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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룡 May 25. 2021

[프롤로그]요가강사 홀로서기

안녕하세요, 여러분.

한동안 브런치에 글 쓰는 일이 없었네요.

글쓰기를 멈추진 않았고, 자필로 노트에 끄적끄적 생각들을 적거나 전자책 출판 준비를 하느라 브런치 방문이 미뤄지고 미뤄졌습니다.

이 글을 시작으로 당분간 꾸준히 브런치에 글쓰며 여러분께 제 소식, 경험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잠시 네이버 블로그로 돌아가 봤었는데, 제가 쓰는 스타일과 너무 다른 세상이더라고요.


서문이 길었네요. 본론을 시작하자면, 2021년 2월 직장생활을 관두고 처음으로 백수가 되어보았습니다.

성인이 된 직후 서른이 된 지금까지 한번도 일을 쉬어본 적이 없었어요. 알바를 하거나 계약직으로 일하거나 정규직으로 일하거나 바로 이직을 하거나... 정말 쉼 없이 일을 했고 월마다 꼬박꼬박 통장으로 돈이 들어왔었지요. 그런데, 2021년 3월 부터는 플러스는 하나도 없고 마이너스만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쉰다는 것이 저에게 어떤 의미였냐면요. 남을 위한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에요. 오롯 나를 위해서만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죠. 내가 행복하고 즐거운 일만 할 것. 나에게 집중하고 나만을 위한 일을 하는 것. 그런것이 저에겐 쉼이었어요. 그래서 잘 다니던 직장을 관두었고, 오퍼도 보류하고, 외주작업자 요청도 거절하면서 배짱좋게 백수로 뒹굴뒹굴 보냈어요. 처음엔 조금 불안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일 하기가 정말 싫더라고요. 그동안 어떻게 살았나 싶을 정도로요.


제가 백수가 된 직후 가장먼저 저를위해 시작한 것은 '요가'입니다.

요가는 2년 전부터 꾸준히 했던 운동이었어요. 우연히 다니기 시작했던 요가는 저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었고, 퇴근 후 요가를 하면서 나름대로 워크앤라이프 밸런스를 맞추고 있었답니다.

요가를 하면 할수록 점점더 요가에 빠졌고, 단순히 운동을 넘어선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정확히 그게 무엇인지 모르겠으나, 어느새 저에게 요가는 '수련'이 되었습니다.

요가와 관련된 서적을 찾아 읽으며 요가철학 공부를 함께했고, 좀더 나아간 동작을 완성하고 싶어서 숙련자가 다니는 요가원을 알아보기에 이르렀죠. 저는 퇴사 후 백수가 되었으니, 온전히 요가 수련에만 집중하고 싶었어요. 절에 들어가서 수행하는 것처럼 유명한 요가원에서 종일 수련을 하고 싶었답니다.


예전에 제가 적었던 글 중에 우붓에서 요가했던 경험담을 적은 글이 있는데요. 그곳에 너무도 가고 싶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갈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국내에서 알아보았는데, 제가 원하는 이론이나 실기(?)를 배우려면 지도자과정을 수료하는 방법 뿐이더라고요. 어차피 깊은 수련을 할 것이라면 지도자과정을 밟는 것도 좋겠다 싶어서 여기저기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정보가 많지 않았어요. 많긴 많은데, 속시원한 정보가 없었다는 뜻입니다. 요가지도자과정은 민간단체에서 진행하는 것이라서 강사가 되기 위해 돈주고 배워서 자격증을 취득하는 '형식적인'곳들도 많았어요. 처음에 그것을 구분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저는 자격증이 목적이라기 보다는 깊은 수련에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커리큘럼이 무엇보다 중요했어요. 지도자를 양성하는 요가원, 그곳의 선생님의 인지도, 철학같은 것들도 찾아보면서 몇 곳을 추린 끝에 매일 다니기 가능한 거리에 있으면서도 제가 좋아하는 발리 요가원 느낌을 주는 곳. 훌륭한 선생님과 커리큘럼이 있는 홍대 요가쿨라에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자세히 후기를 풀겠지만, 저는 이곳에서 요가 얼라이언스 RYT-200과정을 수료했습니다. 정말정말 힘든 시간이었지만, 무척 즐겁고 제 인생에서 가장 보람찬 순간이었죠. 그리고 지금은 프리랜서 요가강사로 활동하기 시작했고, 이태원에 프라이빗 요가 스튜디오를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 이야기가 메인인데요!


코로나 여파로 배우, 승무원, 직장인 등 정말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직장을 잃거나 불안정한 삶을 살고 있어요. 요가지도자과정은 오픈과 동시에 금새 마감이 될 정도로 인기가 있었고요. 등록비가 대학교 한학기 등록비와 맘먹는데도 사람들이 줄을 섰습니다. 요가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아졌고, 요가를 가르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이 많은 사람들이 수료하고 다시 세상으로 나오면 어떻게 되는 것 일까요? 요즘은 경력 많은 강사들도 요가원에서 수업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요가강사들은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는데, 채용할 요가원은 많지 않아요. 그리고 타임당 지급받는 비용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고요. 정말 치열했습니다. 돈만 생각하면 회사를 계속 다니는게 낫겠지요. 그렇지만, 돈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에 강사자격증을 취득하려고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 같아요. 분명 무언가가 있겠지요. 저는 요가강사로 홀로서기를 시작했습니다. 아직 뭐 안정적이라거나 회사를 다니는 것보다 많은 돈을 벌기는 커녕 여전히 마이너스이긴 한데요. 일단 즐겁고,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의 이런 소소한 경험담을 여러분과도 나누고 싶어서 앞으로 꾸준히 글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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