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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TTA Nov 03. 2017

힙한 여행 플랫폼이 유저들을 끌어들이는 방법

에어비앤비가 새로 시작한 '트립' 밋업에 초청받아 다녀왔어요 :)


고등학교 동문회 페이지에 재미있는 글이 올라왔다.


서울의 색을 드러낼 수 있는 다양한 트립을 함께 만들어가실 에어비앤비 트립 호스트를 찾고 있습니다. 공유하고 싶은 열정이 있다면, 외국인 친구도 사귀고, 용돈도 벌 수 있는 호스트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11월 2일, 에어비앤비가 주최하는 밋업(Meet-up)이 서울 망원동에서 열릴 예정인데요. 4-50분 정도의 간략한 트립을 한 번 체험하고, 에어비앤비 트립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듣는 자리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세요 :)

여행을 떠날 때 가장 먼저 숙소를 알아보기 위해 켜는 어플리케이션이 바로 에어비앤비다. 유럽 여행을 하면서 80%의 숙소를 에어비앤비로 잡았고, 에어비앤비가 아니었다면 만나기 힘들었을 좋은 호스트들 덕분에 여행은 더더욱 풍성해졌다. 그러니 에어비앤비에 대한 나의 애정과 사랑이 열렬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마침 에어비앤비에서 새로 시작한 트립 (영문명: Experiences) 서비스를 궁금해하고 있던 참이었다. 이 글을 보자마자 언제인지도 모르면서, '저녁 시간이 아니면 연차 내고라도 갈 거야'라고 생각하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댓글을 달았다. 다행히도 참석자로 초청받을 수 있었고, 바로 오늘, (이렇게 당일 글을 쓴다는 것은 굉장히 삘 받았다는 것) 망원동 약초원에서 재미있는 에어비앤비 밋업이 진행되었다.




'트립'이 뭐야?


출처: 에어비앤비 홈페이지


에어비앤비는 알아도 트립은 무슨 서비스인지 잘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지 않을까 하여 - 에어비앤비에 나와있는 간단한 설명과 선배가 동문회 페이지에 올리신 글을 아래 박스 안에 짬뽕해 보았다. 더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 들어가면 된다. 트립에 대해 상세한 설명이 정말 잘 되어 있고, 다양한 해외 예시도 볼 수 있으며, 트립 호스팅을 바로 신청할 수도 있다.

2008년 창업하여 전 세계 최대 숙박 공유 서비스로 거듭난 에어비앤비는 2016년부터 자신의 열정을 전 세계 여행객들과 공유할 수 있는 Experience (트립) 서비스를 론칭했습니다. 트립은 현지 호스트가 기획하고 진행하는 체험이나 기타 액티비티를 말합니다.

트립 호스트는 일반 관광객이 쉽게 접할 수 없는 도시의 특별한 장소나 커뮤니티를 게스트에게 소개해 줍니다. 뉴욕에서는 가죽 디자이너와 나만의 가죽 가방 만들기, 와사비 달인과 와사비 재배 체험하기, 이탈리아에서는 이탈리아 할머니와 함께 가정식 파스타 만들기 등등 다양한 트립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에어비앤비 서비스, 넌 감동이었어


매번 느끼는 거지만, 에어비앤비의 호스팅 서비스는 한 번 들어갔다 나온 유저를 절대 놓치지 않는다. 가끔은 얘가 나한테 집착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호스팅을 시작하라고 계속 외치고 붙잡는다. 이들의 강력한 집착을 느낀 킬링 파트는 바로 여기였다.

처음에 신청할 때엔 일반적인 Welcome 메시지이지만, 두 번째 들어갈 때는 메시지가 바뀐다. "다시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라며 내가 트립 호스팅 신청을 시도했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는 시스템 메시지로 나를 반겨준다. 그리고 바로 밑에 트립 컨셉 신청하기 form이 나타나면서 '얼마 남지 않았고', 아이디어 제출 전 '몇 가지' 질문에만 답하면 된다면서 '네가 할 일은 별로 많지 않아' 라고 계속 속삭인다.


사실, 트립 호스팅 신청 서비스가 메인에 바로 보이는 메뉴는 아니라서 사이트를 조금은 뒤적거려야 들어갈 수 있다. (심지어 앱에서는 트립 호스팅 신청 루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노트북을 켜서 에어비앤비 웹 화면으로 여기까지 들어온 나는 얼마나 관심이 많은 고객이란 얘긴가? 그리고 에어비앤비는 내가 그런 강성 고객이란 걸 놓치지 않는다.


