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수 없사옵니다~
장마비가 지나가고
잠시 반짝 해가 들었소...
요즘 나는 사소한 것들이 고맙고 감사하오. 한 줌의 햇살이 참 좋구려~ 햇살이 뜨겁다고 도망 다닌 게 엊그제 같은데 말이오. 비를 좋아하는 나도 조금 지루해졌소. 변덕쟁이 날씨가 나를 닮았나 보오 허허허 오락가락하오. 왕이 되어보는 가상현실적인 글을 써보려 하오 글을 따라 오시오.
"여봐라 게 아무도 없느냐? '추억의 국화빵'을 다시 한번 먹고 싶구나!" 꽃마차를 속히 대령하렸다. 지인 부부도 함께 갈터이니 큰 꽃마차를 보내거라 ㅎㅎ 그리하여 잠시 왕 노릇 하며 짐은 두 명의 부하를 거느리고 엽전을 챙겨 충청도 아산 (온양온천 전통시장)에 다녀왔다는 풍문을 알리오.
이 골목 저 골목 돌아다니며 사람 구경도 하고, 민심을 살피러 나가보니 사는 게 다들 넉넉지 않구려 쯧쯧...
코로나라는 역병에 델타 변이라는 역병까지 시장 안팎이 어수선하구려 어쩌면 좋단 말이오... 신비의 묘약을 속히 개발하여 가져 오는 자에게 상금을 내릴 터이니 이곳저곳 방을 써서 붙이도록 하시오.
당분간 옷깃도 스치지 말고, 집 밖으로 나와서도 아니 되오. 만약 역병을 옮기는 자나 약속을 어기는 자는 엄벌에 처할 것이니 그리들 아시오. 필요한 구호물품은 집 앞까지 배달해 줄 것이니 아무 염려 마시오~~~
결혼식도, 장례식도, 돌잔치도, 회갑 잔치도 당분간 최소화하시오. 살아 있는지? 잘 지내고 있는지? 조차도 묻지 마시오. 답답한 세상 속 힘들겠지만 조금만 더 기다리고 견디면 분명히 좋은 날이 올 것이니 다 함께 이 시국을 지혜롭게 헤쳐 갈 수 있길 바라오 잘 아셨소?
베트남 하노이에 파견된 아이리스 사신에게 물어보거라 그곳은 어떠하냐?
한국보다 더 난리라고 하옵니다. 밖으로 나오지도 못한다고 하옵니다. 역병을 막고자 마차도 모두 차단했고 지역을 오고 가지도 못하며 엄청 답답하게 지내고 있다고 하옵니다. "어허 ~~ 낭패로구나!!"
시장바닥에 코코넛 열매가 쌓여있고 칼로 윗부분을 살짝 도려내고 긴 빨대를 꼽으면 즉석 음료수가 되었거늘 만동(한화 500원) 두부 한모가 반모처럼 작아서 두세 개쯤 사서 먹었고, 과일은 모양도 색깔도 천차만별이고 맛도 제각각이었는데... 시장이 텅텅 비었단 말이냐??
파인애플을 리어카처럼 생긴 곳에 싣고 다니며 그 자리에서 돌려 깎기를 해서 먹음직하게 썰어주던 아줌마들은 어찌 살아가고 있는고? 망고도 깎아서 샐러드용과 과일용이 있어 소금 같은걸 찍어서 주면 먹을만했는데... 생선도, 새우도, 고기도 냉장되어 있지 않고 그날그날 판매를 하니 양이 적었지만 참으로 싱싱하였노라.
