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불편함을 느끼면서부터...
먼저, 저의 소개를 해야겠네요.
안녕하세요, 저는 20년 동안 무용을 전공했고 대학을 졸업하고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J-Space라는 Co-Working SpaceManager로 일하고 있는 혜룡이라고 합니다.
이전에 제가 기록한 글들을 통해서 어느 정도 저를 파악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10개월 동안 제주도에서 IT 관련한 많은 분들과 만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들이 참 많아서인지 저도 점점 개발자 분들이랑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불편함을 느끼면 직접 해결하는 것.
이전에 저는, 무용교육 프로그램 기획이나 여행 기획 등을 했었습니다. 기획과 운영을 직접 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제가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방향이 좋다고 생각해서 센터에 있는 동안 발생되는 문제들은 직접 해결하지 않고 외부에 맡겼었습니다. 그러나 딱히 마음에 들지 않았고 비용이 많이 발생되는 부분에서는 외부에 맡길 수 없는 상황도 있었지요.
제가 J-Space라는 Co-Working Space를 운영하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불편한 점은 바로 회의실 예약 부분입니다. 센터에는 소규모 회의실이 2개, 강연실이 1개 있습니다. 센터 직원, 입주기업뿐 아니라 J-Space를 방문하는 모든 이용객이 이 곳을 사전에 예약하고 사용하는데 기존의 운영 시스템으로 관리를 하기에는 불편한 점들이 많았습니다.
이용객의 입장에서는,
센터에 방문해서 회의실을 이용하고 싶은데 예약을 하려면 PC를 찾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센터 내부에선 PC가 없습니다. PC를 구했다 하더라도 창조경제 타운에 회원가입을 해야 합니다. 회원가입을 하고 드디어 시설 예약을 하려는데 예약하고 싶은 시간이 이미 누군가 예약되어있네요. 그 예약을 누가 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다른 시간으로 예약을 하고 나서 기다렸는데 관리자가 바로 확인을 하지 않으니 승인이 되지 않고 있지요. 지금 바로 승인이 떨어져야 팀원에게 회의실을 쓸 수 있는지 아니면 빨리 다른 곳을 알아봐야 하는지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말이죠. 센터 시설 담당자에게 연락해서 승인을 받았습니다. 알고 보니 신청한 이메일로 승인 여부 메일이 와 있었네요. 메일로 확인할 수 있는지 몰랐습니다. 자, 그러던 와중에 팀원이 왔습니다. 아까 블락 처리되어서 예약할 수 없는 시간이 알고 보니 팀원 중 누군가가 일찍 신청했었네요! 저는 괜히 시간낭비를 해가며 신청을 했군요. 내가 예약했던 회의실을 다시 취소하려고 홈페이지에 로그인해서 접속했습니다. 나의 예약 내역을 확인했는데, 캘린더로 보이지 않고 게시물로 줄줄이 올라가져 있습니다. 최근 신청했다면 바로 맨 위에 올라와 있어서 찾기 쉬운데, 만약에 예전에 신청했고 그동안 신청한 내역이 많다면 찾는 것도 일이겠군요. 급하게 회의실을 예약하고 싶어도 PC가 없으면 확인이 어렵고, 모바일로도 신청이 안되니 너무 불편한 상황입니다.
