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애호가] 집에 그림 한 점 걸고 싶다 1

그대의 취향,아트램프의 취향

by 아트노마드 함혜리

글 이충렬 (전기 작가)

집에 그림 한 점 걸고 싶다는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유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그림이 비싸서, 다른 하나는 어떤 그림이 좋은 그림인지 몰라서다. 첫 번째는 경제적인 문제, 두 번째는 그림을 보는 눈 즉 ‘안목(眼目)의 문제다.

나는 20년 동안 가끔씩 조그만 그림을 한 점 두 점 구입하는 소박한 그림애호가다. 어떤 이들은 개미 애호가라고도 한다. 그런 나도 처음 그림을 사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림을 한 점 갖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돈도 많지 않고 안목도 없어서였다. 처음 화랑에 들어갔을 때 그림 값도 엄청나고 어떤 그림이 좋은 그림인지 몰라 도망나오듯 돌아나온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 일이 있고난 후, 미술사를 전공하는 친구에게 물었다. 어떻게 해야 안목이 생기느냐고. 그 친구는 좋은 그림을 많이 봐야한다고 했다. 그래도 전문가니까 지름길을 알고 있을 거 아니냐고 물었다. 그는 그런 길은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그랬던 내가 오랜 시간 그림을 가까이할 수 있는 이유는 그 친구의 조언대로 좋은 그림을 많이 보면서 안목을 키웠기 때문이다.

그동안 그림을 소장하고 싶어 하는 주변의 지인들에게 공통적으로 한 말은 “먼저 안목을 키워야한다”였다. 그러면 돈이 얼마 없어도 좋은 그림이 따라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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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윤모 작 ‘부엉이’ 두점 , 11X14cm의 자그만한 작품이다.

소개하는 안윤모 화백의 ‘부엉이’는 몇 년 전에 인사동의 유명 화랑 전시회에서 한 점에 10만원 주고 구입해서 5만원 주고 액자를 했다. 나무를 부엉이 모습으로 자른 후 그 위에 색을 칠한 작품인데, 작가가 재미삼아 전시장 한 벽에 여러 모습의 부엉이를 붙인 걸 보고 구입한 것이다. 지금도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 들어가면 싸고 좋은 그림이 많다. 그러나 그림을 볼 줄 아는 안목이 있어야 좋은 그림을 구할 수 있다.

좋은 그림을 많이 볼 수 있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미술관을 가거나 좋은 전시회를 가서 그림을 보는 방법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미술책과 좋은 작가의 도록을 많이 보는 일이다. 처음에는 뭐가 뭔지 몰라도 계속 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좋은 그림이 어떤 그림인지를 알게 되는 날이 온다. 그 날이 언제인지 굳이 묻는다면, 한국의 유명작가 50명 이상의 그림을 보고 누구의 그림인지를 알 수 있을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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