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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iamond head Oct 26. 2022

질리지 않는 로맨틱 코메디 공식 “프로포즈 데이”

코코뱅을 함께 요리하며 맞이하는 전환점 “HAPPY TOGETHER”

우리는 수많은 로코(로맨틱 코메디)를 보며 나이들어간다. 10대에는 그것이 실제 존재하는 사랑이라 믿고, 20대에는 내가 저런 상황이라 상상하며 공감하고 웃고 울고, 30대에는 이제 질렸다 하지만, 기분 좋으려고 또 찾게되고, 40대에는 시간 때우려고 혹은 주인공이 너무 멋있어서 눈요기로 보게된다. 난 40대라 여기까지…


처음 주인공이 등장할때부터 우린 둘이 서로 싫어하고 갈등을 겪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결국 해피엔딩일것이라는것을 한마디로 영화를 다 알고 본다. 하지만 매 년 수많은 로코들이 만들어지고 꾸준히 인기를 얻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이 로코 공식이 우리의 감정을 고스란히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다양한 소재와 배경은 우리를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 준다. 그럼 그 공식이란 무엇인가.


프로포즈 데이(The Leap Year)”를 예로 풀어보겠다.

1. 주인공은 현재 뭔가 채워지지 않은 면을 가지고 있다.

애나(에이미 아담스)는 몇 년동안 사귄 의사 남자친구의 프로포즈를 기대하지만 전혀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반면, 남자 주인공인 데클랜(매튜 구드)은 빚쟁이들에게 시달리며 아일랜드의 시골에서 작은 펍을 운영하고 있다. 물론 여심 자극하는 비주얼과 모성애 일으키는 아픈 사랑의 상처가 있다.

2. “MEET CUTE” :가장 아이코닉한 로코의 필수조건!!

두 주인공이 만나는 장면이다. 애나는 아일랜드의 엄한 펍에 들어서게 되고, 데클랜의 까칠함에 이미 둘은 티격태격 시작한다. 두 주인공이 만나 첫눈에 반하고 사랑에 빠지는 것은 이미 멜로물이 되는 것이지 로맨틱 코메디가 되려면 우선 사이가 안좋아야 하는 공식이 있다.

3. “HAPPY TOGETHER” 둘이 마음을 열고 감정이 생기는 순간이다. 주인공들은 일정 시간 혹은 사건을 겪으며 서로의 다른 모습을 발견하고 서로에게 마음이 열린다. 애나는 남자친구가 있는 곳으로 가는 길에 우여곡절을 겪게된다. 돈을 벌기 위해 운전을 자청했던 데클랜과 좌충우돌하며 서로의 다른 모습을 보게된다. 그리고 감정이 생기는 순간이다. 이 영화에서는 기차를 놓쳐버린 둘이 부부인척을 하며 시골 여관에 머물게 되는 순간이다. 이곳에서 데클랜과 애나는 코코뱅(coq au vin)을 함께 요리한다. 나에게 요리를 함께 한다는 것은 무장해재를 의미한다. 칼과 불이 사용되는 공간에 같은 편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여담을 펼쳐놓게되면 그야말로 적군이 아군이 되는 해피투게더 시간이 되는 것이다.

4. 갈등의 순간

드디어 애나는 남자친구를 상봉하게 된다. 그리고 데클랜은 마음을 다잡고 자신의 현실로 돌아온다. 두 사람의 감정은 한 순간이었다고 스스로에게 위로하며 각자 본인이 있었더 제자리로 돌아간다. 애나는 보스톤으로 돌아가 꿈에 그리던 남자친구의 청혼을 받아들이고, 멋진 아파트로 이사간다. 이 모든게 그녀가 꿈꾸던 것이 아니었던가. 데클랜은 뭔가 불만에 가득 찬 펍 주인이 아닌 열심히 일하는 요리사로 분주해 진다.

5. 주인공들은 내면의 여행을 경험한다.

