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르가오에서 서핑
세부로 어학연수를 빙자 한 긴 여름휴가 가 시작됐다.
첫째로 영어 공부였지만 역시 잿밥이 더 관심이 끌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중에서도 서핑을 제대로 배워 보고 싶었다. 친구가 교환학생으로 있었던 이바라키에서 잠깐 접한 서핑은 환상을 심어 주었고 다시 파도 위에 서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샤르가오
필리핀은 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답게 서핑 스폿도 여러 군데 있었다.
그중에서도 샤르가오를 택한 것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민박과 서핑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택 하였다.
샤르가오는 매년 국제 서핑대회가 열릴 정도로 전 세계 서퍼들이 찾는 스폿 중 하나이다.
출발
사장에게 카톡으로 필요한 내용을 친절히 설명받고, 돈을 입금하고 들뜬 마음으로 여행날 만 기다렸다.
샤르가오 까지 세부 막탄에서 국내 항공을 이용해서 출발했다.
비행시간은 40분 정도 걸리지만 세부퍼시픽은 연착이 유명해서 마음을 비우고 기다려여야 속 편하다.
새벽에 택시를 타고 공항에 도착해서 표를 받자 떨리기 시작했다.
마음은 이미 푸른 하늘 밑에서 하얀 파도 터널 속으로 서핑하는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다.
졸리비에서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비행기에 탑승했다.
프로펠러 가 달린 비행기를 보자 마음이 더욱 들뜨기 시작했다.
탑승후 비행기 안은 예상보다 떨림이 심해서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피치항공을 타고 오키나와에 처음 갈 때 비행기 안의 떨림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무사히 도착해서 공항의 규모와 파란 하늘을 보고 놀라며 설레기 시작했다.
숙소가 있는 제네럴 루나(GL)라고 부르는 곳까지 승합차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일인당 300페소이다.
같이 탑승한 일본인 커플은 10분쯤 달리다 얼굴이 똥색이 돼서 들어보니깐 케리어를 안 찾고 공항에 두고 왔다고 한다. 짐도 깜빡 잊을 만큼 샤르가오의 첫인상은 그만큼 강렬했다.
도착한 후 반갑게 맞이해준 현지인? 커플(지금은 부부)과 오랜만에 한국어를 사용하니 오랜 친구들을 만난 기분이 들었다.
발리에서 서핑을 하다 지금은 샤르가오에 정착해서 서핑을 하고 서핑을 사랑하는 서핑에 미친 사람들이다.
서핑
강습은 사장이 가르쳐 주는 게 아니고 현지인을 고용해서 가르쳐준다.
이것이 바로 상부상조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장 말로는 동생이 더 잘 가르치는데 나쁘지 않다고 소개한 현지인은 다니엘이다 내가 알고 있는 다니엘과 많이 다르지만 싱글싱글 계속 웃는다.
서핑은 보드 위에서 자세를 잡고, 길고 빠르게 파도를 타면서 질주하면 된다. 물론 고수들은 파도를 환승하면서 더 길게 파도 위에서 춤을 춘다.
해변가에서 기본자세, 패들링을 연습하고 바다품으로 달려갔다.
파도를 이기지 못하고 몇 번 곤두박질친 끝에 보드 위에서 자세를 잡고 작은 파도를 탔다.
서핑을 잘 타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이 있겠지만 초보자들은 균형감각과 유연성, 근력이 있으면 파도가 좋은 곳으로 데려다준다.
에티켓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바다지만 서핑을 할 때는 암묵적인 룰이 있다.
먼저 패들을 하고 있는 사람이 정한 파도에 껴들기 해서 타면 안 된다.
최대한 서퍼들 간의 간격을 유지해야 한다.
자신의 보드는 잘 지켜야 된다. 다른 서퍼들에게 흉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항상 자신의 위치나 다른 서퍼들과 대화를 통해 배려를 해줘야 한다.
이밖에도 많은 에티켓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 들이다.
풍경
보드 위에 의지 한채 바라본 바다와 하늘 풍경은 오롯이 나만을 위해 만들어진 것 같다.
파도타기에 지쳐 보드 위에 누워 있으면 파도소리, 바람소리, 사람들 넘어지는 비명소리가 합쳐져 내면 깊숙이 파고든다
서핑 2
좀 더 좋은 파도를 타기 위해 초반 패들링은 기세 좋게 쭉쭉 나간다.
잔바리 파도로 몇 번 타지만 추진력이 생기지 않아 혼자 슬럼프에 빠졌다.
파도를 탓하며 프로들이 타는 스폿으로 날 데려다줬으면 근사하게 탈 수 있을 텐데 하는 갓잖은 핑계가 날 위로한다.
뒤에서 파도를 느끼며 혼자 타이밍을 보고 피드백받은 자세를 취하려고 노력한다.
마무리
밤에는 숲에 우거진 클럽에서 낮에 타던 서퍼들과 함께 망고 소주를 마시고 취한다.
클럽 천장 싸이키 조명 대신 하늘에 셀 수 없는 별이 보이고 담배연기, 술 냄새보다는 정글의 숲과 바다 향기가 더 진한 클럽이었다.
덧
선크림은 뒤에도 꼼꼼히 처발처발 해야 된다.
샤르가오에서 서핑은 현실에서의 힘든 파도를 잊게 만들어 준 소중한 섬으로 기억되고 다시 한번 가고 싶은 곳 1순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