'이렇게 어여쁜 날 두고 가시나' 라며 계속 존재감을 뿜어내고, 게스트 모드로 숙소를 예약하려 들어가면 '호스팅은 잊지 않았지?' 라며 계속 알람을 울려대는데 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계속 상기하게 된다. 동생이 군대 가면 저 방을 에어비앤비로 운영하겠다고. 내가 할 수 있는 트립 서비스의 스토리를 어떻게 잡아갈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겠다고.




오늘의 밋업은 이래서 좋았다.



01.

미니 버전으로 진행된 트립 호스트는 '한의사가 만들어주는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라는 설명에 걸맞게 차(tea)에 대해 굉장히 박학다식한 분이었다. 그리고 온갖 맛있는 차와 다과를 끊임없이 내주면서 주린 배를 흐뭇하게 채워주신 은혜로운 분이셨다. 무엇보다, 에어비앤비 트립 호스트의 전문성이 느껴져서 정말 좋았다. 이 분이 아니라면 듣기 어려울 섬세한 정보들과 차를 우려내는 방법들, 그리고 그 모습까지.


알록달록 건강한 떡꼬치, 에이드 비쥬얼의 상큼한 오미자차, 그리고 좋아하는 에어비앤비 로고


02.

"나도 트립 호스트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을 마구 얻었다. 사실 역동적인 오프라인 액티비티보다, 정적인 온라인 상에서의 글쓰기에나 열정을 보이는 나에게 호스트 자격이 주어질까? 싶었다.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내가 하는 일들이 남들이 쉽게 줄 수 없는 경험이라며 자격이 충분하다고 한다. 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례 링크까지 보내주시면서 꼭 신청해달라 하셔서 도전 욕구가 충만해졌다!

트립 호스트 선정의 기준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네가지: 신뢰, 특별한 기회, 새로운 관점, 참여의 기회


03.

역시 세계 최대 여행 플랫폼 사업을 하는 곳이라 그런지, 호스트들 즉 사업자들이 어떻게 하면 플랫폼으로 모여드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감동적인 서비스는 물론이고, 가끔 이렇게 유저들을 상대로 개최하는 오프라인 행사도 그 노하우의 일환으로 느껴진다.

집에 가면서도 생각해보라고 종이로 나눠준 것이 틀림없다.

특히 오늘처럼 예비 트립 호스트들을 '망원동'이라는 핫플레이스에 초청해, 트립 호스트에 딱 맞는 '차 만드는 한의사'가 운영하는 약초원에서 직접 트립을 경험하게 한 이 밋업은 내게 굉장한 영향을 끼친 것 같다. 3시간 동안 듣고 경험하고 나니 집에 가는 길에 '그니까 난 무슨 내용으로 트립 아이디어를 제출해야 되지?' 계속 고민해보고, 집에 도착해서는 노트북을 켜서 자연스레 웹 페이지를 뒤져보고, 이 느낀 점들을 놓치지 않겠다며 새벽까지 글을 쓰게 만든 것이다.




그래서, 에어비앤비를 좋아하나 보다.


수많은 여행 서비스들이 있지만 그중에 가장 오랫동안, 그리고 가장 먼저 찾게 되는 서비스이다. 철저하게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게스트 모드일 때를 생각해 보면, 숙소를 선택할 때 그들이 밀고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물론 에어비앤비의 알고리즘은 굉장히 정교하게 짜여 있겠지만, 이상하게도 그들의 알고리즘 하에 선택했다는 느낌보다는 내가 선택했다는 느낌이 더 많이 든다. 호스트와 게스트가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서로를 미리 알아보고 선택 - 수락하는 시스템이기에 친밀함을 느끼게 만들었을테고, 내 선택지에 애정을 가지게끔 만드는 거겠지. 다른 여행 서비스를 이용할 때엔 플랫폼이 선택해서 밀고 있는 곳이란 느낌을 많이 받는데, 에어비앤비에서는 유난히 그런 게 없다.


B&B 서비스에서 이렇게 응집시켜온 노하우를 트립 서비스에도 고스란히 녹여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오늘 밋업에 참여하고 나니 그 느낌이 더 강해졌다. '아, 이 서비스는 에어비앤비 직원들 뿐만 아니라 여기 참여하는 우리 모두가 같이 만들어가는거구나' 라는 생각에, 왠지 모를 친밀감과 기분 좋은 의무감까지 동반되었달까. 그렇게, 난 오늘 트립 서비스의 강력한 예비 호스트 유저가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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