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깨우는 아침 공부의 기적>을 읽고,
1호는 어린이집 시절부터 등원 전후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놀다 들어가는 아이였다. 우비를 입고 장화를 신고 뛰어다니며 홀딱 젖어서 들어가 씻는 게 일상이었다. 아이가 아픈 게 아니라면, 거의 매일이 놀이터였다. 그랬던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학습 습관'을 기르기 위해서 내가 선택했던 건 패드 학습이었다. 1학년 때는 일주일에 일기 쓰기 2번, 독서록 1번 쓰는 숙제만 있었기 때문에 놀려고 마음먹은 대로 놀기 쉬웠기 때문이다. 학교 갈 준비를 하기 위해 머리를 묶어야 하다 보니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동안 패드 학습을 하기 시작했다. 나름 습관이 잡히기 시작하니 아침 일찍 공부를 하고 등교를 하면 방과 후에는 실컷 놀기만 해도 되었다.
하지만 아이는 자랄수록 점점 아침에 일어나지 못했고, 해야 할 공부는 늘어나기 시작했다. 방과 후에 적당히 놀다가 들어와서 매일 계획된 학습을 하고 있는데 날마다 전쟁이었다. 내가 이렇게까지 싸워야 하나 밤마다 화가 나고 서로 기분이 상하는 날이 많았다. 그럴수록 나는 기를 쓰고 아침 일찍 일어나 나만의 시간이 간절했다. 그래서 미라클 모닝은 오롯이 나만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다 <뇌를 깨우는 아침 공부의 기적>을 발견했다. 이 책은 아이와 함께 아침 공부를 하는 엄마의 이야기이다. 첫째가 3학년일 때부터 아침 공부를 했고, 4년의 경험을 녹여 책을 썼다. 엄마표 공부모임도 진행하고 있는 재주가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 시간을 활용하는 게 어른들에게만 효율적인 게 아니라 아이에게도 좋은 일이라는 걸 새삼 생각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목차 소개
목차만 봐도 구조가 잘 짜여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이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 공부를 하는 것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그 시작엔 본을 보이는 부모가 있다. 그리고 아침 시간을 위한 환경 조성과 아침 공부법의 단계별 진행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아이 주도 5단계 아침 공부법 적용
책에는 챕터마다 질문을 던지고 답을 써보라고 한다. 그 답을 써 내려가면서 생각한 것은 결과적으로 아이 주도 5단계 아침 공부법의 내용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
1. 아이의 동의로 시작해야 한다.
공부를 한다는 건 학생에게 주어진 당연한 과제라고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공부를 한다는 건 스스로 마음의 준비와 각오가 되어야 지속 가능하다는 것에 동의한다. 매일 밤마다 아이도 나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 보니 차라리 아침 시간을 활용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은 나만의 것은 아니었다. 엄마가 일어날 때 자기를 깨워달라는 말을 몇 차례나 했었기 때문이다. 물론 아이의 의도는 새벽에 공부하고 학교 끝나고는 그냥 마냥 놀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필요성을 느꼈다는 점에서 1호는 마음의 준비는 되었다고 생각되었다.
2. 진짜 공부 경험을 위한 목표 세우기
이번 주에 처음 제대로 시작해 보았는데 내 욕심으로는 아침에 영어 공부를 하면 좋겠는데 아이의 생각은 달랐다. 그래서 일단은 일찍 일어나는 것에 집중했는데 다행히 아이는 일어나자마자 양치하고 씻고 나와서 옷을 갈아입고 공부를 했다. 패드 학습을 다시 시작했더니 아침에 스케줄링 되어 있는 공부를 마치고 등교하는 걸 목표로 삼은 것 같았다.
장기적으로는 스스로 아침 학습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를 좀 더 구체적으로 세우고 실천하는 것들을 연습할 수 있으면 좋겠다. 패드 학습은 아무래도 자기주도 학습이라기 보다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학습으로 보완책으로 진행하고 싶기 때문에 아이가 조금씩 훈련이 되길 바란다.
3. 가상 스케줄 짜기
매일의 학습을 위한 스케줄은 이미 정리가 되어 있지만, 아이 스스로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다음 주말 시간을 이용해 봐야겠다. 그동안은 아이가 참여하기는 했어도 내가 주도하는 편이었는데 조금씩 주도권을 넘겨주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야 매주 점검을 해보면서 스스로 계획을 수정할 수 있는 힘이 생길 것 같다.
4. 스케줄 보완하고 실천하기
스케줄은 언제든 변화 가능하지만, 계획이 수정되는 것이지 그날 기분에 따라 공부를 하고 말고 하는 건 안 된다. 실행해 보고 점검해서 보완하고 수정해서 자기에게 맞는 계획을 세워가는 걸 벌써부터 연습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나도 잘 못하는 걸 아이는 벌써 시작을 하는구나. 나중엔 나보다 더 잘해서 내가 조언을 구해야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 기대감도 생겼다.
5. 스스로 평가해 보기
스터디 플래너를 2권 샀다. 나는 시간까지 기록하고 있는데 아이는 아직 그 정도까지는 벅찬 것 같다. 매일의 일정을 내가 적어주고 아이는 그걸 보고 체크만 하고 있었다. 조금씩 하다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그리고 다시 1단계로 다시 돌아가라고 책에서는 말한다. 그때는 어떻게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거라고 한다.
나 혼자 하는 미라클 모닝은 그냥 내가 알아서 하면 되고, 그래도 너무 피곤하지만 않다면 언제든 눈이 떠진다. 그 시간이 이미 나에게 너무 소중해졌기 때문이다. 아이에게도 그렇게 소중한 시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책에 있는 수많은 문장 중에 가장 와닿은 인용문으로 마무리하려고 한다. 동기부여는 마법처럼 어느 한순간에 일어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변화를 위한 나의 실천이 습관이 되어 지속될 때에야 비로소 내가 달라진다. 책을 읽으며 만나는 수많은 문장에 마음이 움직이고 감동을 받아도 내가 원하는 모습이 되기 위한 작은 행동들이 습관이 되지 못하면 그것들은 힘을 잃는다. 소중한 아침, 성장을 위한 작은 습관들을 쌓아가는 시간을 보내야지. 혼자가 아니라 아이와 함께.
미라클 모닝을 하고 있는 엄마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그 좋은 거 혼자 하지 말고 다 같이 함께 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