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멜리아의 비밀 3

이봄과 송아름

by 혜림

햇볕이 따뜻하게 내리쬐고 바람도 신선하게 부는 아침이었다.
봄이는 어제 새벽에 친구와 수다를 떨다 늦게 잔 탓에 조금 피곤했다. 그래도 새 학기, 새 학년 첫날 첫인상을 결정하는 날. 첫인상이 좋아야 뭐든 잘되는 법이다. 늦잠을 잘 수 없었다.
평소보다 두 시간이나 일찍 일어난 봄이는 자신의 예쁜 첫인상을 위해 메이크업을 했다. 정성스럽게 머리도 드라이했다. 자연스럽고 예쁘게 하고 학교에 갈 예정이었다. 교복 위에 입을 아우터를 고르는 데만 20분을 썼다. 가지고 있던 아우터를 다 꺼냈지만 마음에 드는 것이 없었다.
더 늦게 출발했다가는 지각할 것 같았다. 봄이는 시리얼에 우유를 붓고 급하게 아침을 먹었다.
엄마와 전화하고 입구에 걸린 커다란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보았다.
‘음, 오늘 나보다 예쁘게 하고 온 애는 없을걸?’
적당하게 웨이브가 있는 머리에 너무 튀지도 얌전하지도 않은 옷으로 세련되게 입었다. 틴트 색이 너무 빨간가? 아니야, 이 정도는 돼야 생기 있게 보이지. 아름이는 자신의 모습에 아주 만족했다.
봄이는 당당하게 교실 뒷문을 열고 들어갔다. 한가운데에 한 여자아이를 중심으로 시끌벅적한 수다가 한창이었다. 봄이에겐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봄이가 들어왔는지도 모르는 것 같았다. 이렇게 예쁘게 꾸몄는데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아 입이 삐죽 튀어나왔다. 봄이는 아이들을 곁눈질하며 창가에 자리 잡았다.
‘쳇, 쟤가 누구길래 저렇게까지 관심을 받는 거지?’
한 여자아이를 중심으로 대여섯 명의 여자 아이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봄이는 관심 없는 듯 ‘마법의 역사’ 책을 꺼내서 읽기 시작했다. 분명 눈은 책을 읽고 있는데 글이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사실 봄이는 관심 없는 척했지만 그 무리에 끼고 싶었다. 온몸의 신경은 그 아이들의 대화에 집중되어 있었다. 수다를 떨던 아이 중 작년에 봄이와 같은 반이었던 가연이가 봄이를 발견했다. 가연이는 봄이에게 손짓했다.
“봄아! 오랜만이다. 너도 이리 와서 우리랑 이야기하자.”
봄이는 그 무리에 낄 수 있다는 생각에 한편으로 좋았지만, 자신보다 관심을 더 많이 받는 아이가 있다는 생각에 질투 나서 짜증이 났다.
“아니야. 너희들끼리 이야기 나눠. 나 좀 바빠서.”
“에이, 같이 이야기하자.”
수다를 떨던 아이들의 시선이 모두 봄이에게 향했다. 한창 이야기하던 그 여자애도 뒤돌아 봄이를 쳐다봤다. 꾸미지 않았는데도 예쁘다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아이였다. 그 아이는 봄이에게 웃으며 말했다.
“너도 우리랑 같이 이야기하자.”
봄이는 마지못한 척 일어나 가연이 옆에 앉았다. 아이들의 이야기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봄이는 그 아이를 관찰했다. 그 아이의 이름은 송아름이었다. 아름이라는 아이는 재치 있게 농담도 잘하고 친화력도 좋고, 얼굴도 예뻤다. 여자아이들과 남자아이들에게 다 인기가 많아 보였다. 봄이도 아름이와 친해지고 싶었다.
아름이를 알수록 정말 좋은 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이를 보면 질투심이나 짜증보다 동경심이나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더 커졌다. 아름이가 인기가 많은 데는 이유가 있었다. 봄이는 아름이에게 다가가서 친해질 기회를 엿보았다.
며칠이 지났다. 자리를 바꾸는 날이었다. 선생님의 마법 지팡이는 아이들 머리 위로 날아다니며 분주하게 아이들의 자리를 정해주었다. 봄이는 자신에게 오는 마법 지팡이에게 마음속으로 빌었다. 제발 아름이와 가까운 곳에 앉게 해 달라고.
마법 지팡이가 봄이의 마음을 읽은 걸까? 마법 지팡이에게 이끌려서 자리에 간 봄이는 마법 지팡이에게 절이라도 하고 싶었다. 봄이의 뒷자리가 아름이었다. 아름이와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다. 이 기회에 아름이와 더 친해져야지. 봄이는 자리를 보고 기분이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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