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

혜킬이 씁니다

by 혜파리

혜이드는 참 구김이 많다. 피곤에, 술에, 자만에 취할 때면 어김없이 혜이드가 불쑥 튀어나온다. 혜이드는 꽤 자주 아는 체 하며 잘난 척하고 얄팍한 통찰로 감히 조언을 한다. 쉬지 않고 못남을 고백하며 사랑해 달라고 애원한다. 쉽게 꼬아 듣고 오해하며 잠에 들지 못한다. 체력이 약하고 술이 약하고 자아가 약하기 때문에 나의 뒷면인 혜이드는 꽤 자주 삶에 파고든다. 그럴 때마다 천장을 보고 누워 자주 도망치고 싶다고 생각한다. 내가 나에게서 도망치고 싶으면 어떡한담. 도망쳐 봤자 내 뒤통수엔 그대로 내가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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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고 싶은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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