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질이 가르쳐 주는 것들
부엌 창 앞에 놓인 바질 화분을 수시로 바라본다. 아침마다 커피를 내릴 때, 물을 마실 때, 요리할 때, 과일 깎을 때 늘 함께 한다. 씨앗 5개를 뿌려 싹을 틔워 키우기 시작한 지 6개월. 5개의 싹 중 한 개가 이렇게 살아남았다. 운도 따랐겠지만 분명 그 안에 인내의 DNA가 있으리라 생각하게 한다.
조용히 아주 천천히 자라고 있음을 시간 속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밖에서 키운다면 이보다 훨씬 더 잘 자랐을 것이다. 친구들이 있었다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더 강하게 컸을지도 모른다. 사람도 풀도 이런저런 다양한 존재들이 함께 어울려 있을 때 더 잘 자라는 것 같으니 말이다.
코로나 때문에 외출도 줄어든 요즘 말없는 실내 화초들을 보살피는 게 큰 즐거움이고 위로가 된다. 모양만 바질이겠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비실비실 하지만 잎을 따서 손으로 비벼보면 제법 바질 향이 나는 게 대견하다.
바질은 조용히 제 자리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며 살아내고 있다. 그러니 나도 내 몫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가라앉은 마음을 일으켜 세운다. 연약한 존재가 참 많은 것을 가르쳐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