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깨우는 것들
초록은 생명의 색이다. 싱그러운 자연 속에서 우리는 그 생명력이 풍기는 기운을 듬뿍 받아 위로받고 힘을 얻는다. 시간이 날 때마다 우리가 자연을 찾아가게 되는 이유다.
나무와 풀, 꽃이 가득한 정원을 가진 집에 사는 것을 꿈꾸며, 그 꿈에 한 발짝 다가서는 의미(정말 작은 의미)에서 작은 화분에 담긴 화초들을 살뜰하게 보살피고 있다.
얼마 전에 모든 곳이 다 있다는 생활용품점에서 바질 화분세트를 샀다. 플라스틱 화분에 배양토, 그리고 씨앗이 들어있는 소꿉장 같은 거였다. 안내에 따라 흙을 담고 물을 흠뻑 준 뒤 1cm 깊이에 씨앗 5개를 심었다. 7~8일 후에 싹이 난다고 쓰여있었다. 씨앗을 심은 게 6월 19일. 그렇다면 26일쯤 싹이 날 것이다! 잊은 듯 기다리면서 흙이 마르지 않도록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 주었다.
주말여행을 떠나려고 짐을 챙기다가 며칠 비우는 동안 물이 마르지 않도록 화분에 물을 주었는데 씨앗 심은 것은 어찌해야 하나? 스프레이로 물을 줄 수 없으니.. 하면서 들여다보는데..!
어느새 파란 싹이 하나 고개를 내밀고 있었었다. 성질 급한 씨앗 하나가 5일 만에 싹을 틔운 것이었다. 기특하고도 신기했다. 결국 주말여행에 화분을 들고 왔다. 바람 잘 드는 베란다에 두고 매일 안부를 묻다 보니 하나둘씩 싹이 고개를 밀고 나와 5개가 모두 싹이 났다. 잘 키워보고 싶다.
작은 씨앗에서 싹이 나고 잎이 나고.. 자연의 신비는 작은 씨앗 속에도 있었다. 그러니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작은 씨앗은 온몸으로 말한다.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는 아무리 작아 눈에 보이지 않아도 그 나름의 세계가 있고 생각이 있다.
SF 거장 아이작 아시모프가 말년에 쓴 ‘작은 우주, 아톰’을 읽고 있다. 아주 작은 원자에서 시작해 광활한 우주까지 생성의 원리와 그 비밀의 베일을 벗겨 낸 수많은 과학자들의 노력을 알기 쉽게 정리해 준다. 거대한 우주는 작은 입자에서 출발하듯 자연은 작은 씨앗에서 시작한다.
그렇다. 순간순간의 생각과 판단과 행동들이 쌓인 결과가 곧 나 자신인 것이다. 그러니 한 순간도 헛되지 않게 , 늘 삼가는 마음으로 보내야 한다. 아주 작은 씨앗이 내게 준 큰 가르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