애나는 모든 것을 이룬것 같지만, 뭔가 텅빈 남자친구와의 관계에 환멸을 느끼고, 데클랜은 과거의 아픔을 더이상 피하지 않고 해결에 나선다. 자신을 배신한 옛여자친구를 만나 어머니의 반지를 돌려받고 다시 새 삶을 시작한다. 관객들은 가슴 뭉클 너무나 잘생기기까지 한 데클랜을 응원하게 되고 거기에 실망을 줄 수 없는 로코의 공식은 그를 성공하게 만든다. 다시 두 주인공이 만났을때 빈털털이가 되어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6. 모두가 기다리던 깨달음의 순간

애나는 화재경보가 울리자 물건만 챙기는 남자친구를 보며 결심한 듯 하다. 그 경보음이 깨달음을 알리는 소리인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굳이 장면으로 보여주지 않아도 애나가 정리하고 짐을 싸고 있을것이라는걸 안다.

7. 해결의 순간이 사랑이 이루어 지는 순간

만석 레스토랑으로 변신한 데클랜의 펍에 애나가 등장한다. 그리고 “프로포즈 데이”가 말해주듯 애나가 모두의 앞에서 프로포즈를 한다. 그리고 잠깐 사라지는 데클랜. “헉” 할 수 있지만, 로맨틱 코메디인데 레스토랑 안 보다는 아일랜드의 아름다운 풍경이 보이는 곳에서 마무리 하는게 당연하지 않겠는가. 어머니가 물려주신 반지를 들고 나타난 데클랜은 애나 앞에 무릎을 꿇고 비로소 프로포즈 한다. 그리고 둘은 죽을때 까지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


요리가 제공하는 신비한 힘(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을 “HAPPY TOGETHER” 공식에 넣은 매우매우 맘에드는 영화이다. 난 데이트를 하시는 분들께 같이 요리할 것을 추천드리고 싶다. 칼과 불 등 무기를 같이 다루고 시각, 촉각, 후각, 청각까지 두루 자극하고 결과물을 같이 먹으며 미각까지! 어떻게 사이가 좋아지지 않을수가 있을까. 이 영화에서 데클랜과 애나가 함께 요리한 코코뱅(Coq au vin)을 소개하겠다.


코코뱅 Coq au Vin/Coq au vin de Julienas

[재료] 6인분

닭고기 2~3키로, 마늘 2조각, 버터 40g, 베이컨 150g, 양파 1, 토마토 1, 당근 1, 양송이 버섯8~10, 밀가루 15g, 꼬냑 50ml

월계수잎, 파슬리, 대파잎, 타임, 레드와인 한병, 소금, 후추

* 닭고기에서 나오는 피를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나 구할  없으므로 닭고기 간으로 대신 합니다.

*토종닭 한 마리를 권장하나 편의 상 부위별로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1. 닭은 씻어서 소금간을 해둔다.

2. 양파와 버섯, 토마토, 당근은 큼직하게, 마늘은 다져 둔다.

3. 닭 간은 잘게 다져서(페이스트처럼) 다진 마늘 한 조각과 같이 재워 둔다.

4. 큰 냄비에 버터를 녹이고 닭고기, 베이컨, 양파를 넣고 옅은 갈색이 될 때까지 7분정도 볶는다.

5. 토마토와 당근, 버섯, 향신료, 남은 마늘을 넣는다.

6. 약한 불에 7분 정도 익힌 후,

7. 밀가루를 넣고 잘 섞어준다.

8. 5분간 그대로 두고 꼬냑을 넣고 알코올을 살짝 증발시킨다.

9. 와인을 넣고 끓으면 곧바로 불을 약하게 낮춘 후,

10. 뚜껑을 열고 1시간~1시간반 정도 끓인다.

11. 닭고기가 다 익으면, 닭고기와 채소를 건져내고 남은 소스에 마늘과 재워둔 닭 간을 넣는다. (향신료는 건져내어 버린다.)

12. 소스의 농도를 맞추고 다시 닭고기와 채소를 넣고 소스를  버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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