관리자 입장에서는,
아침에 출근하고 제일 먼저 시설 예약 관리자 페이지로 접속합니다. 신청건이 정말 많네요. 내용을 읽어보고 승인할 수 있는 건인지 아닌지 판단합니다. 상업적이거나 종교적이거나 그런 건은 반려를 합니다. 또한 운영시간 외에 신청이 들어온 건은 반려를 합니다. 신청 시에 운영시간 외에는 클릭할 수 없도록 블락하면 참 좋을 텐데 그런 기능이 없어서 반려 시, 반려 사유에 대해 기입합니다. 신청이 오면 알림 기능이 있지 않기 때문에 관리자가 하루 종일 페이지를 새로고침 하지 않는 이상 일괄 처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갑자기 어느 팀에서 급하게 회의실을 잡아달라고 요청합니다. 센터 내부 회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하는데, 조회를 하려면 줄줄이 되어 있는 신청 내용을 일일이 클릭하거나, 조회 버튼에서 날짜와 회의실을 선택한 뒤 또 줄줄이 어느 시간이 비어 있는지 게시물을 눌러 예약 정보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게 너무 번거로워서 관리자는 구글 드라이브 엑셀 시트를 만들었고, 신청 승인과 동시에 엑셀 시트에 옮겨 적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트를 팀원들과 공유하였습니다. 처음엔 편리했지만 몇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구글 계정이 없는 직원은 이 시트를 확인할 수 없고, 구글 계정을 만들었지만 구글을 잘 사용하지 않아 바로 확인이 어렵고, 분명히 시트에는 예약 잡힌 건이 없었는데 신청하려 보니 예약이 잡혀있는데 누가 신청했는지 모르고 내가 신청을 언제 했었는지도 기억을 못 하는 상황에 결국 관리자에게 와서 물어보게 됩니다. 관리자는 구글시트에 행여 잘못 입력하게 되면 나중에 팀원들의 짜증을 듣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팀별로 회의실 예약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계속 관리자에게 물어보면, 관리자 입장에서는 하루 종일 시트를 확인하고 신청내용을 옮기는 막일을 계속해야 하는 상황에 다른 업무를 전혀 할 수 없게 되죠. 비효율적인 활동을 계속하고 있네요. 심지어 팀별로 사업을 진행하기 바쁘니 관리자에게 회의실 예약 요청을 했을 때, 관리자는 센터 홈페이지에서 개인 계정으로 로그인하고, 시설 예약을 하고 다시 관리자 페이지로 돌아와 승인하고 구글시트로 옮기는 작업을 합니다. 이렇게 한 건을 끝냈는데 취소하고 다른 회의실로 옮겨달라는 요청이 들어오면 다시 센터 홈페이지 로그인하고, 기존 예약을 취고하고, 다시 새로 예약하고 관리자 페이지로 돌아와 취소를 합니다. 한 번에 관리자 페이지에서 예약된 건을 눌러 취소하고 원하는 회의실과 시간을 눌러서 예약하는 등 관리자가 그런 것이 바로 가능하다면 이런 번거로움도 없을 텐데요...
로그인을 하고 시설 예약을 들어가면 다음과 같은 화면을 만나게 됩니다. 회의실과 날짜를 선택하면 예약 가능한 시간이 나옵니다. 한 시간 단위로 누를 수 있고, 연달아 체크해야 합니다. 회의실 신청 가능 시간은 오후 6시까지 이지만, 신청 화면에서는 저녁 10시까지 되어 있네요. 6시 이후로 체크하면 어차피 반려처리될 텐데.. 전혀 블락이 되지 않습니다.
내가 예약한 시설 예약을 볼 수 있습니다. 줄줄이 되어 있어서 예전에 예약한 건이라면 페이지를 쭉쭉 넘겨서 찾아야 합니다.
관리자 페이지에서 시설 예약 관리를 들어가면 다음과 같은 화면으로 나옵니다. 회의실이 많지 않지만, 회의실이 많아지면 확인하기 매우 어렵겠지요. 만약 상사가 오늘 예약 가능한 회의실과 시간이 어떻게 되지?라고 물어본다면.... 검색에서 오늘 날짜를 검색하고 저렇게 올라온 줄줄이 게시글을 들어가 확인하고 찾아내야 합니다. 예약이 많이 잡혀있는 날이라면 찾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요.
그래서 승인과 동시에 구글 엑셀 시트에 옮겨 적습니다. 표의 양식을 다음과 같이 만들었고, 한눈에 날짜와 회의실의 예약 현황을 볼 수 있도록 했습니다. 혹시라도 입력을 실수하면 이 시트를 보는 팀원들은 잘못된 정보로 일정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표를 보고서 바로 신청을 넣어달라거나 신청건을 취소해달라고 하는데, 신청/취소/승인 과정이 얼마나 번거로운지 그들은 모를 겁니다;; 말 한마디에 그냥 적는 그런 게 아니랍니다;;
이런 번거로움에 저는 깊은 고민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특히 회의실은 J-Space 멤버나 입주 및 보육기업이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는데, 오히려 외부 기관에서 요청이 많이 들어오고 도청이나 기업에서 회의공간이 부족하다며 신청을 잡아달라는 요구도 많이 들어옵니다. 그럴 경우, 저희는 기관대 기관으로 어쩔 수 없이 승인 하지만 진정 이 회의실에서 아이디어 회의를 해야 하는 회원들은 이용하지 못하니 컴플레인을 걸 수밖에요.. 누구를 위한 J-Space인가!!!!
