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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애령 Jul 04. 2021

[청소년 단편소설] 열네 살(1)

교실의 열린 창문으로 초여름의 미풍이 들어왔다. 수학 선생은 칠판을 방정식으로 새하얗게 채워 나갔다. 점심시간 직후의 나른한 5교시는 아직 30분이나 남아 있었다. 아이들은 구부정하게 움츠리고 그럭저럭 수업을 따라갔다. 점심시간 내내 낮잠을 잔 덕분에 유미는 졸리지 않았다. 수학 선생은 등을 돌려 눈빛이 초롱초롱한 유미에게 가끔씩 시선을 던졌다. 그럴 때마다 몇몇 아이들은 손으로 입을 가리고 무어라고 속닥거렸다. 유미는 칠판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노트 위의 오른손을 바삐 움직였다.


그러던 중 책상 왼쪽에 놓은 휴대폰이 진동했다. 다행히도 휴대폰을 일회용 티슈 위에 놓아두었다. 덕분에 진동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수업 끝나고 바로 화장실로 올 것. 더 이상 못 참겠다.)


번호는 경진이 것이었다. 유미는 수학 선생이 여전히 칠판을 마주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왼쪽 엄지만 재빨리 놀려 답장을 보냈다. 


(또 그 일?)


유미는 수학 선생의 눈치를 살피면서 경진이 앉은 맨 뒷자리로 살며시 고개를 돌렸다. 경진이 휴대폰 문자를 확인하는 모습이 보였다. 유미가 시선을 맞추자 경진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유미도 알았다는 표시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시선을 돌려 수업에 집중하고 있다는 표정을 얼굴에 떠올리는 순간 수학 선생과 눈이 마주쳤다. 유미는 흠칫했다. 이번에도 휴대폰을 뺏으려나? 생각한 순간 수학 선생이 말했다. 


“김유미, 옆에 짝꿍 깨워라. 아무리 초여름이래도 쟤는 너무 잔다.”


유미는 씩 웃고 왼손을 내밀어 산들바람을 맞으며 자고 있는 옆 아이의 어깨를 흔들었다. 칠판 필기를 마친 선생이 방정식 전개 과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문자를 받고 난 유미는 집중할 기분이 싹 사라지고 궁금증이 일기 시작했다. 중학교 수학은 쉽다. 그렇지만 지금 일어난 일이 중학생에게 쉬운 일인지는 유미도 잘 알 수 없었다.


수업이 끝나자 수학 선생은 교실을 나가면서 말했다. 


“유미, 칠판 지워.” 


벨소리에 졸음이 깬 아이들이 상황도 모른 채 야유했다. 


“우와, 수학이 유미 완전 사랑하는 거 봐.” 


유미는 못 들은 척 일어서서 칠판 앞으로 나가 허연 칠판지우개를 집어 들었다. 미처 필기를 못한 아이들이 아우성을 쳤다. 


“야! 지우지 마! 지우지 마!”


“지울 거면 노트 보여주던가!”


지우개를 내려놓고 유미는 뒤를 돌아보았다. 경진이 교실 뒤에 서서 나오라는 손가락질을 하더니 뒷문으로 나갔다. 미국 사람들이 흔히 쓰는 손바닥을 위로하고 집게손가락을 까딱거리는 손짓이었다. 유미는 불쾌했다. 그러나 경진에게 고개를 끄덕인 뒤 칠판에 적힌 공식을 베껴 쓰는 아이들에게 말했다. 


“다 쓰고 너희가 지워. 알았지?” 


유미는 교실 앞문을 빠져나와 복도를 걸어갔다. 복도 끝 화장실 앞에서 친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현주와 연수도 같이 있다. 경진이 빨리 오라는 손짓을 했다. 유미는 걸음을 빨리 했다. 오늘은 분위기가 심각하다. 현주가 시선을 아래로 깐 채 유미는 쳐다보지도 않고 물었다.


“칠판 다 지웠어?”


“아니. 애들이 지우지 말래서.”


경진이 툭 쏘았다.


“수학이 싫어하겠네.”


연수가 말했다.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잖아. 빨랑 얘기해.”


유미는 문자를 받고 사태를 대충 짐작하고 있었지만 자세한 이야기가 무지하게 궁금했다. 그렇지만 여기서 함부로 캐물으면 애꿎은 화풀이 감만 되기 좋다. 이야기를 들을 때까지 온몸이 간지러워도 꾹 참지 않으면 안 된다. 눈치 없는 애로 찍히기 때문이다. 


경진이 입을 열었다.