펄쩍펄쩍 살아있는 새우를 사다가 팬에 굵은소금을 깔고 소금구이를 하여 실컷 먹었다 하옵니다. 한국사람이 가면 비싸게 부르기도 하는데... 시장에 가면 절대로 한국어를 쓰지 말고 벳남어를 써야 싸게 살 수 있다며 시장 가기 전 벳남어 회화 공부를 꼭 하고 가라고 하옵니다.--아이리스 사신--
재래시장엔 꽃도 팔고 여러 가지를 구경할 수 있지만 깔끔하지는 않았소. 그중 신기했던 건 닭을 직접 그 자리에서 팔거나 잡아 주는 것이라오. 머리도 그대로 주고, 닭발에 발톱까지 그대로 팔고 있소. 닭이 쌍꺼풀이 있다는 걸.. 발톱이 그리 길다는걸.. 베트남 가서 처음 알았소.
계란은 작지만 맛있소. 포장방법이 옛스럽소. 투명 비닐봉지에 겨를 깔아 폭신해지면 계란을 파묻어 준다오. 또는 얼기설기 짠 바구니에 넣어주기도 했소. 그 바구니가 예뻐서 장식용 꽃을 꼽아두기도 했소. 계란은 두 개쯤 프라이해야 한 개 정도라 늘 4개쯤 깨서 호사를 누렸소. 하하하
벳남 재래시장(하노이 중화 황다오튀 뒷골목) 나들이는 삶의 활력소였다 하옵니다. 저렴한 가격과 백만 불짜리 미소를 장착한 그들의 삶에서 행복은 엽전이 많고 적음이 아님을 깨달았다 하옵니다. "마담 마담"을 외치던 그들이 다들 집콕을 하며 어렵게 지내고 있다하옵니다. ㅎㅎ 천 원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재래시장 속 반미( 바케트 빵속에 야채와 햄과 계란을 넣어 구워주는 빵)도 잊을 수가 없는 맛이라고 전해왔나이다.
다시 현재의 나로 돌아오니 재래시장은 엄청 정돈되어 깔끔하오. 역시 한국이오.
떡집 앞에서 서성서성 "어머나, 이쁘기도 하지? 꿀떡이 사탕모양이오. 꿀떡꿀떡 넘어갈 것 같소. 알록달록 바람떡도 도망 나갈 준비를 마쳤소. 송편도 때깔이 곱소. 추석맞이를 준비한 듯 떡집은 이런저런 떡들이 풍년이구려. 어이! 쑥개떡은... 콩고물 온몸에 뒤집어쓰고 나란히 나란히 줄 맞추어 손님을 기다리고 있소만...
팥시루에 약식에 백설기에 떡국떡까지 이 모든 걸 다 먹고살았소~ 오늘은 쑥 오쟁이와 바람떡 그리고 호박 꽂이 떡으로 정하고 총총 발걸음을 옮겼소. 하나만 고르시오가 제일 어렵소. ㅎㅎ김이 모락모락 아니고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커다란 찜통엔 찐빵과 만두가 가득하오.
취루탄이라도 터진 듯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갯속에서 주인장은 만두와 찐빵을 척척 잘도 담아내고 있소. 엊그제만 해도 덥다 더워했는데 춥다 추워 따뜻한 김과 온기가 너무 좋소. 줄을 서시오. 시장 속 맛집이라오. 사진 찰칵 ㅎㅎ 찍고 다시 길을 나섰소.
그리고 국화빵 파는 곳을 찾아갔소. 기막힌 타이밍! 내가 올 줄 알았나 보오 한판을 예쁘게 구워 놓았구려~~ㅎㅎ 이거다 어찌 먹을 라 하십니까??, 걱정마라 절대 혼자 먹지 않소. ㅎㅎ그래도 이제 그만... 배꼽시계가 꼬르륵꼬르륵 지인이 살고 있는 궁궐로 갔소. 그곳엔 예쁜 딸들이 있었소. 개학 파티였소. 하하하
전통시장에서 나를 따라온 요것들 여럿이 함께 나눠 먹으니 행복이... 내배가... 두배가 되었소 ㅎㅎ
한 개만 고르시오~아니 되옵니다. 선처하여 주옵소서 방콕 하다 보니 스트레스받아 당 보충해야 하옵니다.
지루한 장마비속 웃어보시라고 옛버젼으로 글 써보았나이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