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계속 썼더니 백일이 되었다.

나는 계속 쓸 것이다. 내 삶을 돌보기 위해서.

by 엄마코끼리
SE-96b27a4c-8ded-4bd1-96e2-6f5f9a2a4fa0.png?type=w1

백일 백장 도전기

브런치를 언제 시작했는지도 기억이 안 난다. 하다가 말다가를 반복했고, 쉬다가도 결국은 다시 브런치로 돌아오곤 했다. 그러다 <일 년의 미라클>을 읽으며 나도 제대로 뭔가 해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백일 백장 챌린지를 홀로 시작했다. 이사하면서 하루 이틀 빼먹은 날이 생겼어도 그냥 계속 체크하면서 글을 썼다. 다시 시작할까 하는 마음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랬다가는 또다시 하다가 말 것만 같았다. 어떻게든 쓰고 썸네일을 편집하고 저장하다가 잠든 날도 있었고, 쓸 게 없어서 멍하니 노트북 앞에서 하얀 화면을 노려보고 있던 날도 있었다. 하지만 그냥 계속 쓰다 보니 결국 100번의 포스팅을 끝냈다.


왜 시작했을까?

<일 년의 미라클>을 읽으며 그 안에 많은 도전이 있었는데 왜 하필 글쓰기였을까. 내가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미 띄엄띄엄 글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당장 집중해서 시작할 수 있는 게 바로 글쓰기였다. 다른 도전을 하려면 고민을 하고, 계획을 짜고 시작해야 하지만 글쓰기는 그냥 노트북을 켜고 그 앞에 앉기만 하면 되었다. 그저 나의 의지 하나만 필요한 일이었던 것이다.


백일 동안 내가 한 일

주제는 딱히 하나로 정하진 않았다. 예전에 주제를 정해서 글쓰기를 하려고 했을 때 도무지 글감이 떠오르지 않아 포기했기 때문이다. 육아와 감정 기록, 독서 후기, 공모주 투자 일기, 다이어트 과정까지 가리지 않고 꾸준히 쓰다 보니, 내 일상도 함께 정리되는 기분이었다.


가끔은 정말 쓰기 힘든 날도 있었지만 이번엔 포기하지 않고 집중해서 끝까지 하기로 다짐했기 때문에 기를 쓰고 노트북 앞에 앉았다.


수익화는 아직이지만,

그저 글쓰기에 급급했던 백일이었다. 수익화를 위해 달려온 백일은 아니었다. 수익화를 달성하겠다는 다짐으로 글을 썼다면 실망하고 또 실망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애초에 그저 백일동안 집중해 보겠다는 것 하나를 위해 글을 썼기 때문에 크게 실망할 일은 아니었다.


글쓰기 책을 볼 때마다 글은 엉덩이로 쓰는 거라는 둥, 글쓰기 근육이 붙어야 한다는 둥의 이야기가 많이 나왔지만 그걸 딱히 실감하지는 못했었다. 고작 백일 동안 썼지만 나는 그 이야기를 어렴풋이 몸으로도 알게 된 것 같다.

SE-ef5b8d90-07ee-4e1b-92af-f2e49d9c00f6.jpg?type=w1 출처: 픽사베이

매일 글을 쓴다는 건

누군가는 '백일 동안 써서 뭐가 바뀐 건데?'라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백일 동안 ‘나’를 썼다. 생각을 정리하고, 감정을 기록하고, 내 삶을 돌보았다. 글쓰기라는 건 결국 내 삶을 좀 더 애정을 가지고 살피는 일이라는 걸 알았다. 어쩌면 글은 기록이 아니라 돌봄인지도 모르겠다. 기록을 한다는 건 그만큼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수 있는 일이기에, 나와 주변의 사람들을 향해 관심을 기울이고 그 마음을 살펴보는 일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계획

백일을 채웠으니, 이제는 150일, 200일을 향해 가보려 한다. 나의 목표는 나만의 일 년의 미라클을 만들어내고 싶었던 것이기 때문이다. 2번만 더하면 300일이 된다. 그리고 오늘이 지나면 올해는 201일이 남는다. 딱이다.


조금 더 사고하는 글쓰기가 되길 바란다. 조금 더 고민하고 생각을 꺼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혹시라도 지금 이 글을 보는 누군가가 “나도 백일만 써볼까?” 하고 생각한다면, 그 시작을 응원하고 싶다.


나 혼자 써 내려간 백 일이었지만, 그동안의 글들은 모두 편지였다. 기록하지 않았다면 내 기억에서도 사라져 버렸을 그런 편지. 그 어느 것도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애틋하고 소중한 순간들을 앞으로도 기록할 것이다.

motivational-7568753_640.jpg?type=w1 출처: 픽사베이







keyword
작가의 이전글향기로 기억될 나의 소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