“예전에 그 아저씨, 현주한테 또 그랬어.”


“또?”


“매점 창고 보는 그 아저씨, 점심시간에 내려갔더니 귀를 만지려 들어서 빽 소리를 지르고 나왔는데 이번엔 정말 못 넘어가지.”


“정말?”


“그래. 너 점심 먹자마자 계속 자고 있어서 현주랑 나하고만 아까 매점 갔거든. 물건을 꺼내 주려면 그냥 카운터 위에 놓으면 되지 왜 들고 나와서 얼굴을 만지려고 지랄을 하는지 모르겠어. 지난번엔 연수 팔목까지 잡았잖아.”


“그 아저씨야?”


“어. 똑같은 사람.”


유미는 입에서 욕이 나오려는 걸 느꼈다. 별 웃기는 사람 다 보겠다.


오래전 일이었다. 유미가 다섯 살이 되어 유치원에 가게 되자 엄마는 유미에게 러닝 셔츠와 팬티만 입혀놓고 이렇게 말했다.


“이제 유미가 많이 커서 유치원에 가게 됐단다. 유치원에 가면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야 해. 그렇지만 집 바깥에는 위험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유미는 알아야 한단다. 혹시 누군가가 유미가 지금 입고 있는 옷 안쪽의 몸을 만지려 들거든, 바로 ‘싫어요! 부모님한테 말할 거예요!’라고 분명하게 말해야 한다. 유미가 그 사람 눈을 쳐다보면서 똑바로 얘기하면, 그 사람은 겁을 먹고 분명히 물러설 거야. 용감하게 할 수 있지?”


엄마는 현명했다. 유치원에 다닌 지 반 년이 지나 유미는 정말 그런 사람을 만났다. 이미 10년 넘게 지난 일이지만 유미는 잘 기억하고 있었다. 잘 기억나진 않지만 목련꽃이 기억나는 걸로 보아 봄이었던 것 같았다. 상대는 얼굴에 여드름이 나고 어깨에 허연 비듬이 잔뜩 뿌려진 남자 고등학생이었다. 근처에 있는 성당으로 가는 길을 가르쳐 달라면서 유미를 불러 세우더니 이사를 와서 동네를 잘 모르겠다든지 하는 두서없는 말을 늘어놓았다. 그리고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골목으로 유미를 몰고 갔다. 그는 계속 무어라고 떠들면서 유미를 뒤돌려 세우고 엄마가 만들어 준 바지 안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유미는 몸을 홱 비틀고 돌아섰다. 옷에서 고등학생의 손이 빠져나갔다. 유미는 그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이 근처에 성당 없어요.”


남자애는 손을 빼더니 벨트를 풀어서 바지와 속옷까지 다 내렸다. 남자애의 허리는 유미의 눈높이와 같았다. 유미는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서 있었다. 유미가 반응이 없자 남자애는 몇 초 후 가 버렸다. 유미는 그 일을 엄마에게 말하지는 않았다. 


중학교 1학년 1학기 초 무렵이었다. 아이들 모두 따돌림을 당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던 때였다. 일요일 학원 보충 수업을 받고 나오던 유미는 우연히 현주를 만났다. 현주는 쇼핑을 했는지 새 옷을 입고 있었다. 버버리 스커트를 입고 살짝 메이크업을 한 현주는 모델 같았다. 배고파진 두 사람은 간식을 먹으러 패스트푸드점에 갔다. 햄버거를 먹으면서 유미는 그녀에게 고등학생 남자애를 만난 일을 이야기했다. 그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하는 건 처음이었다. 


현주는 유미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호밀빵 버거를 먹고 콜라를 마셨다. 유미의 이야기가 끝나자 현주는 빨대 소리를 내며 콜라 컵을 비웠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모델 에이전시 회사 명함 서너 개를 꺼내어 테이블 위에 늘어놓고 하나씩 들여다보았다. 한참이 지나고 유미가 물어보았다.


“그게 뭐야?”


현주가 대답했다.


“연예인 키워주는 회사래.”


“내가 봐도 돼?”


“안 돼.”


현주가 자르듯이 대답했다. 그리고 지폐라도 집어넣듯이 명함을 차곡차곡 정리한 다음 핫핑크색 손가방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말했다.


“지금 노래방 갈래?”


유미는 끄덕였다. 옆방에 있던 남자애들이 끈질기게 밀고 들어왔다. 결국 남자애들은 현주의 어깨를 끼고 노래를 불렀다. 유미는 음료수 심부름을 했다. 


