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에 갈 때마다 지나치는 마을이 있습니다.
초역세권입니다. 부동산 디벨로퍼들이 탐낼 만한 장소죠. 예전에는 논밭이었겠지만요. 지금도 텃밭 농사중입니다. 대추나무가 많습니다. 대추가 어찌나 큰지 사람 머리에 맞으면 병원 갈 수준이더라고요.
왼쪽 위에 보이는 희고 둥근 지붕이 지하철역 선로를 덮고 있습니다. 왼쪽 길은 마을로 휘어지는 길이고 오른쪽 길은 역으로 갑니다. 구도심과 신도시를 가르는 상징적인 도로라고 생각해요. 신도시의 주요 이념은 분리주의입니다.
그럼 마을로 들어가볼게요.
성진학원마을이라는 말이 따로 존재하는 건 아닙니다. 제가 그냥 붙인 거예요. 어림잡아 백여 단위 가구가 살고 있습니다. 기울어져 보이는 건 폰으로 사진을 잘 못 찍어서예요. 카메라를 샀는데 아직도 연습 중입니다.
모여 있는 시멘트 돌조각처럼 낡아가는 마을을 조금씩 유지해온 노력이 느껴집니다.
길고양이들입니다. 길고양이들이 사람을 피하지 않으면 인심 좋은 곳이라는 반증입니다. 반들반들 귀여워 보입니다.
예전에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었을법한 가게입니다. '슈퍼'라는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