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깨우는 한마디 1월 12일

혼자 함께

by 아트노마드 함혜리

'Travel alone together.'

- 스티브 도나휴 <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 중


사막을 횡단하는 것을 인생에 비유하며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온 지혜를 풀어내는 책에서 저자는 '혼자서 함께 여행하기'를 얘기한다. 인생이라는 사막을 건너는 것은 고독하고 외로운 길이다. 완벽하게 혼자서 길을 헤쳐가야 한다는 것은 인식하고 나면 "어차피 인생은 혼자 살다 혼자 가는 것 아니던가?" 하면서 마음이 안정이 된다. 그렇다고 완전히 동떨어져서 무인도에 살지 않는 한 우리는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고 간혹 도움을 받으면서, 그리고 도움도 주면서 함께 헤쳐나갈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혼자 가는 길이지만 어딘가에 나 같은 사람이 또 있을 것이란 믿음, 그들과 함께라면 외로움에 맞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이나 동반자, 친구, 뜻을 같이 하는 동료가 있다면 한결 수월해진다.

'혼자 함께 하기'는 요즘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정말 필요하고 유익한 개념이다. 코로나 19 이후 우리 삶의 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특히 온라인 화상회의, 특히 줌(zoom)이 생활 속으로 들어온 것은 전에 없던 일이다. 지난 한 해동안 학교 수업을 줌으로 하면서 화면을 보면서 대화하는 것에도 익숙해졌다. 처음엔 너무 부담되고 어려웠는데 하다 보니 익숙해지고 이동하지 않고 집에서 수업하니 편한 점도 많다는 걸 알게 됐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화면으로 보면서 시간을 함께 하는 것이다. 경험을 공유한다고 하는 편이 더 맞겠다.

비대면으로 모여서 매일 하고 있는 공복 유산소 운동도 '혼자 함께 하기'이다. 운동은 혼자 하지만 아침 시간에 어딘가에서 모두들 각자의 방식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 혼자 한다면 지속적으로 하지 못할 일을 함께 하기에 꾸준히 할 수 있다.

요즘 독서에 꽂혀서 책을 읽는 시간이 늘었는데 혼자 읽는 것도 있지만 '혼자 함께 하기'로 읽는 책들도 있다. 필독서라고 해서 나도 읽겠다고 책을 사놓고 책장에서 숨을 못 쉬고 있던 책들을 함께 읽기로 도전하고 있다. 늘 미루기만 했던 책들, 관심은 있는데 이해가 어려운 책들이면 좋다. 위화의 <문학의 선율, 음악의 서술>을 시작으로 함께 책 읽기에 재미를 들여서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와 리사 펠드먼 배럿의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알렉스 벨로스의 <수학이 좋아지는 수학>을 읽고 있다. (적고 보니 정말 관심도 다양하다. 하지만 4차 산업 혁명시대를 잘 살아가려면 이처럼 '잡종 지식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뿐 아니다. 넷플릭스도 '혼자 함께 하기'로 본다. 이건 간단하다. 재미있게 본 프로그램을 서로 추천해 주면서 보고 감상을 공유한다.

코로나는 소통과 공유를 추구해 온 우리에게 고립을 강요하고 있다. 그렇다고 고독 속에 혼자서 살아갈 필요는 없다. 이렇게 '혼자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은 많이 있으니까. / 표제 이미지 https://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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