연수의 손목을 잡고 현주의 얼굴을 만지려고 한 그 아저씨는 학교 소사였다. 유미도 얼굴은 알고 있었다. 사실 당한 적도 있었다.


작년, 그러니까 중학교 1학년 체육대회 날이었다. 그때도 초여름이었다. 비지땀을 흘리며 바깥에 앉아 있다가 손수건과 물병을 가지러 교실에 가던 중이었다. 뒤에서 소사 아저씨가 따라 계단을 올라오고 있었지만 유미는 신경 쓰지 않고 발을 놀려 부지런히 교실로 갔다. 그런데 마지막 계단을 오르는 순간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손목을 붙잡고 아래로 당겼다. 놀라서 몸을 돌리자 소사 아저씨였다.


“계단 올라가는데, 힘들어서.”


아저씨는 역겹게 웃었다. 


유미는 태권도 앞차기로 한 번 걷어차 줄까, 아니면 참을까 잠시 망설이다가 그냥 돌아서서 계단을 올라갔다. 나중에 알았지만 예쁘장한 여자애들 중 그에게 손목을 잡히거나 귓불이 만져지는 따위 일을 당하지 않은 애가 없었다. 그 아저씨는 남자애들도 알고 있을 정도로 학교에서 유명했다. 유미는 4층에서 1층까지 데굴데굴 굴러 떨어지게 힘껏 발로 차 줄걸 하고 후회했다. 나중에 유미는 친구들에게 그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연수가 말했다.


“뭐야. 미친 새끼, 다 만지고 다니네. 졸라 싫었겠다.”


“유미 쟤는 못생겼는데 만져주니까 좋았을걸?”


경진이 말하자 유미는 화가 났다.


“기분 안 좋았어. 넌 좋았어?”


“좋다고? 너 미쳤냐? 네가 좋은 걸 왜 나한테 좋다고 해? 미친년 아냐. 네가 좋았지? 만지니까?”


유미가 받아치자 경진이 질세라 공격하기 시작했다. 유미는 입을 다물었다. 상대를 해준 게 잘못이다 싶었다.


“말 안 하니까 좋았어? 손목 만지니까? 응? 못생긴 애는 만져주는 것도 고마운 거야.”


경진이 계속 쏘아붙였다. 현주는 얼굴을 돌린 채 무슨 생각에 잠긴 듯했고, 연수는 찡그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유미가 인내심을 발휘하자 경진도 더 이상 악담을 할 신명이 나지 않았다. 네 소녀는 침묵을 지켰다. 


반면 유미는 다른 일로 불안해졌다. 현주가 내 얘기를 경진이한테 했을까? 했으면 뭐라고 했을까? 경진이년이 가만있을 애가 아닌데. 김유미 어렸을 때 그거 다 봤다고 전교에 떠벌리고 다니고도 남을 앤 데 말이다. 유미는 현주만 아니면 가끔 경진이를 죽이고 싶어 졌다. 유미는 그때 악담을 퍼붓던 경진이 얼굴을 보고 역겨운 아저씨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눈썹을 찌푸렸다. 


경진이 먼저 말했다.


“그래서 우리 뭔가 하기로 했어. 너도 들어봐.”


“뭔데?”


“2반 김희정 알지.”


“몰라. 누군데?”


“야, 넌 도대체 아는 게 없어. 들어봐. 나도 안 지 얼마 안 됐는데, 걔가 그 아저씨 딸 이래.”


“뭐? 딸이야?”


“그래. 이제까지 열심히 숨겼는데, 다들 알게 됐나 봐.”


“기분 더러웠겠다. 아버지가 그러고 다니니. 그런데 걜 뭐 어쩌려고?”


여기까지 이야기가 흐르자 현주가 차갑게 말했다.


“찾아가야지.”


현주는 여전히 이미지 사진을 찍을 때처럼 눈을 내리깔고 턱을 당긴 채로 말했다. 유미는 반사적으로 현주의 하얀 피부와 대조되는 숱 많은 까만 눈썹과 그림자가 질 정도로 길고 두꺼운 속눈썹에 시선을 보냈다.


“찾아가서 뭘 어떻게 하려고?”


유미가 묻자 경진이가 소리를 질렀다.


“너 오기 전에 우리끼리 다 얘기했어.”


“뭔데?”


“아 시발, 내가 또 얘기해야 돼? 아무튼 이따가 수업 다 끝나고 김희정한테 가서 얘길 할 거야. 네 아빠가 그러고 다니니까 어떻게 좀 하라고. 그리고 같이 매점에 가서 약속을 받아내야지. 자꾸 그르면 부모님들한테 얘기해서 학교에서 쫓아낼 거라고.”


