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으로

혜이드가 씁니다

by 혜파리

전남자친구 G와 '새로운 연애를 시작할 시 상대를 유혹하는 나만의 팁들'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서로 사귀는 사이에 마음에 드는 사람을 꼬시는 방법에 대해 갑론을박하다니 웃기는 일이다. 말 수가 줄어든 나와 나보다 더 말이 없는 G와는 신나게 떠들어 본 적이 없어 공백을 못 견디는 나의 무리한 광대짓으로 연인의 대화치고는 아슬아슬한 주제까지 가 닿게 된 것이 연유이다.


그는 연애 경험이 많지 않음을 털어놨다. 나 역시 장기 연애를 주로 했던 탓에 표본이 많이 없었다. 하지만 그보다는 내가 연애 경험이 좀 더 많았기 때문에 그는 말하기보다 듣는 것이 편하겠다 했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겠는 기분에 가물가물한 기억들을 그러모아 '웃어줘야 한다', '은근슬쩍 터치해야 한다'며 참을 수 없이 가볍고 창피스러운 말들을 아무렇게 하며 매초 후회를 거듭하고 있을 때 문득 연기 학원에 다닐 적에 정감독님께 들었던 말이 뇌리를 스쳤다.


'진정한 카사노바는 진심으로 사랑한다. 사랑을 연기하는 게 아니다. 연기는 마치 카사노바가 그의 여자들을 대하듯 해야 한다!'


어쩐지 바람직한 문장들은 아닌 것 같지만 어떤 마음을 가지고 사랑하는 일에 임해야 하는지를 관통한다고 생각한다. "이 기술은 연애 상대를 유혹할 때도, 친구를 사귈 때에도, 면접을 볼 때에도, 나를 팔고 영업하는 것의 연속일 뿐인 삶을 밀도 있게 살기 위해서도 쓸모 있는 중요한 팁이야." 하며 장황하게 시작했다. "척하면 안돼. 내가 선택한 길이니 우선 나와 굳게 약속해야 해.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한다고 자기 세뇌를 하는 한이 있어도. 의심하면 안 돼. 헷갈리면 안 돼. 그러고는 그냥 사력을 다하면 돼. 있는 힘, 없는 힘, 전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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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연애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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