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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디투스 Jun 05. 2016

버니의 커피숍

커피숍에서 변혁을 외치다

LA의 Wilshire와 Fairfax에 위치한 Johnie's Coffee Shop은 이제 Bernie's Coffee Shop으로 불린다.

수많은 영화 촬영 장소로도 유명한 무려 60년의 역사를 지닌 이 커피숍은 LA시가 정한 역사 문화물이다.

출처 : Google Image
모금을 위한 이벤트는 아닙니다. 버니 샌더스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함입니다.

샌더스의 열혈 지지자인 주인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커피숍에서 예정된 모든 영화 촬영을 중단하면서 내린 결정이다.

출처 : Google Image

캠페인 사무실이기도 한 이곳에서 지지자들과 방문객들은 변혁을 마시고 정치를 나눈다.

18세기 프랑스 파리에서 지적인 능력을 자극한다고 믿으며 커피를 마시고 지혜를 나눈 것처럼.

LA 타임스는 3일 자 기사를 통해 버니 샌더스의 모금내역이 어떤 부류에서 얼마씩 걷혔는지를 분석, 보도한다

평균 27달러씩을 냈고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형태라는 점도 특이하다며 지역별로, 인종별로, 계층별로

꽤나 꼼꼼하게 조사해 보도했다.

이게 다 오바마 때문이다.

예전에도 선거운동에 데이터가 활용되긴 했지만 2012년 당시, 오바마는 좀 더 치밀한 데이터를 구성, 활용해

역대급 선거 자금을 모으면서 재선에 성공한다.

40대 여성이 모금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것을 발견한 것도 그때였고 조지 클루니가 홍보대사로 임명된 것도

그 연배에 어필하는 영향력있는 영화배우라는 판단때문이었다.

조지 클루니는 이름값을 증명하듯 1,500만달러를 모아 기대에 부응한다.

이 금액은 지난 4월, 힐러리를 캘리포니아로 초대해 이틀 동안 마련한 모금파티에서 걷어준 액수와 똑같다.

매번 해왔던 행사고 금액 차이가 유난스러운 것도 아닌데 오바마 때는 별 일 없던게 힐러리에서는 사단이 난다.

출처 : Google Image

만찬 행사가 펼쳐질 조지 클루니의 집으로 향하는 길가에 시위대들이 늘어서서는 힐러리 차량을 향해 1달러

지폐를 뿌리는 소동까지 벌어진 것이다.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됐지만 돈이나 밝히고, 있는 자들의 편이라는

힐러리의 원죄 같은 이미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이벤트가 되어 버린 셈이다.

조지 클루니는 바로 방송 인터뷰를 통해 They are right. 시위대가 주장하는 게 맞다면서 돈 뿌린 사람들을

뻘쭘하게 만드는 영민함을 발휘한다. 이슈를 순식간에 잠재워버리는 이런 정치적인 기술이 과연 조지 클루니의

머리에서 나왔는지, 아니면 레바논 출신 인권변호사로 활동하는 미모의 부인 아말에게서 나왔는지 궁금했다.

그 날, 진행하는 아침 프로그램에서 이 기지가 과연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건지를 청취자에게 물었다.

예상한 대로 남성들은 아내에게서, 여성들은 일말의 의심도 없이 조지 클루니란다.

잘 생긴 사람이 머리가 안 좋다고 생각하는 건 편견이라나, 뭐라나---


오바마가 영리한 건지, 참모들이 탁월한 거지

2008년 재선 당시,

10억 달러라는 엄청난 선거자금을 목표로 하면서도 오바마 캠프는 돈 없는 서민들을 열외시키진 않았다.

입장료가 수십만 달러인 만찬행사에도 그 서민들이 적어도 3명 이상은 앉아 있었다.

3달러를 내면 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 당첨 기회를 제공했고 사람들은 구름처럼 도전했다.

그렇게 모아진 자금도 엄청나서 캠프 관계자들은 그걸 <3달러의 기적>이라고 불렀다.


지금 오바마는 대놓고 힐러리를 후계자로 밀고 있다.

트럼프가 뭐라고 한마디만 하면 장소를 불문하고 바로 정신 나간 소리라고 반박한다.

오바마의 트럼프 디스는 이미 상당한 연조를 지니고 있다.

2000년 대선에 도전, 경선 탈락한 트럼프를 면전에서 조롱한 일이 있었다.

백악관을 리조트로 만들 생각이냐는 농담에 만찬장의 사람들은 배를 잡고 웃었지만

트럼프는 결국 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이 날의 모욕이 재도전의 계기가 됐다고 할 만큼 앙금이 깊은 상처다.


트럼프의 외교 역량을 비꼰다고 이미 많은 외국 대표들을 만나본 사람이라며 각국의 미인대회 대표를

언급한 농담은 조금 오버였다. 미인대회 대표들까지 싸구려 취급할 필요는 없었을 텐데---

그래서인지 요즘은 트럼프 이름은 거론하지 않으면서 비판은 계속하는 센스까지 발휘 중이다.

자기 입으로 트럼프를 홍보하는 모양새는 피하고 싶다면서.


지지율은 높다는데 요즘 오바마를 보면 좀 궁색한 느낌이다.

명색이 국민이 선택한 공화당 대통령 후보라는데

자기가 임기 동안 뭘 실수해서 이런 정신 나간 사람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는지를 분석하는 게 아니라

조롱과 비판만 반복하고 있고

국민이 그렇게 미덥지 않다는 힐러리를 믿어보라고 믿어보라고 채근만 하고 있다.


이 사람, 지금 뭔가 하나를 까먹고 있다.

8년 전 이맘때, 무명이었던 자신에게 힘을 실어주고 결국 백악관을 허락한 권력을.

그건 같은 흑인도 아니고, 돈 많은 금융기업들도 아니고, 유태계 로비단체도 아니고 

바로 소외되었던 사람들이었음을

그 소외와 차별이 이가 갈려 변혁을 꿈꾸던 사람들이었음을.


자기가 그렇게 하루가 멀다 하고 씹어대는 트럼프를

심기에 거슬릴 만한 위치에 갖다 놓은 권력이

이번에는 바로 자기 때문에 소외된 사람들이라는 것을.


왜 영화 촬영 수입까지 포기해가며 가게를 선거 사무실로 만들고

사람들은 커피에 취해 핏대를 세우는지를.


서민 코스프레 - 그것도 비스무리한 경험이 있어야 흉내라도 내는데

자기가 어떻게 했는지를 가르쳐는 준건지,

배워도 그건 안 되는건지---

출처 : Google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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