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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마코끼리 Sep 11. 2021

잔소리를 하지 않으면 칭찬할 기회가 온다고?

칭찬을 했더니, 칭찬으로 돌아온 육아

  언제나 나는 욱하는 엄마이고, 기분이 크게 좌지우지되는 엄마인지라 주기적으로 육아서를 읽으면서 새롭게 다짐을 하고는 하는데, 이번에 읽은 책은 바로 <엄마의 하브루타 대화법>이었다. 물론 모든 에피소드를 다 공감하는 건 아니었고, 이 책에서 나온 이야기들로 아이와 대화를 해본 건 아니라 나 혼자 읽은 거지만 이 책 한 권 중에 가장 와닿은 부분을 공유해보고 싶어서 글을 쓴다.


쉽지 않겠지만 지금부터라도 잔소리를 멈추자. 대신 질문을 통해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주자. 그러면 감정이 상하지 않는다.
....
조금만 참으면 잔소리가 아니라 칭찬을 해 줄 수 있다. 정, 이 닦으라는 말을 해야겠다면 질문으로 대신해 보자.


  내가 제일 잘하는 걸 손에 꼽아보라면 단연 '잔소리'일 것이다. 아이 입장에서 잔소리는 그저 소음일 뿐이라는 이야기를 읽을 땐, 나도 얼마나 잔소리를 싫어하는 사람인가 하는 새삼스러운 깨달음을 얻기도 했다. 잔소리가 아니라 질문을 통해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줘야 감정이 상하지 않는다는 말이 무엇인지 제일 잘 아는 것도 사실 많이 경험했다. (실천이 어려웠지만...)


출처: 픽사베이


  육아서에서 늘 말하는 것은, 아이의 감정이 폭발하기 전에 훈육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그러니까 폭발하는 그 포인트를 알고 있어야 한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었다. 우리 아이가 폭발하는 순간은 언제나 내 인내심이 다한 순간이었다. 그러니까 내가 욱하는 순간, 화가 나서 소리를 지르지 않더라도 아이를 향해 비난하거나 하는 모든 순간마다 아이는 자지러지고는 했다.  만약, 내가 잘 참고 이야기하면 아이는 수긍하거나 아니면 자기 이야기를 말로 할 수 있었다.


  그래서 언제나 나의 도전은 "화내지 않고 말하기"였다. 저번에도 글을 썼는데, 나는 칭찬 스티커판을 만들었다. 보면 알겠지만 3월에 시작했다가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서 칭찬스티커를 포기하고 있었다. 그래서 붙여만 놓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잔소리를 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도록 질문으로 대화를 이끌어 가보자고 다짐을 새로 했다.


  그래서 정말 굳게 다짐을 하고 아침에 일어나 몇 시까지 먹고 시간이 되면 치카를 하고 유치원에 가자고 이야기를 했더니 수긍했고, 몇 시가 되었는지 시간만 상기시켜주었다. 즉, 보채는 내색을 하지 않았다. (나 매우 칭찬한다) 그랬더니 아이가 정해진 시간이 되자 먹던 걸 내려놓았고 치카를 하고 제시간에 나올 수 있었다. 그래서 나오면서 약속을 잘 지켜서 늦지 않게 나올 수 있었다고 칭찬해줄 수 있었다.


  평소에는 아침마다 닦달하고, 얼른 먹어라 얼른 준비해야 된다 너 지각한다 주저리주저리 잔소리를 했던 나와 아이의 등원 준비 시간이 여유롭고 다정한 시간이 되었다.


  잔소리를 하지 않는다는 건, 결국 아이가 스스로의 선택을 책임지는 것이고 아이가 스스로 상황을 결정하게 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잔소리를 하지 않으면 아이의 선택과 결정, 그리고 행동에 대해 내가 칭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날 저녁, 아이에게 약속을 잘 지키고 하루 종일 말도 너무 예쁘게 했기 때문에 스티커를 하나 붙이자고 이야기했더니 아이가 내게 말했다.



엄마, 엄마도 화내지 않았으니까 엄마 칭찬스티커 붙여도 될 것 같아.


  내가 잊고 있던 내 칭찬스티커를 아이는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노력한 시간을 아이는 바로 눈치채고 알아주고 칭찬해주었다. 이게 얼마나 감동적이었는지 모른다. 나도 내 노력을 알아주는 아이의 말 한마디가 이렇게 힘이 되는데 아이는 오죽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노력하는 모든 순간을 내가 다 알아주고 있었을까. 저 작은 아이가 애쓰고 있는 모든 순간을 내가 봐주고 있었을까. 뿌듯한 마음과 더불어 여러 가지로 반성이 되는 그런 하루였다.



  참고로, 그 다음날 너무 화가 났는데 잘 참고 말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소리를 지르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는 나에게 엄마가 화냈다고(즉, 칭찬스티커를 받을 수 없다는 것) 말했다. 아이는 내가 '시늉'만 하는 것을 정말 예민하게 알 수 있다. 내 아이만큼 나를 잘 아는 사람이 없고, 내 아이만큼 내 기분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도 없다는 걸 나는 다시 알았다.


  더 많이 사랑한다고 하면서, 너무 함부로 화내고 있었던 나 자신을 반성하며 좀 더 잔소리하지 않고 친절하고 다정하게 말하고, 지혜롭게 반응하는 엄마가 되기로 오늘도 다짐을 새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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