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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안톤 Jun 28. 2020

행복, 찾지마세요.

어제는 어떤 하루였나?

오늘은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는가?

스스로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행복하게 살고 있냐는 질문에 자신 있게 '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정말 그런지 하루를 되짚어 보자. 아주 천천히.



이런 일만 있었나?

카페에서 새치기하는 사람을 만나서 불쾌함을 느꼈다.

의견이 충돌해서 언성을 높이고 화를 냈다.

상사로부터 잔소리를 들었다.

가만히 있어도 덥다.

손톱이 부러졌다.

밥을 먹다가 흰 옷에 김치 국물이 묻었다.


이런 일도 있었을 것이다.

버스가 제시간에 도착했고, 내가 좋아하는 자리가 비어 있다.

어제 까지 고민하던 문제가 해결됐다.

친구들과 시시콜콜한 농담을 하다가 빵 터졌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을 봤다.

며칠 뒤 도착할 줄 알았던 택배가 오늘 도착한다는 문자를 받았다.

파마한 부장님의 머리가 아줌마 같아서 웃겼다.

평소 보고 싶었던 영화가 넷플릭스에 신작으로 올라왔다.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침대에 편안하게 누워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책을 봤다.



행복은 로또 당첨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당첨된다면 무척, 아주, 심하게 기쁘겠지만)


먹고살기 힘들어죽겠는데 행복은 무슨 얼어죽을!

금전적인 어려움이 있는 사람은 지금 당장 다른 것을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다. 몸이 아프거나 집안에 우환이 있는 경우도 '행복'이라는 단어가 사치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본인이 처한 상황 중 단 한순간이라도 행복을 느낀다면 또 그것을 잊지 않으려 한다면, 마냥 불행한 하루를 보냈다고 할 수 없다. 설령 그것이 단 1초였더라도 말이다.


숨을 쉬는 한, 사람은 하루를 살아야 하고 또 살아내야 한다.


행복한 하루를 보냈다고 느끼기 위해서는 이러한 찰나의 행복을 기억하는데 시작한다. 감정도 기억이다.  오랜시간이 지나면 불행한 기억은 세월이 보정을 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그만큼의 인내와 고통의 시간을 겪었을 때 가능하다.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는 당장 슬프고 분노하고 우울한 감정보다 행복하고 즐거운 기억을 더 오래 간직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학습을 하듯 기억을 곱씹으며 반복해보자. 틈이 날 때마다 좋은 감정을 머릿속에 되새겨 보는 습관을 가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는 휴대폰 메모 어플에 좋은 감정을 기록한다. 빵 터지는 아재 개그부터 무심코 바라본 하늘의 시원한 느낌까지 기억하고 싶은 좋은 순간과 감정을 메모하고 심심할 때마다 들여다보곤 한다. 그렇게 오래 기억에 머물게 하여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행복함을 유지하는 것이다. 화가 나거나 슬프거나 괴로운 일은 절대로 적지 않았다.


행복한 기억은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내일을 기대하게 되고 오늘을 감사하게 만드는 힘도 있다.

흔한 표현 중에 '행복을 찾는다'라는 말이 있다. 보물 찾기도 아니고, 행복을 대체 어디서 찾는단 말인가.

행복은 내 발아래에도 있고, 책상서랍에도 있다. 공기처럼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이것이 행복인지 모르고 지나칠 뿐이다.


행복은 인지하고 느끼고 기억해야 가치가 있다.


자신의 하루에 행복을 느끼고 만족하는 사람은 자존감도 높아진다. 이렇게 쌓인 행복한 하루가 일주일이 되고 일 년이 되어 나의 삶과 주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자신이 불행하고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 당장부터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을 관찰하고 느껴보자. 아주 자세히 새삼스럽게 바라보길 바란다. 내 주변에 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으니까.


개구쟁이 스머프에 나오는 투덜이 스머프는 항상 불만이 많고 매사에 투덜거렸다. 딸기 한바구니에 행복을 느끼는 다른 스머프와 달리 매사에 부정적이다. 투덜이 스머프와 대화하는 다른 스머프들도 이런 투덜이 스머프때문에 대화도중 짜증을 내거나 질색을 하곤한다.


행복함을 느끼는 것도 습관화되어야 한다.

제시간에 도착한 버스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늦지 않고 갈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느끼는 사람의 하루는 분명 다르다.




요즘 들어 업무가 점점 늘다 못해 폭발하고 있다.

콜라를 신나게 흔들고 뚜껑을 열었을 때와 같고, 끓어 넘치는 찌개와 같다.


지금 맡고 있는 프로젝트에 신규 프로젝트까지 더해 두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신규 프로젝트는 내가 원한 바는 아니지만 본의 아니게 다리 한쪽을 담가버렸다. 그러나 생각보다 체력이나 정신적으로 피폐해지진 않았다. 그간 수없이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해온 경험도 있고, 나는 늘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 매일 생각한다.


아~ 오늘 하루도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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