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이전으로 돌아가요.
7월 어느 여름의 중턱에 세일하는 반바지 하나를 구입했다. 100% 리넨인데 50%세일이라니!! 조금 작아보이기는 하지만 사이즈는 내가 입던 사이즈인걸? 난 허리에 고무줄이 없다는 사실을 애써 무시한 채 입어보지 않고 덜컥 사버렸다. 그리고는 걸어두기만 하기가 한 달. 8월이 되어서 입어보니 단추는 저 멀리...(디자인이 잘못된 줄 알았다). 살 뺄 결심을 하면서 그 반바지를 다시 입었다. 물론 단추는 잠기지 않았고, 옷핀으로 고정시키며 나에게 다짐했다. 이거 단추는 한번 채워보자. 그리고 매일 그 반바지를 입었다. 옷핀으로 단추구멍을 찔러가며. 잠시 긴장을 늦추면 고정되지 않은 단추때문에 지퍼가 '찌지직' 비참한 소리를 내며 내려가기도 했다.
그리고 일요일, 살 뺄 결심을 한 지 12일 차, 단추를 채웠다. 이 자신감은 무엇? 붕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거라는 희망은 또 무엇인가? 나도 이제 나 자신을 관리하기 시작했다는 성취감이란...
작았던 옷이 맞는다라는 기쁨 보다는 내가 변해가고 있다는 안도감이 더 크게 다가온다. 40대 후반, 이대로 살것인가 바뀔 것인가에 대한 나의 대답인 것이다. 날씬하고 통통한 것에 대한 정의가 아닌 여자로서 나를 버리지 말기를 간절히 바란다. 한마디로 내키는대로 먹고 눕고 자면서 포기하지 말기를 원한다.
내가 살 찐 이유는 너무 많이 먹어서였다(진리임). 그럼 뭘 그렇게 많이 먹었을까? 어떤 부류는 디저트, 군것질을 범인으로, 어떤 부류는 분식과 배달음식, 야식을 범인으로, 또 다른 부류는 기름진 음식을 범인으로 지목한다. 내가 지목한 범인은 그냥 매 끼니 최선을 다해 어쩌면 내 능력을 넘어서서 진수성찬 차려 배터지게 먹은 죄가 가장 크다. 디저트나 배달음식을 한 번도 탐낸 적이 없었다. 달달한 음식을 절대 탐내지 않는 식성에, 상다리 부러져라 챙겨먹으니 나 혼자 집에 있어도 식기세척기 두 번 돌리는 일이 많았다.
급작 식사량이 줄어드니 정말 미친듯이 단것이 땡기는건 내가 인간이라는 증거겠지. 안먹던 젤리도 꺼내게되고 케이크 사진에 침흘리는 경험을 하게되다니. 명색이 요리사이니, 건강한 단 것 좀 챙겨먹어야 한다!!! 아예 이런 본능을 무시하면 장기전 불가능이니 쿠키를 굽기로 했다. 왜냐하면 오래 보관 가능하고, 가지고다니기 편하고, 건강한(?) 쿠키라 생각해서...
오늘 아이 친구 엄마를 모처럼 만났다. "나 애 방학동안 살이 너무 많이쪄서...." 말 끝나기가 무섭게 "네... 좀 그런것 같네요..."라는 반응...'다이어트 좀 했어'라는 다음 말이 나오지 못함. ㅎㅎㅎㅎㅎ 아직 멀었나보다.
건강한 르뱅쿠키(사워도우 발효종 쿠키) 만들기
내가 사랑하는 사워도우 장인 Maurizio Leo의 레시피를 내 입맛에 맞게 변형한 것이다.
재료:
버터 226그램, 머스코바도설탕 100그램, 바닐라 에센스 9그램, 오트밀 100그램, 아몬드파우더 126그램, 시나몬 가루 2그램, 강력분 146그램, 베이킹 소다 6그램, 베이킹 파우더 2그램, 소금 3그램, 달걀노른자 2개, 르뱅(사원도우 발효종) 166그램, 말돈 소금(스프링클용)
방법:
1. 버터를 냄비에 넣고 불에 올려 끓여준다. 헤이즐넛 버터를 만드는 과정으로 거품이 나고 끓어오르면 넘치지 않게 잘 저어주며 옅은 갈색이 나며 헤이즐넛 향이 날때 까지 끓여준다(약한불).
2. 헤이즐넛 버터(뜨거움)에 설탕과 바닐라 에센스, 시나몬가루를 넣고 잘 섞어준다(휘스크 사용).
3. 잠시 식힌다(10분).
4. 또 다른 큰 볼에 드라이 재료를 모두 넣고 2의 버터 믹스쳐를 넣고 섞는다.
5. 사워도우 르뱅(발효종)과 달걀노른자를 넣고 잘 섞어준다.
6. 잠시 휴지시킨다(10분).
7. 꾸덕해진 믹스쳐를 50그램씩 동글동글 뭉쳐 베이킹팬에 충분한 공간을 남기고 놓아준다.
8. Kick!! 말돈 소금 촥촥 뿌려주기
9. 175도씨로 예열된 오븐에 9~11분 구워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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