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회사에 입사한 지 이 년 즈음 태국으로 사원 여행을 갔었다.
사원 중에 미혼 남녀가 많았던 때다.
하루는 자유시간에
청춘들끼리 젊음을 즐기러 방콕에 있는 나이트클럽을 방문했다.
리듬에 몸을 맡기고 있는데,
갑자기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이 흘러나왔다.
외국에서 듣는 한국 노래라니! 그것도 나이트클럽에서.
우리는 한국 노래에 열광해서 방방 뛰었다.
춤인지 몸부림인지 알 수 없는 몸짓이었다.
그날 그 공간에는 오로지 빠른 리듬만이 부유했다.
다른 날 다른 장소에서 '잘못된 만남'의 가사에 집중한 시간,
그 노래는 전혀 다르게 다가왔다.
그토록 슬픈 가사와 상반되는 멜로디라니.
어쩌면 인생은,
슬픈 일들을 빠른 템포로 이끌어가게끔 편곡된 시간이 아닐까.
그래야 살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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