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발라드 1번
요즘 아이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어렸을 때인 9n년생 대부분의 친구들이 피아노 학원을 다녔다. 특히 엄마가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우고 싶었지만 배울수 없어서 본인 딸만은 피아노를 배우게 하고 싶었다며, 피아노에 관심없던 나는 엄마 덕분에 피아노학원에 다녔고 집에 업라이트 피아노도 있었다. 피아노 학원을 초등학교 6년내내 다녀서인지 사춘기가된 중학생 때에도 친구들이 가요나 아이돌을 좋아할 때 나는 클래식을 들었다. 무언의 노래가 주는 힘이 좋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주와 같이 한여름의 끝자락, 조금은 선선하지만 아직은 습한 날씨에 항상 생각나는 음악이 있는데 바로 쇼팽 발라드 1번이다. 수시원서를 넣을 쯤인 팔월말에서 9월초, 혼란스러운 고3 시절에 쇼팽 발라드 1번을 듣고 가슴이 울렁거렸다. 쓸쓸하면서 슬프기도 하지만 뭔가 모르게 평온하게 만들어 줬다. 이후 한여름 끝자락만 되면 쇼팽 발라드 1번이 생각이난다.
쇼팽 발라드1번은 쇼팽의 4개의 발라드 중 가장 유명한 곡이다. 영화 피아니스트에서 영화 후반부에 숨어있다 독일군에게 발각된 주인공이 마지막 연주인것 처럼 혼신의 힘을 다해 치던 곡이기도하다. 쇼팽이 무려 26살에 작곡한 곡인데 6개 화음으로 웅장하게 시작해서 잔잔한 왈츠풍으로 이어진 다음 조금씩 절정에 이르러 웅장하게 끝이난다. G minor 답게 곡 주제가 전반적으로 쓸쓸하다. 그래서 그런가 가을이 시작될 무렵이면 항상 이곡이 생각난다.
예전에 누군가 나에게 이상형을 물어보면 한여름 끝자락에 쇼팽의 곡을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했는데, 친구들이 장담하는데 절대 없을거라고 했다. 그들의 말이 맞았다. 지금까지는. 아직 한여름 끝, 초가을 입구의 쇼팽을 이해하는 사람을 한번도 본적이 없다. 그래도 앞으로 혹시 그런 사람을 볼수 있지 않을까? 출근길에 쌀쌀하면서도 습한 기운이 오늘 온종일 내 머릿속에 쇼팽발라드 1번을 맴돌게 했다.쇼팽 발라드 1번은 누가 연주해도 좋지만 크리스티안 짐머만의 너무 슬프지도 않은 깔끔하면서도 절제된 쇼팽 발라드 1번이 가장 좋다.
https://www.youtube.com/watch?v=BSvhsw2sCB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