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낙타랑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꿀혜윤 Oct 16. 2017

우리였으면 해

자주 취하고 오래 짜릿한 우리 푸른 봄날에,

부끄러운지 모르고 어디서나 세상을 증발시키는 우리 함께일 때에,

행복함에 파묻혀 순간이 영원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마음을

이 만큼 미친 작자가 아니고서야

우리 서로가 아니면 누가 이해할 수 있겠어.


나와 닮은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건지,

거기 더해 더 닮고 싶은 당신의 모습을 포개어 생각할 수 있다는 건 또 얼마나 행운인지,

그러니 우리는 우리였으면 해.


지금은 내가 우연히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낸다 한들

어설픈 깨달음에 멋진척을 더해 본 나름이겠지만

그대를 만나 내 끝보다 깊어지는 마음들을 우려내면

더 진한 그림이 되고 우리가 작품으로 완성될 거라,

그렇기만 해도 난 내 모든 것 중에 가장 큰 의미일거라 생각해.

그러니 항상 우리였으면 해.


우리 지금의 재료들로 여러 조각들을 만들어 가겠지.

어떤 모습으로 완성되든 그대는 나에게, 나는 그대에게 

가장 필요하고 언제나 갖고 싶은 그런 재료였으면 좋겠다.

그러니 끝까지 우리였으면 해.


오래 지금 같은 잦은 고백과 애교를 낯설지 않게 전하면 좋겠다.

언제든 서로 든든하게 기댈 수 있게 아주 바보 같고, 많이 똑똑했으면 좋겠다.


아름답자 우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