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에 있던 일기2
(2020.1.16.)
"자, 뭐 해줄 얘기 없을까?"
강의실은 조용했다. 공기가 느리게 흘렀다. 한두 마디라도 꼭 해오던 친구들도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 아이들이 어디를 보고 있는지까지는 살피기 어려웠다. 내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럼 다음 글로 넘어갈게요."
1분 아니, 30초를 넘지 않는 짧은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 짧은 순간의 공기가 그날의 저녁과 밤, 다음날 아침까지 나를 따라왔다. 왜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을까. 왜 아무도 내가 적어 낸 문장들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까. 아무 말이나 했어도 내가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기분을 느끼지는 않았을 텐데. 말문을 턱 막히게 하는 표현이나 거북스러운 의견이 있었나? 아니다. 그저 평범한 감상문이었을 뿐이다. 너무 지루해요, 라며 욕이라도 할 수 있었을 텐데. 나는 작은 부분이라도 찾아내서 열심히 내 느낀 점을 말해주었건만. 나도 이제 아무 말도 안 하고 싶다!
마음이 무너지고 있었다. 이렇게 연연할 일이 아니라며 머리를 털어내 봐도 어느새 또 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응답받지 못하는 것은 이렇게 무서운 일이었다.
고립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