유미는 바로 ‘잔인하다’는 형용사를 떠올렸다. 김희정이란 애는 전혀 모르지만 걔가 무슨 잘못이 있던가. 손목이나 귓불은 어렸을 때 엄마가 입혀준 옷 안에 포함되진 않는다. 그러나 기분이 나쁜 건 사실이다. 그렇다면 면전에서 ‘그러지 마세욧! 기분 더러워욧!’하고 쏘아붙일 용기는 없고, 친구들끼리 우르르 몰려가 그 딸내미를 밟을 용기는 있는 모양이었다.


“너도 올 거지? 수업 끝나고 바로 2반 뒷문으로 와. 알았지? 야, 김유미! 공부 잘하는 년아, 묻는 말에 대답 좀 해.”


경진이 확 신경을 긁었다. 유미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알았어. 꼭 갈게.”


그리고 유미는 현주에게 손을 뻗었다.


“너무 기분 나빠하지 마. 너만 손해잖아.”


경진이 유미의 손을 쳐냈다.


“너도 당해봐 이년아. 그런 소리가 더 짜증 나. 아무튼 이따 다 보는 거다.”


유미는 정말 경진이 싫어졌다. 


‘이년이 정말. 나도 당했다고 지난번에 얘기했지 않았었나.’


담임의 종례는 유난히 길었다. 현주는 고개를 숙인 채 쌍시옷 발음을 달싹이고 있었고, 경진은 눈을 휘둥그레 뜨고 시계만 보고 있었다. 연수는 계속 유미에게 눈짓을 보냈다. 담임이 나가자마자 유미는 바로 2반으로 향했다. 


2반은 아직 종례가 끝나지 않았다. 2반 담임의 말이 길어지고 있었다. 유미는 생각했다. 잔소리도 없고 매도 들지 않는 우리 담임은 별로 나쁜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화장실에서 담임은 죽일 놈 살릴 놈 온갖 욕설을 들으며 수명을 갈라파고스 거북이만큼 늘리고 있었다. 학교처럼 좁은 공간에서는 종례가 기냐 짧으냐는 사소한 것으로 선악이 갈려버리고 만다. 여자애들 손목 즐겨 잡는 아버지를 둔 것도 크나큰 잘못이 되듯이 말이다. 


네 명의 여자애들은 2반 복도 벽에 주르르 기대어 기다렸다. 대머리 2반 담임은 계속 무어라고 주절대고 있었다. 연수가 불쑥 말했다.


“직업병이래. 저거.”


“뭐가?”


“우리 언니가 지금 학교 선생을 사귀는데, 도대체 말을 안 끊는대. 이쪽 말은 한마디도 안 들으면서 자기 얘기만 계속한다는 거야. 듣고 있으면 미치지. 그렇게 자기 말 다 하고 나면 데이트 끝난데. 이쪽은 한 마디도 못하는 거야.”


“야, 차라고 해. 미쳤냐? 돈도 못 버는 선생 만나면서 답답하게.”


경진이 말했다.


“그래도 요샌 선생님이 최고라던데?”


“선생이면 뭐해. 대머리잖아.”


“우리 언니 만나는 사람은 대머리 아니야.”


“대머리 아님 뭐, 똥배 나왔냐?”


“너 진짜 그럴래?”


연수와 경진이 말싸움을 주고받던 끝에 드디어 2반의 종례도 끝이 났다. 청소 당번들이 걸레와 빗자루를 들고 복도를 오가기 시작했다. 여자애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쪼르르 교실 창턱에 붙어 섰다. 


“쟤야, 쟤. 뚱뚱하고 앞머리 깐 포니테일.”


바로 알아볼 수 있었다. 뚱뚱한 여자애 하나가 가방을 싸고 있었다. 정말 한 가닥의 앞머리도 내리지 않고 머리칼을 모두 빗어모아 뒷머리에 동그랗게 끈으로 묶었다. 머릿결은 한 번도 미용실에 가보지 않은 것처럼 힘이 없고 거칠었다. 이중턱 때문에 나이가 들어 보여 교복을 벗으면 고등학생처럼 보일 듯했다. 이마는 너무 넓었고 눈썹은 몇 가닥에 불과했다. 지방이 많은 눈꺼풀에 짓눌린 가느다란 눈은 오후인데도 팅팅 부어 있었다. 콧방울은 옆으로 팍 주저앉은 데다 선이 흐리고 두껍기만 한 입술이 멍청하고 둔해 보였다. 경진이 말했다.


“졸라 못생겼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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