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102 오늘의 식사
결국 오늘 하루 내 식사량은 변함이 없었다.
새해 아침 첫 출근 날, 팀 사람들에게 새해 소망을 공표했다. "2019년엔 건강하게 먹을 거에요! 몸에 좋은 음식, 천천히, 적당히."
아침에 오자마자 여느 때처럼 커피를 내리고, 새해맞이로 입점해 있던 귤 두 개를 먹었다. 한국의 귤에 빨강을 좀 더 섞은 듯한 중국의 귤. 역시.
점심도 가볍게 고구마 한 개와 귤 두 개를 먹었다. 몸도 가벼웠지만 오랜만의 절제된 끼니가 꽤나 마음에 들었다.
저녁, 팀 신년회식.
방어회에서 과메기까지. 제철 겨울 음식을 먹겠다는 우리의 신념은 엄청난 집요를 끌어냈다. 20번이나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는 식당을 무작정 문 앞까지 찾아갔다. 알고보니 식당 전화의 주인공이 퇴사한 것. 이 집, 큰 일 날 뻔 했다. 여태 모르고 있었단다.
방어회, 과메기, 광어회, 소라, 멍게, 해삼, 전복. 푸짐한 한 상 차림이다. 건강한 음식을 '적당히' 먹겠다는 19년 새해 포부는 잊은 채로, 오늘 하루 못다한 젓가락질을 바삐 한다.
비록 맛은 한국에서 먹느니만 못하지만, 제철 방어와 제철 과메기를 먹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뿌듯하고 행복이 가득. 이제야 마음 놓고 겨울잠을 잘 수 있을 것 같다. 푹 잠.
시작은 가벼웠지만 그 끝은 아주 무거웠던. 식사량 보존의 법칙인마냥 깨지지 않는 하루 양.
* 중국식 막걸리라는 米客를 서비스로 주셨다. 한 때 허마에서 패키지를 보고 예쁘다 생각했었는데 맛을 본 건 처음. 맛이 깔끔하고, 달지만 질리지 않아 팀 후배와 홀짝 홀짝 잔을 기울이니 어느새 동이 났다.
팀 선배의, "신촌의 <대포>에서 먹던 옥수수주에 매실주를 섞은 맛?" 이라는 표현에 매우 공감해보며 오늘의 식사를 마친다.
그리고 웃기게도 너, 막걸리가 오늘 가장 인상적인 메뉴였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