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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룡 Jun 02. 2021

200시간의 요가수련

RYT-200

저마다 다른 요가의 경험, 일상, 기분, 마음, 상황을 가진 사람들이 처음 모인 지도자과정 첫날.

빈 자리를 찾아 눈치보며 매트를 촤르륵 깔고 눈알을 굴리며 몸을 풀었다.

아직은 어색한 이 공간과 사람들.

다들 알록달록 요가복을 입고서 열심히 몸을 풀었다.

바로 수련하는 일정은 없지만, 괜히 민망하기도 하고 몸도 뻐근하고 긴장도 되니까.


나이도 다양하고, 경험도 다양하고, 신체도 다양하고.. 그런 사람들이 “요가”라는 공통의 키워드를 가지고 이 자리에 모였다.

수 많은 요가원, 지도자과정이 있는데 이곳에 지금 함께 이 여정을 걸어가게 될 사람들.


첫날의 경계와 긴장감은 자기소개를 하면서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학생부터 직장인, 프리랜서, 나와 같은 퇴사자(무직), 주부까지.. 시작에서 자신의 소속을 밝히는데 사는 곳도 나이도 직업도 다양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일은 요가가 좋다는 것과 요가를 가르치고 싶다는 마음은 같다는 것이다. 접하게 된 계기나 사연은 저마다 다른데 묘하게 비슷했다. 힘든 시기에 요가를 우연히 경험하고 너무 좋아졌고 그래서 요가강사가 되려고 한다. 직장에서의 괴로움으로 퇴사를 하고 요가 강사가 되려고 한다.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결국에는 요가가 좋아서 요가를 한다였다.


주말 내내 이론부터 실기까지 교육이 있었고, 평일에는 자유롭게 나와서 수련을 한다. 나는 퇴사자에 백수라서 평일에 꼬박꼬박 나와서 체력이 닿는대로 수련을 했다. 처음엔 너무 힘들어서 코피도 터지고 몸고 다치기도 했었다. 더 건강해지고 더 행복해지려고 했는데 오히려 너무 무리한 나머지 몸이 고되었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마음은 너무 행복하고 좋았다.


9주가 지나고 나는 200시간의 수련을 모두 이수했다. 나에게 요가란 무엇이고, 왜 하는가를 깊이 고민해보게된 시간. 몸과 마음을 위한 수련과 티칭법. 그리고 함께한 동기 선생님들로부터 좋은 기운을 많이 받았다.


과정 수료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하나 둘 대강을 나가거나 정규 강사가 되는 선생님들도 있었다. 나는 뭘 시작하면 좋을지 고민했고, 어떤 강사가 되어 어떻게 활동할지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우선, 정규 강사는 조금 고민이 되었다. 뭔가 다시 직장 생활로 돌아가는 느낌이었고, 내가 하고자 하는 수업이 무엇인지 정하지 못해서 공고를 보고도 지원하지 못했다.


트렌드기 궁금하기도 했고, 여러가지를 경험해보고 싶어서 일단은 대강 강사로 활동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보니 나 혼자만의 사업체가 된 기분이었다. 그렇다. 대부분의 강사들은 프리랜서다. 자영업자였다. 오전에는 A요가원, 오후에는 B요가원, 월수금은 어디, 화목은 어디, 비는 날에는 대강. 때로는 개인레슨, 때로는 기업 출강... 강사들의 삶도 치열했고, 페이는 여유롭지 못했다. 여기도 참 치열한 삶 이었다.


내가 나누고 싶은 요가를 계속 생각했다.

200시간의 수련을 하면서 나를 계속 마주했고, 가야할 길을 만들어보았다.

이제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보려 한다.

앞에 아무것도 없지만, 누가 뭐라고 할 사람도 없고 내 마음대로 내 길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나 스스로에게 확신이 생겼다.


200시간 수료 후 졸업!



2021년 6월 5일(토) 오후 7:30!

홍대요가쿨라에서 오픈클래스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남녀노소 모두가 할 수 있도록 쉬운 시퀀스로 구성했습니다. 요가를 나누러 오세요!!


*남/녀 탈의실이 있고, 공용매트(만두카프로라이트)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오픈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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