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행복하길 온 마음으로 바란다.
그대가 내 앞 길에 해 준 바람과 축복보다 더,
모자람이 많은 어린 아이를
모자라고 어린 채로 마음을 써 주고
어리지 않은 친구로 존경해주는 그대를
만난 것과 알아볼 수 있었음과 함께임에
그대에게, 그 시간에까지도 감사한다.
오늘의 나를 이루어 준 그대, 그대들 덕분에
나는 언제나 가득히 행복했고 사랑이 넘쳐
나는 나의 모자람을 마주하고도 부끄럽지 않은
당당한 사람일 수 있었다.
역시나 나답게 모자라고 서툴렀던
인생의 큰 잔치에 그리고
그 잔치를 완성시킨 그대에게 전할
수많은 예의와 감사와 인사에
도무지 그 만한 감사와 감동을 받아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전해야 이 마음을 다 전할 수 있을지 몰랐다.
꺼내지도 못해 미루어두다가
보편의 기대를 저버릴 만큼의 시간을 흘려보낸 것 같아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까지 더해져 버렸다.
내가 고른 아름답게 내리던 낙조와 함께
내가 우리가 되는 과정을 지켜본 증인됨의 의미보다
해와 달이 함께이던 바다에서
나의 행복을 빌어주었을 기도와
아름다움을 느끼어 준 감각들과
작은 대중 안에서
말로 다 하지 못하고
마음으로 가득 써 내렸을
무수한 언어의 축사를
짐작해본다.
나의 사랑하는 사람과 이룬 사랑의 결실보다
차라리 그 소리 없는 축사들이 완성해 준 것으로 느껴지는 나의 혼인은
덕분에 더 진중하고 고결한 책임으로 남았다.
짧은 다리를 건너 온 것 같다.
그 다리는 서울과 멀어진 거리일지도 모르고,
부인으로써의 책임일지 모르고,
건너와야 할 막차 버스시간일지 모르겠지만,
아마 이제 다리를 통해 오고 가게 될 것이 아쉬워
그대도 어서 이 다리를 건너 왔으면 좋겠다.
건너오기가 보통 일은 아니더라.
하지만,
불구덩이같이 보이던 이곳이
와보니 그리 겁낼 곳은 아니었다고
별 다를 게 없는 곳이라 알게 되면서 편해지고 있다.
나의 소중한 그대에게,
부모님 다음으로 지금의 나를 구성한 공로를 가진
작은 대중 속 그대에게,
그대에게 우리의 성혼만이 아니라 멋진 풍경을 선물 할 수 있게 허락 해 준
서해의 밀물과 하늘의 색감과 장식 된 구름과
함께 떠 있던 해와 달에게만큼
내 사랑의 결실보다 더 명징한 감동을 만들어 주어
진심으로 감사한다.
일생동안의 모든 소박함을
경이로움 속에 행복하며 살아가려고 한다.
혼자 애써온 노력에
자주 삶과 죽음 사이를 오가며
지금의 경이로움을 전해 줄 동반자를 만나
이제 우리의 흐름에 맡겨 자연스레 흘러가게 두는 것이
애써 하는 노력보다 더 값질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 것이
지금까지 내가 그대에게 끼친 영향 혹은 영감만큼
다를 것 없이
자주 전해지고 깊이 공유되면서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보다,
그대가 행복하길 온 마음으로 바란다.
그대가 내 앞 길에 해 준 바람과 축복보다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