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이 박이다.

겨울, 1월의 여러 날

by 김창훈

'Sipping My Life - 존박'

'Everyone Adores You - Matt Maltese'

'Promise - 원슈타인'


1월 19일

자정이 넘어 19일이 된 새벽 눈이 왔다.

가로등불에 기대어 눈을 봤다.

새벽에 눈 뜬 게 나하나뿐은 아니었지만 어둠이 내린 그곳엔 나뿐이어서 나만의 비밀인 것처럼 은밀히 봤다.

조용히 고요히.

그리고 아침이 됐을 땐 그 조용함이 길 위에 지붕 위에 덮여 희었다.

얕은 눈이 부담 없이 예뻤다.

19일 기상청 일출 07시 43분.

그에 맞춰 한강변을 잠시 걸었다.


1월 20일 대한

24 절기 중 큰 추위라는 대한부터 매서운 한파가 시작 됐다.

낮에도 영하권이었고 새벽에는 영하 10도 밑으로 떨어졌다.

이런 날이 한동안 계속된다고 했다.

얼마나 추운지 모른 상태로 한강변에 나갔다.

달리기를 할 생각으로 귀를 덮는 헤어밴드를 했는데 1Km를 채 뛰기 전에 머리 위가 추웠다.

머리가 춥다는 감각이 낯설어서 다시 내딛기를 재촉하다가 이내 머리가 아팠다.

대비가 안된 채 나온 것을 그제야 깨닫고 되돌아갔다.

이후로는 양 볼이 아팠다.

달리면 맞바람에 아프고 걸으면 추위에 오래 노출돼서 괴로웠다.


1월 22일

연일 한파가 계속됐다.

출퇴근길에 한강을 보면서 왜 얼지 않았는지 의문했다.

3일째 매서운 한파와 바람에도 얼지 않는 것은 기어이 얼었을 때의 대단함을 알게 한다.


1월 23일

한강이 얼었다.

지난 14일 이후 다시 일어난 일이다.

아주 옅게 깔린 얼음을 또 한 번 경이롭게 본다.

단단히 방비하고 가볍게 걷고 뛰기를 반복하다가 한강을 본다.

멀리서 배 한 척이 강물과 얕은 얼음을 부수며 다가온다.

한강에 뜬 배가 쇄빙선일리 없지만 마치 그러한 것을 보듯 계속 쫓는다.

배가 지난 자리마다 얼음은 흩어졌다.


인이 박이다는 말을 최근 연달아 접했다.

책을 읽던 중 잠시 상념에 잠겼다가 문득 그 말이 생각나서 찾아본다.

어떤 습관, 생각, 태도 등이 반복되어 몸에 아주 깊이 배어 고착된 상태.

여러 번 되풀이하여 몸에 깊이 밴 버릇.

버릇이 되다시피 깊이 배거나 빠지거나 굳어지다.

~에게로 마음을 돌리다.

집착하다 전심전력하다.


겨울 동안 습관에 대해 생각한다.

좋은 것들은 내게.


추천곡은 따뜻한 목소리 존박과 Matt Maltese.

그리고 최근 재밌게 본 드라마의 OST 원슈타인의 곡.


매거진의 이전글한강은 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