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제시장' 전쟁을 겪은 어린 아이 마음의 아버지

모든 아픈 역사를 겪은 아버지이지만, 그게 현실의 아버지인 것을...

by 무적스팸

우리는 ‘어머니는 계속 어머니’이었고, ‘아버지는 계속 아버지’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잠시 돌이켜보면, 어머니도 과거에는 작고 귀여운 아이, 수줍은 많은 소녀, 그리고 감성적인 숙녀이었을 것이고, 아버지도 울기만 하던 아이, 장난기 많은 소년, 그리고 꿈을 꾸던 청년이었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부모님, 혹은 그 윗세대까지 처음부터 어른이었을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을 접고,

그 세대가 철없는 어린 시절을 전쟁으로 보냈고, 꿈 많은 청년기를 돈을 벌기 위해 보냈고,

행복을 누릴 쯤

가족의 더 나은 행복을 위해

또 다시 자신을 희생했던 세대라는 것을

보여준 영화가 ‘국제시장’이다.


6.25전쟁으로 인해 급하게 피난을 떠나는 한 가족. 어린 덕수(황정민 분)는 배를 타다가 잃어버린 동생을 찾아나서는 아버지(정진영 분)로부터


“이제부터 네가 가장이니까,
가족들 잘 지켜라”


라는 말을 듣는다. 아버지와 헤어진 덕수는 어머니와 두 동생과 함께 부산 국제시장에 살고 있는 고모네를 찾아가 고된 삶을 시작한다.


아버지를 기다리며, 덕수는 구두를 닦는 일부터 생선박스 팔기, 좀더 나이가 들어서는 해외의 일꾼으로 파병되는 등 힘겨운 일들에 뛰어든다. ‘선장’이 되고 싶었던 어릴 적 꿈을 꿈꿀 시간도 없이 가족들을 위한 삶을 살아간다.



어린 덕수의 마음에 깊이 새겨진 “가족들을 잘 지켜라”라는 아버지의 말.


그 말로 인해 자신을 위한 것은 없고 가족들을 우선으로 생각하며 살아가는 덕수의 삶이 만들어진다. 그러고 보면, 아버지가 6살 남짓한 어린 남자아이에게 남겨주기에 그 말은 너무나 큰 무게의 말이었다.


아버지의 부탁이 무거웠지만, 국제시장의 ‘꽃분이네’로 가서 만나겠다던 아버지를 기다리는 덕수.


그 마음은 헤어질 당시의 ‘어린 덕수’의 마음이 남겨져 있었다. 전쟁을 거치며 온 삶의 무게를 혼자 감당하기에 너무 힘들었기에 아버지가 오면 힘들었다고 말하고 싶었을 ‘어린 덕수’의 마음이 바로 ‘꽃분이네’를 사수하는 그 마음이었을 것이다.


힘들고 고된 일들을 해냈지만, 가족을 위해 희생하며 살았지만, 아직도 마음 한 켠에는 기대고 싶은 아버지를 기다리던 ‘어린 아이’의 마음을 지닌 아버지 덕수.


나이가 들면, 어른이라면 당연히 어려운 일을 감당할 수 있을 거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도 성장하면서 느끼지만, 어릴 때의 그 두려움이, 그 무거움이 나이가 든다고 사라지진 않는다. 단지 그런 두려움과 무거움을 감당하려고 더 애쓰고 힘쓰고 할 뿐이다.



우리는 기성세대라는 말로 이전 세대를 쉽게 이야기하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들의 자식이 그 어려운 시절을 겪지 않았으니 다행이라고 말하는 부모 이상의 세대들은 지금 우리가 여기에 존재할 수 있게 해주었으며, 지금 우리가 이렇게 누리고 살 수 있게 애써준 분들이다.


힘들고, 어려워도 울지 못했던, 정말 찢어지게 가난하고 험난한 세대를 살아온 어른들이 이 영화를 보며 함께 눈물로 아픔을 씻어낼 수 있길 바라며, 영화의 영문 제목처럼 ‘나의 아버지에게 바치는 송시’로 영화를 기억하길 소망해본다.



마지막, 이제는 찾아오지 못할 아버지를 향해 덕수는 말한다.


"아버지 내 약속 잘 지켰지예,
이만하면 내 잘 살았지예,
근데...
내 진짜 힘들었거든예"


나이가 한참을 들었는데도 '어린 아이'의 마음으로 아버지를 찾는 덕수의 말에 함께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래, 힘들어도 잘 견디며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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