그래서, 밤중에 재미난 상상을 하며 끄적끄적 적고 그린 것들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순식간에 많은 분들이 좋아요를 눌러주시고, 댓글도 달아 주셨습니다.
이 뒤로 몇몇 분들의 응원 메시지와 의견들을 주셨습니다. 한번 직접 기획해볼까?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대해서, 코딩을 모르는 나는 직접 개발을 하는 범재님을 만났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개발하시는 분들이 어떻게 작업을 하는지 들어보고 함께 앞단을 어떻게 기획해야 하는지, 그리고 여러 가지 IT용어들에 대해서 나는 질문하고 이해하려고 했다. 확실히 1:1로 과외를 받으니 개발이 어떤 것인지 살짝은 알 것 같았다.
예를 들면, 많은 기능들을 다 넣을 것이 아니라 가장 필요한 기능들을 먼저 구현하고 추가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라거나 그 방법이 에자일 방법이라는 것 (에자일과 폭포 수중에 선택하자면 우리는 에자일이다. 에자일이 무엇인지 몰라서 한참을 설명을 들은 후에 알았다..), UX를 고려해서 기획해야 한다는 것, 그래야 UX/UI 디자이너가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UX와 UI 그리고 UX디자인과 UI 디자인은 다르다. 이 개념을 이해하려고 그동안 이 분야의 사람들이 올린 글들을 수없이 읽으며 나름의 정의를 하고 있다.), 모바일 앱으로 하느냐, PC로 하느냐, 둘 다 하느냐, 반응형으로 하느냐에 따라 개발도 다르다는 것... 우리는 반응형을 선택했다.
반응형이란, PC버전인데 화면 사이즈에 따라 자동으로 크기가 맞춰지는 아주 신기한 것이었다~!! 요즘처럼 모바일 화면 사이즈도 다르고 패드도 있고 할 때, 일일이 그 픽셀에 맞춰 작업하긴 힘드니, 반응형을 많이 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제주 어디 https://www.jejuod.com/' 가 반응형의 대표적인 예이다. (내가 잘 아는 분의 사이트로 설명을 해주니 이해가 정말 빨랐다.)
우선,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회원가입 부분이랑 시설 예약 부분이었다. 다른 기능들은 추후에 필요에 의해 작업하기로 했다. 간단한 것 같지만 회원가입 하나하나도 흐름 작업을 하면 유저(이용자)/관리자(어드민)를 나누어서 구성해야 하고, 백엔드와 프런트엔드 작업까지 하려면 굉장히 많은 일들을 해야 한다. 이 작업은 범재님이 맡아서 하고, 나는 기획회의 내용을 바탕으로 UX를 고려하여 간단하게 스케치를 시도했다.
스토리보드 작업이라고 하는데, 나는 처음부터 완벽한 화면을 그리려 했었다. '카카오 오븐' 이라거나 그러한 툴을 사용해봤는데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직접 모바일 화면 스케치를 출력해서 손으로 그렸다. 그리면서도 이미 디자인을 생각해서 그리고 있었다. 원래는 꼭 넣어야 하는 기능만 기획해서 넣고, 위치라던가 세부 디자인은 기획한 목적에 맞게 디자이너가 작업을 하는 것이다. 그것을 고려하지 않고 그리다 보니 자꾸 수정할 부분들이 생겨서 멘붕에 빠졌다.
그래서.. 다음날 아침, 나의 구원자 전정환 센터장님과 초기 기획단계부터 다시 이야기하게 되었다.
먼저 문제점에 대해 명확히 해야 하고, 주요 타깃 고객이 누구인지 정해야 했으며 그에 맞는 가치제안 후 설루션들을 나열하고 그에 맞게 개발 작업이 들어가야 했다.
나는 왜 이 시설 예약 앱이 필요한지 다시 생각했다. 이용자와 관리자의 입장에서 문제점을 다시 나열하고, 한 문장으로 추리는 작업부터 다시 시작한다. 이것이 정리되고 주 고객이 결정되면 그다음의 가치제안과 설루션이 나올 것이고 그것들은 문제정의와 주요 고객에 맞도록 가치제안과 설루션은 계속 바뀌고 새로 나올 것이다. 그중에 맞는 것에 따라 스케치 과정이나 개발 부분이 진행되는 것! 흔들림이 없으려면 문제정의와 주요 고객이 명확해야 한다!
그 과정은.. 다음에 공유를 드릴게요.
저는 그럼, 좀 더 딥한 고민과 작업을 하러 이만... 총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