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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룡 May 29. 2016

낯선 감각 찾기

2016년 5월 25일의 기록.

새롭고 재미난 것들이 보이던 입사 초반.

이제는 나도 무감각한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알람 소리보다 먼저 눈이 뜨여서 밝은 하루를 맞이하던 아침이 3개월이 지나 지금은 시끄러운 알람 소리에 억지로 몸을 일으켠다. 몸이 무겁다. 깊게 잠을 자긴 잔 것일까?

평소보다 일찍 출근해서 카페테리아를 둘러본다. 고요한 적막에 또각또각 나의 구두 소리가 울린다.

벽면, 계단위, 복도, 가운데, 창가, 카페테리아, 인폼..하나씩 불을 켜면서 사람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지금 이 순간 만큼은 나만을 위한 공간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아 내가 듣고 싶은 노래를 틀고 읽고 싶은 잡지를 읽거나, 앞을 보며 멍때린다. 아무 걱정도 하지 말고 앞만 보자.

그렇게 10분이 지나면 일찍 출근하는 직원들이 하나 둘씩 스페이스로 내려와 커피를 뽑는다.

다시 시작된 일상이다.


나는 가끔 컴퓨터에 앉아서 각자의 업무만을 하는 사람들이 부럽다.

테라스로 나간다. 담배 연기가 가득 피어오르는 쓰레기통에서 멀찍이 떨어져 제주의 시원한 바람을 맞이한다. 어디선가 또 거북한 연기가 피어오른다. 그럴때면 나도 담배를 배워볼까..그랬다면 걱정을 연기로 태워 올릴 수 있었을까? 담배를 태우면서 휴식할 시간을 만들 수 있었을까? 그랬을까? 그런 생각을 한다.


아차. 나는 이미 이곳이 익숙해져 버린 것이다. 낯선 감각을 잊어버렸다. 일상이다. 지겹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새로워서 흥미로워서 즐거웠던 시간들을 이미 끝나버렸다. 전혀 새롭지 않고 귀찮아진 것이다. 슬퍼졌다. 낯선 감각을 찾아 줄 여행을 준비하자. 나는 또 여행을 하는 중이다. 이 곳을 새롭게 보자. 나는 이 곳을 처음처럼 여기고 새로운 시선에서 보아야 한다. 그래야만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다.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출근을 시작하면 나는 '일상' 일까 '여행'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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