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께서 6.25 무공훈장을 받게 되셨어요 그동안 유가족을 찾다가 사위님 전화번호를 알게 되어 연락드렸어요. 아버님과 어머님 합장도 현충원으로 이장을 할 수 있어요. 훈장을 어떻게 보내드릴까요? 군에서 직접 가지고 갈까요? 가까운 군대나 시청에 가서 받으시겠어요? 택배로 보내드릴까요?ㆍㆍ ㆍ "
"아! 네 코로나 시대니 택배로 보내주세요.
너무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너무나 놀라고 감동이라안 보이는 담당자에게 계속 꾸벅~인사하며 감사하다는 말을 했다.
지난 2월 7일에 육군본부에서 연락이 왔다.
처음에는 남편 핸드폰으로 문자가 왔다.
아버지 이름과 6.25 무공훈장을 받게 되었다는.
남편이 장인어른 성함이 같다며 생년월일이 있는 문자를 보여주었다. 아버지 성함과 생년월일도 같아서 더욱 놀랐다. 처음에는 스팸 문자인가 의심이 들었다. 남편이 스팸이 아닌 것을 확인하고 전화해서 나를 바꾸어 주어 이야기를 한 것이다.
며칠 후 기적 같은 택배가 왔다.
귀한 택배를 받고서야 실감을 했다.
보내는 분과 상자 위에 쓰인 글을 읽고 또 읽었다.
"이 상자 안에는 6.25 전쟁 기간 동안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신 호국영웅의 훈장이 들어있습니다"
아! 육군 중사 이 인 정!
상자 안에는 훈장증과 훈장, 훈장 패가 있었다.
명예로운 금빛 훈장이 반짝반짝 빛났다.
6.25 후 70년 만에 주인을 찾아 돌아왔다.
아버지께서 살아계시면 올해 95세이다.
아버지는 돌아가신 지 36년 만에 6.25 무성화랑 무공훈장을 받으셨다. 가슴이 먹먹하고 감동이다. 1950. 6.25 때 아버지는 23세였다.
참전하셨다가총을 맞아 어깨에 흉터가 있다는 말을 내가 어렸을 때 엄마에게 들었다.
7년 전에 돌아가신 엄마가 계시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가난한 군인의 아내로 힘들게 사셨는데ㆍㆍㆍ
아버지의 훈장을 받고 갑자기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렸다 6.25 그 무렵 때 아버지와 가까운 사진이 있는 낡은 사진첩에서 아버지를 찾았다. 아버지의 '육군 공병 학교'졸업 앨범에서 20대의 군복 입은 아버지 사진을 보았다.
짙은 눈썹에 선한 눈매와 오뚝한 콧대! 꾹 담은 입술은 강직한 선비 같은 모습이다.
사진 속의 아버지 왼쪽 가슴에 훈장을 달아 드리고 싶은 심정이다.
아버지 성함과 사진을 보니 가슴이 울컥!
아버지가 그립다.
아버지는 고향이 이북 함경남도 북청군 덕성면 수동리이다. 고향에 부모님과 초동 친구도 다 두고 참전하셨다. 그리운 분들을 6.25 이후 만나지 못하셨다. 아버지는 고향을 부모님을 친구를 얼마나 그리워하셨을까?
가끔 먼 고향 북청의 과수원 사과나무 이야기, 넓은 논밭 이야기를 하시곤 했다. 농사를 짓는 부모님을 생각하시며 쌀 한 톨도 아끼시고 귀하게 여기셨다. 6살 때 천자문을 다 떼어서 부모님께서 떡을 해서 서당에 오셔서 잔치를 하셨다고 했다.
오늘은 3월 1일 103주년 삼일절!
뜻깊은 날 아침 CBS 라디오에 6.25 전사자들을 생각하게 하는 가곡 <비목>이 나와서 더욱 가슴 뭉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