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어스름이 내려앉을 무렵
마음 나무에 스산한 바람이 불어온다
애써 바쁜 걸음으로
마트에 들러 거듬거듬 음식 재료를 사 들고
신호등을 기다릴 때면
영혼의 새가 퍼덕퍼덕 날갯짓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몸은 길 위에 박혀 있고
새는 어스름 내려앉은 하늘을 향해 날아오른다
몸은 길을 건너고 계단을 올라
인적 없는 집에 들어서고
손을 움직여 음식을 만들지만
새는 오지 않는다
식탁에 홀로 덩그러니 앉아
식어가는 음식을 꾸역꾸역 입 안으로 밀어 넣는다
그때까지도 새는 돌아오지 않는다
어쩌면 새는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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