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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애령 Mar 25. 2021

<조선구마사>의 양민학살이 우려스러운 이유

한국과 중국의 결정적인 차이

나는 한국 드라마를 잘 안 본다. 집에 텔레비전을 두지 않은지 15년째인 탓이 클 것이다. 가끔 보는 OCN 장르 드라마를 제외하고는 한국 드라마를 본 지 제법 오래되었다. 그럼에도 <조선구마사>의 역사왜곡 논란은 우연히도 내 관심을 끌었다. 제작진과 작가가 판타지의 개념을 잘 모르는 것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동북공정 논란도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그 중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것을 적는다면, 이방원이 양민학살을 했다는 부분이다. 일단 이 부분은 사실이 아닌데다 이방원 개인과 전주이씨 종친회의 명예훼손은 작은 문제에 속한다. 한반도 역사에서 자국의 권력자가 자국 양민을 학살한 예는 지극히 드물다. 그렇지만 중국은 다르다. 내란이나 외침이 일어날 때마다 양민학살이 수차례 일어났다. 


중원의 한족은 이민족을 문화적으로 동화시켰다고들 한다. 하지만 무분별한 학살로 상대방을 멸족시킨 사례도 만만치 않다. 전쟁과 양민학살, 멸족에 이어 문화적 동화가 이루어진 경우도 많다. 중국의 권력자 치고 양민학살로 손에 피를 묻히지 않은 자가 드물다. 그에 비하면 조선 왕자의 난은 귀여울 정도다. 삼국지의 유비가 왜 아직도 중국인들의 추앙을 받는 이유도 간단하다. 조조는 10만 명을 죽였고, 유비는 안 죽였기 때문이다.


한국과 중국은 많이 닮았다. 그렇지만 권력자가 백성을 바라보는 시각, 즉 정치 사상 자체는 다르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차이다.  중국은 권력을 잡는 과정에서 양민학살이 거의 관례적으로 이루어진 반면, 한국은 권력자의 자국민 학살이 드물었다(그렇기에 제주 4.3 학살은 한반도 역사에서 매우 이례적인 경우다). 이러한 차이는 앞으로 한국과 중국이 정치적으로 다른 길을 걸을 것임을 예상하게 한다. 이러한 차이를 지우려는 시도에 비하면 옷이나 음식이 비슷하다고 우기는 것은 그야말로 '귀여운'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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