서 그동안 찍은 사진을 조심스럽게 소개하기로 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궁금하긴 했다. 도대체 그 아줌마들의 무엇이 동생의 혼을 강탈했는지.

비가 꽂히는 소리가 선명한, 자갈길이 놓인 한옥 스타일의 전시관.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가 물질을 갓 마친 해녀를 만났다.

이 사진을 마주하고 나서야 동생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았다.

그동안 해녀는 기록이었다.

그래서 해녀 곁에는 바다가 있었고, 풍경이 있었고, 채취품이 있었다.

그런 그들의 삶을 하얀 천으로 차단하자 다른 바다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루 종일 내리던 비보다 식은땀에 젖었던 날이었다.


뉴욕에서 열리는 가장 큰 행사 중의 하나인 Asia Week에 해녀가 초대받는다.

전시 전날 밤, 브로드웨이를 걸으며 동생도 나도 그 다음날부터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하지 못했다.

여기까지 할 만큼 했고, 아님 말고 하면서 웃었다.

웃으면서도 나는 본전을 계산했고

동생은 해녀 할머니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해야 하는데--- 했다.


http://mwr.nytimes.com/images/100000003567122/2015/03/13/arts/design/asia-week-celebrates-an-array-of-art-as-vast-as-a-continent.html


http://www.theguardian.com/artanddesign/gallery/2015/apr/08/south-koreas-breathtaking-deep-sea-diver-women-in-pictures
http://www.newyorker.com/culture/photo-booth/sea-women-of-south-korea
http://blogs.artinfo.com/artintheair/2015/03/16/portraits-celebrate-haenyeo-koreas-legendary-female-divers/
http://www.slate.com/blogs/behold/2015/05/13/hyung_s_kim_photographs_haenyeos_on_korea_s_jeju_island_haenyeo_women_of.html
http://www.sbgroupe.com/branding-pr-firm-nyc/the-haenyeo-exhibition-featured-on-the-new-york-times-for-asia-week-new-york/
http://www.wsj.com/articles/two-korean-photographers-and-a-studio-study-1426892552

뉴욕 한국문화원에서 마련한 그동안의 전시 중에 해녀만큼 주류 언론의 관심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한다.

뉴욕 타임스, 뉴요커, 월 스트릿 저널, 파이낸셜 타임스가 다녀갔고 영국의 가디언이 다녀갔다.

전시를 끝내고 작품을 떼야 하는데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꼭 보고 싶다고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해서

결국 마무리는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두 원로 기자들과의 극찬에 취한 기념촬영으로 끝냈다.


작품은 한점도 팔지 못했다, 아니 팔지 않았다.

저명한 갤러리 관계자들이 가격을 문의하는데도 동생은 감사하다고만 했다.

그리곤 사진이 실린 신문들만 주섬주섬 챙겨서는 바로 제주도로 갔다, 할머니들 보여드린다고.


속물인 형은 아직도 그런 동생을 이해 못한다.

사겠다는데도 팔지 않는 고집을,

지원 한 푼 안 받고 고생을 자처하는 이유를,

안 찍겠다던 할머니들께 맨 땅에서 큰 절을 해가며 사진을 찍던 사연을.


2016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해녀를 등재시키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작업 중이다.

일본도 해녀와 유사한 아마를 등재시키기 위해 정부와 8개 현이 공동작업을 진행 중이다.

LA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던 날, 동생은 공항에서 이런 말을 한다.

형, 나 아예 일본에서 전시할까? 

2016년, 한불 수교 130주년이 되는 올해.

동생은 유네스코 본사가 있는 프랑스를 비롯,영국과 미국 5개 도시를 돌며 해녀를 전시한다

이번에는

누구라도 사겠다고 하면 제발 버티지 말고 팔았으면 좋겠다.




>> 뉴욕 그 후.


동생의 해녀 작업에 보내주신 격려와 응원에 이 공간을 빌어 큰 절로 감사드립니다.

뉴욕 전시후, 프랑스에서 전시가 있었습니다.

제가 함께 하지 못한 관계로

김형선 작가의 브런치에서 관련 내용을 훔쳐왔습니다.

https://brunch.co.kr/@hyungskim/10

https://brunch.co.kr/@hyungskim/11


현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전시중입니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해녀-샌프란시스코 전시>라는 브런치 글을 통해 접하실 수 있습니다. 

(김형선 작가와의 오디오 인터뷰도 어설프게나마 준비해 봤습니다.)

예바 부에나 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정보를 아래에 짧게나마 요약합니다.



 

뉴욕에 소재한 독립 큐레이터 협회인 ICI (Independent Curators International)는 

<The Ocean After Nature>라는 주제로 전 세계 현대 Artist 20인의 작품을 선정해

6월 17일부터 8월 28일까지 두달 동안 전시를 마련하는데 이 전시회 홍보를 <해녀>가 맡았다.


이 전시회의  큐레이터인 Alaina Claire Feldman은 ICI의 전시회 Director로 May Revue의 편집장을

역임한 인물이다. 해녀를 전시회 홍보 포스터로 결정할 정도로 해녀와 작가에 대한 그녀의 애정은 각별했다.

전시회를 소개하는 소책자에서도 Hyung S. Kim's monumental photographic portraits of Haenyeo

라는 표현으로 극찬을 아끼지 않았고 전시회 구성 동선도 해녀로 시작하도록 배려한다.

전시회 오픈전에 작가와 언론을 초청해 마련한 VIP Tour에서도 직접 작품 설명을 자청하며 작가를 소개했다.

이 공동전시는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세계 다섯 개 도시에서 순차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작가의 이전글 불평의 절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