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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룡 Sep 01. 2018

커뮤니티 일지-울릉도 편

울릉도 입도!

2박 3일, 울릉도에 코워킹스페이스 관련 이슈로 울릉도 체류자+국내/해외 코워킹스페이스 관련 전문가 워크숍으로 왔다.

아마도 나는 제주라는 섬에서 코워킹스페이스 커뮤니티 매니저로 근무한 이력이 있기에 초청받았다고 생각된다.

우선, 울릉까지 가는 길이 멀고도 멀었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5시 40분에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KTX를 타고서 2시간 30분을 달려 포항에 도착, 택시로 항구까지, 그곳에서 대기해서 썬플라워호를 타고서 3시간을 바다 위에서 시간을 보내고 울릉도에 무사히 입도. 차량을 렌트하여 숙소가 위치한 마을까지 한 시간 가량을 달렸다. 첫 식사를 오후 3시 반에...

피로가 쌓였지만 울릉에 왜 코워킹스페이스를 만들어야 하는지, 왜 울릉살이를 기획하여 시작하게 되었는지, 일본 마스마스와 방콕 HUB의 사례 발표를 통해 울릉에 적용 가능한 코워킹스페이스는 무엇인지 이야기 나누었다. 그다음 날은 세 팀으로 나뉘어 전문가들이 울릉살이 팀들과 울릉도 곳곳을 돌아보며 시간을 보냈다. 그 후에는 울릉살이의 이야기,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으며 새벽까지 빠듯한 일정이 이어졌다.

나는 울릉에 왜 코워킹스페이스가 필요한지, 왜 만들고자 하는지 이유를 알기 어려웠다. 이곳에 오는 것도 힘들고 비쌌으며, 딱히 멋지거나 맛있는 음식점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무척 비싸고 머무를 집도 없었다. 민박이나 펜션이 있지만 어마어마하게 비싸다. 제주의 3배.. 아니, 그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

주거 문제는 상당히 심각했다. 이곳의 땅값은 평당 천이 넘는다. 건축비도 육지의 2배. 주민들은 본인의 집에 여분의 방을 만들 여력이 없다. 그러니 숙박 비용이 엄청나다. 이곳 한 달 월세를 어찌어찌 구해도 백이 넘는다. 또, 이곳의 교통은 더욱 심각하다. 버스의 배차도 심하고 구불구불 산길이 많아서 차량으로 이동하면서도 위험한 순간이 많았다. 렌트도 비싸고 보험도 안된다.

발표에서도 울릉에 어느 위치에 어떤 건축물을(코워킹스페이스) 지을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가득했고, 젊은 청년들이 와서 울릉에 이러이러한 부분을 해결했으면(울릉 활성화) 한다는 바램을 말할 뿐... 과연 그 문제를 꼭 코워킹스페이스로 해결해야 했을까? 그것이 해답이었을까? 그냥 예산으로 건축물을 짓기 위한 끼워 맞추기식 논리는 아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굉장히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데, 체류자들의 이야기를 듣고서 약간의 희망이 보였다.


이곳은 인터넷도 잘 안되고, 전화도 잘 안되며 교통도 불편하고 주거는 불가능한 상태이며 마땅한 일자리도 없습니다. 하지만 울릉도가 너무 좋습니다. 기대 이상이며 이곳에 더 있고 싶습니다. 중간에 육지에 나갈 생각? 전혀 없었습니다. 진지하게 이곳에 이주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울릉도 주민들은 우리를 너무도 잘 챙겨주십니다. 우리에게 먼저 다가와 이야기하고 이곳의 히스토리를 들려주시고 이것저것 챙겨주고 연결도 시켜줍니다. 몇몇의 젊은 청년들과 좋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이곳이 너무 좋습니다.


열악한 환경에도 이들은 그것을 불평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흐름을 따라서 살아갈 방법을 찾고 있었다.

마스마스 코워킹스페이스 발표

마스마스 코워킹스페이스 발표 내용 중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었다.


Q. 지역에 코워킹스페이스가 필요한 이유는?

방문하는 사람은 모두 좋은 자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지역에 재투자되어야 합니다. 모두가 서로 상호작용 함으로써 장소 지속 가능하게 되어야 합니다. 그곳을 운영하는 회사는 돈 벌기보다 참여하고 관여하여 모든 사람이 서로 연결되고 상호작용 할 수 있도록 하는 로컬 커뮤니티를 형성하도록 해야 합니다(듣고 의역하면서 본 발표 내용과 살짝 다르게 해석되었을 수도 있음).

-마스마스 코워킹스페이스 발표 내용 중


체류자들과 다니면서 만났던, 그리고 체류자들을 통해 들었던 울릉도 주민들은 모두 우리를 좋아했다. 젊은 사람들이 찾아주어 고맙고 울릉 살이, 그리고 많은 청년들이 이곳에 있는 것을 좋아했다. 이곳에 더 많은 청년, 외지인이 오는 것을 원했다. 이곳을 활성화하려는 오픈 마인드로 가득했다. 심심한 이곳에 사람들이 찾아와 서로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관심이 많으셨다.


나는 워크숍이 종료된 이후에도 하루 더 머무르며 울릉도를 더 즐겼다. 몇몇의 남은 전문가들과 시간을 더 보내며 울릉도 코워킹스페이스에 대하여 이야기 나누었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은...

울릉도 활성화를 위해선 주거나 교통, 인터넷과 같은 최소한의 것들이 어느 정도 개선되어 세팅된 후 도외의 청년인재를 체류하여 교류하는 코워킹스페이스가 생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이곳의 커뮤니티 매니저는 지역 청년 중에서 해야 하며, 예를 들면 지금 울릉살이 멤버가 머무는 숙소 사장님의 따님이 이 멤버들과 나이가 비슷하며, 펜션 안 카페를 운영하기에 멤버들과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것저것 챙겨주고 알려준다. 딱 이런 분들이 커뮤니티 매니저로 적합하다고 생각된다(이는 다른 전문가들도 동일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었다).

상호작용, 참 중요한 단어다. 서로 주고받는 것이 정확히 맞물려 시너지가 있어야 하는데, 울릉에서 이에 대해 얼마나 잘 이해하고 추진할 수 있을진 모르겠다. 체류하는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만 하는 건 아니었는지 걱정도 되었다.


아쉬움도 있었고 기대도 되었던 울릉.

덕분에 나도 커뮤니티에 대해서 많은 생각과 의견을 나눌 수 있었고 다양한 전문가와 체류자와 교류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이곳에 참석할 수 있도록 도움 준 ‘로모’에게 감사를...


울릉살이+전문가와 함께한 울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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