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희우정로의 벚꽃은

봄, 개화의 기록 2

by 김창훈

'진달래 - 참깨와 솜사탕'

'그럴때마다 - 백예린'

'봄날에 만나자 - 한올'


그래서 희우정로의 벚꽃은 피었냐는 물음에 웃었다.

네게도 봄이 있구나. 벚꽃은 못 참지.

3월 27일 나무 기둥에서 첫 벚꽃 잎을 발견했고, 3월 29일 새벽 동네에서 가장 이른 나무의 가지 끝에서도 꽃잎을 발견했다.

매해 가장 빨리 피는 나무여서 기준점 삼기는 힘들었다.

그리고 추위가 이어졌다.

비도 오고 눈도 오는 이상한 날이 연속되는 동안 꽃은 피지 못하고 움츠러있었다.

지난해처럼 4월이 되자 낮 기온이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대부분 기둥에 붙은 몽우리는 꽃잎을 터트렸고 어린 나무의 가장 아래 가지에도 꽃이 폈다.

2일엔 어느 나무에서든 몇몇의 벚꽃을 발견할 수 있었다.

피었을 날을 계속 견뎌온 꽃 몽우리는 모조리 분홍색으로 나무와 그 가지의 끝에 매달려 있었기에 몇 개의 꽃잎만 피어도 이미 꽃놀이였다.

3일 밤에는 하늘을 보며 걸었다.

심리적인 착각(착시라고 할까)이 가미된 마음엔 만개한듯한 풍경과 같았다.

벚꽃 가지가 드리운 하늘을 찍는 동안 앵글을 따라 하늘을 올려본 행인이 벚꽃이 폈다며 놀란다.

실제로 핀 것은 몇몇의 꽃잎이지만 어둠을 틈타 심리적인 착시가 전이된다.

시간마다, 낮과 밤마다 소수의 꽃잎이 꾸준히 폈고 4일의 오후엔 제법이다.

만개는 여전히 멀다.

덕분에 토요일 비에 져버릴 꽃잎은 많지 않고 일요일에 피어날 꽃잎이 더 많다.

아마 일요일부터가 대부분이 바라는 풍경이 될 듯하다.


해마다 꽃이 피고 지는 것을 헤아리려 노력하지만 실은 딱 그 정도 까지다.

다음 계절이 오는 것을 막을 수 없듯 자연의 변화와 수많은 변수를 모두 손안에 둘 수 없다.

많은 것이 확률의 이야기다.

나를 둘러싼 세상엔 확률을 기반으로 한 소통이 많다.

그 속에서 평소에는 높은 확률에 휩쓸린다.

90% 라고 하면 높은 확률이지만 그렇게 된다는 건 아니란 사실을 늘 염두하긴 쉽지 않다.

그러다 정말 중요한 순간이 오면 낮은 확률이 있었음을 크게 느끼고 고려한다.

확률은 그래도 데이터를 통한 분석의 결과이니 참고라도 할 수 있지만

그 안에 추측을 섞으면 어찌 그 바다에서 헤엄쳐 나올 수 있을지 막막하다.

잘 분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봄날에 분별력은 무용하다.

그저 이리저리 휩쓸리며 낭만의 파고를 타자.

해마다 쌓인 추억과 낭만과 감성이 새로운 해의 벚꽃에도 불러지며 여운에 여운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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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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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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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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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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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일 오전 여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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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일 오전 망원동 희우정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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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일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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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4일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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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4일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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