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이 자라 나무가 되려면
자연 생태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설명하는 가장 일반적인 이론은 진화론이다. 초기 진화 이론가인 라마르크는 개체가 특별한 신체적 속성을 사용할수록 그 속성은 발전하고 그렇지 않은 속성은 퇴화한다는 용불용설을 주창했다. 진화의 근대적 개념은 찰스 다윈(1809~1882)은 저서 <종의 기원>에서 설파했다. 다윈은 토머스 맬서스의 '인구론'에 큰 영향을 받았다. 인구 증가율은 식량의 가능한 증가율을 앞지르며, 전염병 기아 전쟁이 인구에 대한 자연적 억제 방법처럼 작동한다는 맬서스의 생각을 다윈은 자연 속 종의 생존에 적용했다. 다윈에 따르면 자연세계는 '생존투쟁'에 의해 지배된다. 동물은 제한된 자원을 위해 서로 경쟁하는 가운데 진화적 변화가 생성된다. 그 환경 안에 존재하는 '힘'에 의해 변화가 이뤄지는데 물리적 조건과 다른 생명체의 영향을 모두 포함한다.
진화론을 압축해 표현한 말이 적자생존일 것이다. 조건/환경에 가장 적합한 개체가 살아남는다는 것인데 그 조건이란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조건은 개체가 원래부터 지니고 있는 성질이 좋아야 하는데 이는 오랜 시간 동안 강화된 속성들이 축전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다음은 영양분이 제 때에 잘 공급되어야 할 것이다. 아니면 영양분을 섭취하는 기질이 발달되어야 한다. 또한 외부 조건, 즉 주변 환경이 안정적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 바로 운이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하려면 운이 좋아야 한다.
이 당연한 이치를 바질(향미를 더하는 식재료 허브)을 키워보면서 새삼 확인한다. 바질 씨앗 5개를 심어서 5개의 싹이 텄다. 그 작은 씨앗에서 싹이 트는 것이 신기했다. 잘 키워보겠다는 다짐도 했다. 6월 19일의 일이었다. 그런데 결국 1개만 살아남았다. 처음 키워보는 것이라 마음만 앞선 탓이 크다. 어떤 싹이 살아남았을까?
웃자라 키가 가장 컸던 것은 제일 먼저 목이 구부러져 사라졌다. 그다음엔 흙을 매만지던 중 실수로 건드려 넘어졌는데 다시 세워도 결국 일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또 고수 싹을 한데 심다가 잘못 건드려 역시 사라졌다. 그리고 스프레이로 물을 준 바람에 넘어져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결국 제일 늦게 싹을 틔운 것이 끝까지 살아남았다. 기특한 것. 성과 이름을 붙여줬다. 강바지리.
며칠 동안 집을 비울 일이 있었는데 안타깝지만 어떻게 할 방법을 몰라 그냥 바람이 잘 통하는 베란다 창틀에 올려놓고 떠났다. 돌아오자마자 베란다 창틀에 두고 갔던 '바지리'의 생사를 확인을 했다. 꿋꿋하게 살아있었다. 안도감과 함께 작은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 요즘 반려 식물 키우기가 유행인 이유를 좀 알 것 같았다. 강한 건지, 운이 좋은 건지 알 수 없지만 살아남은 이 바질을 살리고 싶다. 잘 살려서 씨앗을 받아 다시 심어보고 싶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의 최종 후보를 가려내는 경선 뉴스로 연일 시끄럽다. 이들 중 누가 살아남을까?
뒤늦게 유튜브를 찾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