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멜리아의 비밀 13

버섯

by 혜림

문득 현우가 자신이 숨었던 벽을 쳐다보던 민규가 신기하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그런데 이 창고 신기하다. 얼마나 관리를 안 했기에 버섯이 자라냐?”

“버섯 색이 참 예쁘다. 지금까지 이런 버섯은 본 적 없는데. 버섯 색깔이…. 잠깐, 이거 혹시 마법 버섯 아니야?”

알록달록한 버섯이 벽에서 자라고 있었다.

보석을 찾을 때는 먼지에 가려서 버섯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아까 현우가 선반 사이에 숨으면서 버섯을 덮었던 먼지를 깨운 것 같았다. 잠에서 깬 먼지들은 사방으로 흩어졌다가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를 내며 현우 바지에 잔뜩 달라붙었다.

깔끔한 성격인 현우는 바지에 먼지가 가득 붙자 신경질적으로 먼지를 털었다. 그러나 먼지들은 현우의 바지가 마음에 드는 듯 아무리 털어도 떨어지지 않았다. 계속 바지를 털자 떨어지지 않으려는 듯 평소에 잘 꺼내지 않는 먼지 손까지 꺼내서 바지를 꼭 붙잡았다.

몇몇 먼지가 현우 바지에 붙어서 종알종알하는 소리를 내자 바닥에 떨어져 있던 다른 먼지들도 알아들을 수 없는 종알거리는 소리를 내며 현우의 바지에 몰려들었다. 현우의 바지는 먼지로 완전히 덮여버렸다. 현우의 다리에 거대한 솜뭉치가 붙은 것처럼 보였다. 바지에 붙은 먼지를 터는 게 힘들어 보였다. 현우가 바지의 먼지를 터는 것을 포기하자 봄이가 현우를 안쓰럽게 쳐다보았다.

그 덕에 버섯이 드러난 것이다. 아이들은 먼지보다 마법 버섯에 더 관심을 보였다. 버섯을 만지기도 하고, 마법 지팡이로 건드리기도 하면서 마법 버섯 앞에 옹기종기 모였다.

“얘들아, 이 먼지들 좀 어떻게 해줘. 먼지들이 내 바지를 너무 꽉 쥐고 있어서 걷기도 힘들어.”

봄이가 마법 지팡이를 흔들며 마법 주문을 외자, 먼지들이 현우 바지에서 떨어졌다. 먼지들은 바닥에 떨어지면서 뒤집혀서 먼지 손을 버둥거리고 있었다. 꼭 무당벌레가 뒤집혀서 버둥거리는 것 같았다. 먼지들은 그것보다 조금 더 복슬복슬하긴 했지만.

봄이는 먼지들이 너무 귀엽다며 하나를 키워야겠다고 하면서 현우에게서 떨어진 먼지 하나를 주워 호주머니에 넣었다. 먼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버섯을 살펴보던 민규가 말했다.

“와, 버섯들이 죄다 벽을 뚫고 자라고 있네. 곧 벽도 뚫리겠다.”

“무슨 소리야. 힘없는 버섯들이 어떻게 이 단단한 벽을 뚫을 수 있냐? 말도 안 돼.”

“그래? 그럼 한 번 확인해볼까?”

민규가 장난 삼아 벽을 쳤다. 갑자기 우당탕하며 벽이 부서졌다. 벽이 부서진 곳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야, 김민규. 뭐 하는 거야. 미쳤냐? 우리 다녀갔다 하고 아예 광고하지, 그래?”

현우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민규에게 말했다.

“어? 잠깐만, 여기 좀 봐. 뭐가 있는데?”

벽 안에서 뭔가 반짝였다. 구멍 사이로 손을 넣어 보았다. 민규 손에 무언가 차갑고 매끈한 것이 만져졌다. 분명 벽 안에 뭔가가 있었다. 민규는 벽 안의 물건을 잡으려고 손을 더 깊이 집어넣었다. 손끝에 닿기는 했지만, 손에 잡히지 않았다. 그런데 손끝에 닿는 느낌이 이상했다.

“어? 마법의 힘이 느껴져. 처음 느껴보는 힘이야.”

민규가 마법의 힘을 더 느끼려는 듯 손끝에 집중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지연이가 조용히 창고 밖으로 나갔다.

“지연아, 어디가? 들키면 큰일 나. 밖에 어두운데….”

봄이가 걱정했지만 지연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창고 밖으로 나갔다.

지연이는 창고 밖으로 나가서 숲 속을 살폈다. 지연이 역시 창고 벽 안에서 마법의 힘을 느낀 것이다. 마법 능력이 꽤 좋은 지연이는 벽 안에서 느껴지는 마법의 힘이 보석의 힘이라는 걸 알았다. 민규의 힘만으로는 안 될 것 같아 벽을 팔만한 것을 찾으러 창고 밖을 나온 것이다. 그런데 벽을 파기에 쓸 만한 건 별로 없었다.

한참 후 지연이는 나뭇가지와 돌멩이를 한 아름 안고 돌아왔다. 지연이는 그중 적당한 것을 골라 민규 곁으로 갔다. 그리고 마법 지팡이를 살짝 흔들었다. 지연이가 고른 나뭇가지와 돌멩이가 창고 안의 벽을 파기 시작했다.

구멍이 점점 커졌다. 다른 아이들에게도 벽 안에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서지연? 벽 안에 반짝이는 뭔가가 있어! 조금만 더 파 봐. 조금만 더 파면 나올 것 같아!”

민규가 다급하게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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