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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노마드 함혜리 Feb 12. 2023

[파리에 가면 꼭!] Dior 갤러리

디올 디자인의 역사가  궁금하다면   

프랑스 럭셔리 패션 브랜드 크리스천 디올의 컬렉션이 탄생한 파리의 아브뉘 몽테뉴 30번지 (30, Avenue Montaigne)가 독창적인 전시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디올은 지난해 설립 75주년을 기념해 디올 박물관 디올 갤러리 La Galerie Dior( 11 bis, rue François Ier, Paris 8e)를 오픈했다.

30개월간의 리노베이션 공사를 마치고 오픈한 디올 갤러리에서는 설립자 크리스천 디올과 그의 여섯 명의 후계자인 이브 생 로랑, 마르크 보앙, 지안프랑코 페레, 존 갈리아노, 라프 시몬스, 마리아 그라치아 치우리의 선구적인 대담함을 살펴볼 수 있다. 13개의 테마로 디올 하우스 75년 역사를 한눈에 살펴 볼 수 있게 꾸몄다. 특히 갤러리의 나선형 계단을 따라 늘어선 디오라마 전시에는 디올의 상징적인 핸드백과 구두, 향수, 모자, 액세서리와 드레스 등 1422개의 제품과 미니어처 드레스를  3D프린팅해 선보이고 있다. 

디올의 상징적인 제품들을 3D 프린팅으로 미니어처를 만들어 꾸민 DIORAMA-©-Kristen-Pelou

미니어처 복제품 제작에는 AGP의 플로리앙 모레노Florian Moreno가 이끄는 LA FERME 3D 팀이 참여했다. 이들은 먼저 고성능 3D 스캐너를 사용해 컬렉션의 개체를 디지털화 한 다음 입체 3D 프린터를 사용해 작업했다. 

디올 갤러리의 리모델링은 건축가 피터 마리노 Peter Marino가 맡았다. 마리노는 아브튀 몽태뉴Avenue Montaigne와 프랑수아 로 Rue François가 만나는 모퉁이에 있는 역사적 건물을 재창조했다. 박물관 공간 외에 레스토랑과 커피숍, 디올 플래그십 스토어, 정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갤러리를 통해 사람들은 디올 하우스의 역사와 디올의 정신이 어떻게 지속되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갤러리 공간을 큐레이팅한 내러티브 시나리오 작가이자 디올 전문가인 나탈리 크리니에르(Nathalie Crinière)의 설명이다.

La Galerie Dior의 로통드(Rotonde)는 노출된 스틸 빔과 목재 몰딩을 통해 브랜드의 역사와 현재의 위치 사이의 대조를 강조한다. 박물관 내부에는 다양한 디올 컬렉션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창립자 크리스찬 디올의 사무실과 피팅을 위한 마네킹룸 등이 보존되어 있다.

디올 CEO 피에트로 베카리(Pietro Beccari)는 말한다. “럭셔리는 메타버스와 디지털 아바타와 함께 이상한 곳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독특한 경험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오늘날의 럭셔리는 경험입니다. Dior DNA를 1400개의 오브제, Mr. Dior와 그의 책상, 그의 세계,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트렌드가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통해서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

1905년 노르망드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자란 크리스천 디올은 비료 사업으로 성공한 아버지 덕분에 부유한 환경에서 성장했다. 그의 부모는 아들이 정치학을 전공하고 외교관이 되길 바랐지만 공부를 마치지 않고 패션 부티크를 오픈했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1931년 부티크를 닫은 뒤  디자인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어 로베르 피게 Robert Piguet 밑에서 일했다. 군 복무를 마친 후에는 디자이너 보조로 복귀해 뤼시앵 를롱 Lucien Lelong 밑에서 일했다. 

디올의 재능을 눈여겨 본 직물 제조업자 마르셀 부삭 Marcel Boussac은 1946년 필립&가슈통 Philippe et Gaston 브랜드의 부활을 위해 디올에게 접근했다. 부삭은 단순히 전쟁으로 문을 닫은 부티크를 재개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디올의 생각은 달랐다. 

“전쟁 전에 시작한 패션 하우스를 다시 열고 싶겠지만, 이제 그것은 그다지 의미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1946년입니다. 전쟁이 끝났어요. 전후 새로운 삶을 시작한 사람들에게 어필해야 합니다.”

그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었다. 두 사람은 몽테뉴가 30번지에 크리스천 디올 사무실과 공방을 열었고 1947년 2월 12일 그곳에서 첫 번째 컬렉션 ‘모래시계 모양 실루엣의 크림 재킷과 플리츠 A라인 스커트를 비롯한 룩 95점’을 선보였다. 

작업 중인 크리스천 디올

두 차례의 세계 대전을 치르고 난 뒤 새로움을 갈구하던 파리지엔들의 반응은 뜨거웠고 그의 '뉴룩 New Look'은 세계적 관심으로 이어졌다. 디올은 1953년 해외에서 자신의 컬렉션을 선보였으며 할리우드 스타들의 영화의상을 디자인했으며 뉴욕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 부티크를 오픈했다.

크리스천 디올의 뉴룩은 여성의 인체를 꽃에 비유해 부드러운 곡선의 여성스러운 스타일이 특징이었다. 우아하고 귀족적이며 여성의 인체미를 강조한 디자인은 독립성과 자아에 눈을 뜨기 시작한 그 시대의 여성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동경의 대상이 됐다.

디올이 1957년 52세를 일기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지만 그는 후임자들이 계속해서 디올이 번창할 수 있는 기틀을 다져놓았던 덕분에 지금도 럭셔리 브랜드의 대명사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그 후 이브생 로랑, 마르크 보앙, 지앙프랑코 페레, 존 갈리아노와 라프 시몬스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역임했고 2016년부터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디올을 이끌고 있다.

디올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디올 갤러리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예약 후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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