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미식가로 소문난 모네의 테이블엔 뭐가 있었을까?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의 대표 쟝 크로드 모네(Jean Claude Monet)에게 그림만큼 중요한 것이 음식이었다고 한다. 파리에서의 생활을 접고 지베르니(Giverny)에 정착하면서 직접 지은 집은 그의 작품과 개인 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직접 가꾼 정원에는 연꽃을 재배하여 그 유명한 수련연못이 탄생한다. 수련 작품 시리즈가 250점에 달한다고 한다. 그는 이 집에 많은 당대의 예술가(세잔, 르노와르, 피사로 등)를 초대해 직접 재배한 채소와 과일로 요리하고 멋진 파티를 열었다. 지금으로 말하면 인플루언서가 되고 남음직 하다. 시대를 앞서가는 트렌드 세터에 극의 미식가였던 모네는 아름다운 주방을 직접 디자인한다. 당시 주방이라 하면 하인들이 일하는 곳이라 지하에 두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모네는 정원이 정면으로 보이는 해살 가득한 주방을 만들고 노란색과 파란색으로 장식한다. 그리고 16인이 앉을 수 있는 노란 식탁에서 런치파티를 즐겼다고 한다.
유독 모네의 그림에 나온 음식 그림들이 화두에 오르는 이유는 아마 실제 그가 어떤 음식을 먹었을지 궁금해 하는 호기심에서 시작된듯 하다. 그가 남긴 레시피를 그대로 재현한 요리책도 출간이 되었으니 프랑스 1800년대에서 1900년대 초반에 중상류층에서 먹은 정통 프랑스 음식이 무엇일지 매우 궁금해 진다.
우선 모네는 채소는 신선한 생채소로 즐겼다고 한다. 살짝 데치는 정도였지만 유독 토마토는 익혀서 먹었다고 하니 어쩜 토마토는 익혀야 영양이 배가 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았던 것일까? 그가 남긴 레시피 중 속을 채운 토마토, 속을 채운 양파요리가 있다. 지금은 프로방스 요리로 알려져 있는데 프랑스 가정에서 많이 해먹는 요리이다.
위의 그림은 모네가 그린 첫 번째 부인 카밀과 아들이 점심을 먹는 장면이다 (Luncheon 1868~9). 중상류층의 풍요로운 삶을 엿볼 수 있는데 이때는 모네가 꽤 알려지면서 돈을 벌어들일 때라고 한다. 이 그림을 그린 것은 자서전 같은 성격으로 이때부터 아마 안정적 수입이 생기는 화가로서의 길을 가지 않았나 한다.
내가 이 글을 쓰는 것은 미술사가 아니고 요리에 포커스를 맞추고 싶어서 이다. 단지 모네가 미식가이고, 많은 레시피들을 남겼고에 대한 여담을 하고싶은 것이 아니다. 그럼 어떤 실현 가능한 레시피를 소개할 수 있을까?
이 정물화는 개인 소장 작품으로 The Galettes (1882) 갈레트 라고 한다. 갈레트란 파이 크러스트에 달콤한 과일을 넣은 파이 종류를 말한다. 그림을 언뜻 보기에 사과파이류로 보인다. 이 요리를 재현해 보기로 하자, 그리고 모네가 즐겨 먹었다는 속을 채운 채소 요리를 프로방스 전통식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재료는 한국에서 구하기 쉬운 파프리카로 정했고, 안에 들어가는 소는 찬밥을 활용해 보겠다. 손님 초대 파티 용으로도 손색이 없는 이 요리는 만드는 방법이 매우 간단한 것에 비해 비주얼이 매우 좋다. 요리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꼭 도전해 보길 바란다. 여담이지만, 내가 한 쿠킹클라스에서 가장 반응이 좋았던 레시피 이기도 하다.
프로방스 지방의 속을 채운 채소 구이 Petits Farcis
[재료] 4인분
파프리카 5개, 양파 1개, 마늘 2쪽, 베이컨 50g, 달걀 1개, 파르마산 치즈 1/3컵, 바질 한줄기, 찬밥 1공기, 소금, 후추, 올리브 오일
1. 오븐은 180도씨로 예열한다.
2. 파프리카 한 개, 양파, 베이컨, 마늘, 바질을 모두 잘게 다진다.
3. 달군 후라이팬에 올리브 기름을 두르고 양파를 볶는다.
4. 숨이 죽은 양파를 (1)그릇에 옮겨 담는다.
5. 같은 팬에 베이컨을 살짝 갈색이 될때까지 볶는다.
6. 볶은 베이컨은 (1)그릇에 옮겨 담는다.
7. 같은 팬에 밥을 볶는다(팬에 남은 기름을 흡수시킨다).
8. (1)그릇에 있는 양파와 베이컨을 볶아진 밥에 첨가하여 같이 1~2분정도 볶는다.
9. 살짝 식힌 후, 계란과 파르마산 치즈, 바질을 풀어서 섞어준다.
10. 남은 파프리카 4개는 꼭지를 잘 도려내고 스푼으로 속에 있는 씨와 심지를 긁어낸다.
11. 만들어 놓은 속을 채우고 기름칠한 팬에 올려 오븐에서 30분간 익힌다 (오븐의 상태에 따라 중간에 한 번 돌려준다).
사과 타르트 APPLE TART
[재료] 타르트 시트
밀가루 125g, 버터 65g, 소금 1g, 설탕 65g, 노른자 25g
[재료]타르트 속
사과 300g, 물, 바닐라 엑스트렉트 1ts, 설탕 20g
달걀물, 사과 2개, 레몬즙
타르트 시트
1. 버터는 차갑게 유지하고 밀가루에 으깨듯이 반죽해 준다.
2. 1의 반죽에 달걀 노른자를 넣고(물은 넣지 않는다)반죽을 완성한다.
3. 잘 뭉쳐진 반죽을 1시간에서 1시간 반 가량 냉장고에 보관해 둔다. (버터를 굳히기 위함)
타르트 소(콤포트)
1. 사과는 껍질을 벗기고 작은 크기로 깍둑 썰기를 한다.
2. 냄비에 설탕 물 사과조각을 넣고 카라멜 색이 날때까지 졸인다.
3. 바닐라 엑스트렉트를 넣고 레몬즙을 조금 넣어준다(갈변 방지).
4. 물기가 다 졸아들면 식혀둔다.
커버 용 사과
사과 두개를 얇게 저며서 레몬즙에 재워둔다.
1. 타르트 시트를 롤러로 펴서 파이틀에 맞게 깔아준다.
2. 포크로 바닥에 구멍을 내준다.
3. 타르트 소(콤포트)를 균일하게 깔아준다.
4. 그 위에 커버를 위해 저며 놓은 사과를 무지개 처럼 잘 펴서 둘러준다.
5. 달걀물을 발라준다.
6. 190도씨의 오븐에서 30분정도 구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