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은미술관 특별기획전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빛의 화가’ 방혜자(b.1937) 화백의 60년 화업을 기념하는 특별전이 경기도 광주 영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1월부터 3월 말까지 열린 프랑스 파리 세르누치 박물관의 전시의 연장선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빛에서 빛으로 Lumière née de la lumière’라는 제목으로 회화, 스테인드글라스, 조각 작품, 설치, 유리화 등 50여 점이 소개된다. 2012년 제작된 유리화 ‘빛의 눈’, ‘빛의 숨결’ ‘빛의 입자’ ‘빛의 보표’ 외에 닥지에 천연 채색으로 그려진 ‘빛의 울림’(2019), ‘빛의 춤’(2019) , 그리고 유리 설치작품 ‘빛의 놀이’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작품을 통해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빛의 메시지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파리 북부 샤르트르 대성당 종교 참사회의실에 새로 설치되는 방화백의 4개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중 북쪽 제 1창 ‘빛의 탄생’ 모형이 한국에서 처음 공개돼 관심을 모은다.
샤르트르 대성당은 고딕 양식의 걸작으로 불리며 매년 100만 명 이상의 관광객과 25만 명의 순례자가 찾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12~13세기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대성당을 장식하고 있는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은 약 172점이나 된다. 성당 측은 지난해 전통과 현대 미술의 접목을 위해 종교 참사회의실에 새로 설치할 4개의 스테인드글라스에 대해 현대적인 창작품을 공모했다. 방 화백은 독일 페테르스 공방의 제안으로 함께 응모해 6개월의 심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선정됐다.
방 화백의 스테인드글라스는 빛과 생명, 사랑, 평화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인류 최초의 빛을 생각해 봅니다. 하늘이 열리고 태초의 빛이 솟아올라 모든 생명을 보듬어 안는 개벽의 순간은 참으로 찬란했을 것입니다. 빛의 따사함, 빛의 영원함, 빛의 찬란함, 그 아득한 태고에서부터 생명의 원천이 된 빛, 그러한 빛을 화면에 담고 싶습니다.”
전시 오프닝 행사가 열린 12일 영은미술관에서 만난 방화백은 “우주는 빛과 에너지, 색으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는 빛에서 왔다가 빛으로 돌아가는 존재”라며 “빛은 생명이며, 생명은 사랑이며, 사랑은 평화임을 믿으며 나의 작품들이 이 빛의 메시지를 심는 작은 씨앗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미술관은 스테인드글라스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를 확장시키고 유리화에 대한 감상의 시간을 주고자 17일 11시 작가와의 만남 시간을 마련했다. 헤이리 예술 마을의 유리재 공방 조규석 대표, 2012년 독일 페테르스 공방을 방화백에게 소개해 유리화 작품을 할 수 있게 연결시켜 준 인천 가톨릭대학교 정수경 교수와 함께 진행된다. 전시는 내년 1월 12일까지 이어진다. 문의 영은미술관 학예팀 (031) 761-0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