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라는 말을 떠올릴 때면 생각나는 일화가 있다. 친구 J의 언니가 내게 언니 친구의 오빠와 소개팅을 주선했다. 직장을 다닐 때였는데, 두 번인가 만나고 헤어졌다. 직장도 생긴 것도 말하는 것도 괜찮은 사람이었지만 딱히 끌리지 않았다.
몇 년의 시간이 흘러 종로에서 남자와 함께 있는 J를 마주쳤다. 남자는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인데 잘 기억나지 않았다. 다음 날 J에게 걸려온 전화로 그가 예전의 소개팅남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둘은 사귄 지 백일도 안 되어 결혼했는데 나의 결혼식 하루 전날이었다.
그들을 보면 인연은 따로 있다는 말이 절로 수긍된다. 잠시 샛길로 빠질 뻔한 관계가 제자리를 찾아갔다. 돌아돌아 서로에게 난 길을 발견한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인연은 너에게로 가는 지도가 아닐까.
#라라크루 #인연 #너에게로가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