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 공간 활용의 상상력
편의점에 들어가니 계단이 나온다. 1층과 2층, 두 개의 층으로 구성된 ‘복층 편의점’이다. 1층에서 과자, 커피, 도시락 등을 사고 2층으로 올라가 편안하게 먹을 수 있다. 편의점이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의 ‘편의’를 제공하고 나선 것이다.
사회학자인 전상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편의점 사회학>에서 이렇게 말했다. “목하 편의점은 주변의 상업 시설, 공공 기관, 문화 공간을 하나하나 ‘흡수 통일’하는 중이다.” 복층 편의점에 들어서면 전상인 교수의 진단이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편의점이라는 작은 공간에서 못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세븐일레븐 도시락 카페 KT강남점 2층에서는 쾌적한 분위기에서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편의점에서 회의를 하는 세상이 도래했다. 토즈, 윙스터디 등 스터디 카페의 기능까지 편의점에 이식해온 것이다. 화이트보드, 빔프로젝터도 구비되어 있다. 안마기도 있어 직장인들의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기도 한다.
명동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도시락 카페 중국대사관점에서는 미생, 슬램덩크 등의 만화를 무료로 볼 수 있다. 편의점 2층에 마련된 자리에 앉아 친구를 기다리기에 안성맞춤이다. 세종시에 위치한 CU 한국영상대점은 우주형 천장 인테리어와 회오리 형태의 계단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편의점 하나가 대학교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복층 편의점은 앞으로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어야 할까? 세븐일레븐 도시락 카페 중국대사관점은 지난 겨울 도라에몽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많은 고객을 끌어 모았다. 올해 8월에는 1인가구, 혼밥족 등의 입맛을 겨냥한 도시락 시식회를 가지기도 했다.
이렇듯 복층 편의점의 성공은 2층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심한 마케팅 전략과 다른 업종과의 창의적인 콜라보로 고객이 2층까지 흔쾌히 올라올 수 있도록 보다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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