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커버스커 이상형
회사에서 동료들과 점심을 같이 먹다보면 그 짧은 1시간 사이 시시콜콜한 온갖 얘기를 하게 된다. 지난주 오랜만에 동료들과 밥을 먹으면서 각자 모두 솔로였던지라 자연스럽게 각자의 이상형에 대한 얘기를 했다. 각자 성격이 다르듯 모두 추구하는 이상형이 다 달랐다. 키큰 사람은 무조건 자신보다 키큰 사람이 이상형이었고, 진한 스타일의 얼굴이 이상형인 사람이 있었고, 아이돌상이 이상형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서로의 이상형을 듣고 겹치지 않는다며 다행이라고 했다.
이상형을 만난다면
이상형 얘기를 하고 이상형을 만나본적이 있는지에 대한 주제로 흘러갔다. 이상형을 아직 본적은 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고 본적은 있지만 그게 끝이었다는 사람이 대다수였다. 적극적이었던 동료 중 한명은 이전 회사에서 1년넘게 출근시간대에 지하철에서 자신의 이상형을 본적이 있다고 했다. 퇴사할 때 쯤 출근길에 자신의 명함과 쪽지를 그 사람에게 건네주었으나 별다른 연락은 없었다고 했다. 아마 여자친구가 있었거나 본인이 그 사람의 스타일이 아니라 연락을 하지 않은것 같다고 했다. 이상형이지만 아예 모르는 사람에게 그렇 적극적은 행동을 했던 동료가 대단해 보였고, 잘됐으면 좋았겠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을 것 같았다.
나도 지금까지 내 이상형을 딱 한번 본적이 있다. 외적으로 내 스타일이라 처음 볼때부터 눈에 들어왔다. 알고보디 더 괜찮은 사람이었다. 지인이었지만 얽힌 관계들이 있어 가끔 다같이 만나는 사이정도로 지냈다. 그렇게 지내다가 흐지부지 되기 싫어 내 마음을 표현했었는데 정말 정중하게 거절당했다. 그 때 깨달았다 이상형은 나와 다른차원에 있는 잡을 수 없는 존재라는걸.
내 이상형은 더 높은 이상형을 원한다.
주말에 머리를 하러 미용실에 갔다. 학창시절부터 10년동안 다닌 미용실이라 원장님은 나에대해 많은걸 알고계셨다. 심지어 내 연애사와 내가 이상형에게 까인?것도 알고계셨다. 뭐 좋은 소식 없냐고 해서 그동안 소개팅을 여러번 했지만 잘되진 않았다고 했다. 기혼자인 원장님은 아직도 이상형을 찾냐며 본인의 경험상 내가 원하는 이상형은 보다 더 높은 이상형을 원한다고 했다. 그러니 이제 이상형을 내려 놓으라고 했다. 사람은 보통 자신의 가치보다 조금 더 큰 상대를 본는적으로 원하기에 틀린말이 아니었다. 원장님 뿐만 아니라 기혼자인 주변의 지인들이 하는 말의 맥락과 비슷했다. 이상형을 내려 놓아야 한다고. 생각해보니 이상형이라는 주제는 대부분 결혼을 하지 않은 미혼의 주제였다.
이상형을 만난다는건 행운이다.
이상형이라는 존재는 내 세계속에 존재하는 말그대로 이상적인 형태의 이성상이다. 가끔 이상형을 만났다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아주 드문 확률로 소설이나 영화에서나 존재할법한 아름다운 이야기다. 내 세계속에서 존재하던 사람을 실제 현실에서 만난다면 그보다 더 큰 행운이 있을까? 이상형이라고 다 멋진사람만 이상형이건 아니다. 제눈의 안경이라고 내눈에만 멋있고 예쁜사람이 있고 알아가보다보니 이상형이 되는 경우도 있다. 어쩌면 이상형이라는건 결혼전까지 존재하는 환상일 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https://www.youtube.com/watch?v=7IfqHJ9giH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