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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컷!!
드디어 백신 1차 접종일이 다가왔다.
심장이 쿵쿵 떨린다. 난 겁쟁이다. 밤을 새워서 겨우 접수 성공했는데... 미룰 수도 없고 이제는 맞아야 한다.
뉴스를 보니 코로나 중증환자 수가 심각하다. 백신 주사 후, 상황이 좋지 않아 죽음에 이르기도 했다. 백신 맞기 하루 전날 밤 잠을 설쳤다. 토요일(8월 28일) 아침 9시부터 콩콩대는 여린 심장을 가지고 집 나설 준비를 마쳤다.' 병원에 전화해서 아무래도 날짜를 미룰까?' 그때였다.
핸드폰 벨이 울린다. 남동생이다. 다짜고짜 "내려와 주차장으로 병원 가자!" 겁쟁이 누나인걸 알고 매형도 멀리 타국에 있으니 나의 망설임에 마침표를 찍어주러 갑자기 나타났다. 집에서 가까운 병원이 아니고 인터넷으로 예약하다 보니 집과 좀 거리가 떨어져 있는 곳으로 가야 했다. 억지로 내 몸을 구겨서 차에 실었다.
약 먹고 주사맞기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병원에 가는걸 진짜 싫어하는 1인 바로 나다. 아파도 꾹꾹 참는 편이고 특별한 병치레 없이 지금까지 무난히 살아왔음이 참 다행이다. 허약체질이라 그저 피곤하면 쉬어가고 면역성에 좋은 음식들 먹었고 되도록 스트레스 안 받으려 노력하며 살아온 것이 겁쟁이의 살아남기 비법이다.
우짤꼬? 겁쟁이지만 백신 1차 접종을 위해 병원에 도착했다.
대기자들이 의자에 거리두기를 하며 앉아있었다. 오고 가고 바쁜 그곳에서 나는 씩씩한 척 예약 확인을 했다. 그리고 화이자 예방접종 예진표를 작성했다. 동의&동의안함, 예&아니오, 그리고 자진 서명을 했다. 아니오가 많았다.
체온 36.3 건강상태 양호, 코로나 예방접종 후 주의사항까지 꼼꼼하게 읽는다. 사탕 하나 입에 물고 마음을
어루만진다. 어린아이처럼 내 마음이 징징댄다. 주사맞기 싫다고... 나보다 더 나이 들고 아픈 사람들도 다 맞는 백신 주사를 두려워하는 내가 정말 어이가 없다.
기다림이 길어지니 초조했다. 20분쯤 후 내 이름이 불렸다. 진료실로 들어갔다. 원장님은 간단한 신상을 확인 후에 왼팔에 주사 한방 땡 1초 컷이다. 따끔! 동그란 테이프를 팔뚝 언저리에 붙여준 간호사는 20초를 세었다.
그리고 다시 대기실 구석에서 이상반응을 체크한 후 귀가하라고 했다.
휴우 ~긴 한숨을 내뱉고 티브이를 본다. 멍 때리고 15분이 지났다. 아무 증상은 없고 팔이 조금씩 느낌이 온다. 그때였다. 다급하게 들어온 두 남자. 추석을 앞두고 벌초를 하다가 말벌에 쏘였다며 장딴지와 귀 그리고 허리 쪽이 뻘겋게 부어 있다. 백신을 맞은 나보다 훨씬 아파 보였다. 벌침은 뺐냐고? 간호사가 물었다...
진료실로 들어간 두 남자는 나오지 않았고... 난 병원을 빠져나왔다. 두 남자들의 불안감마저 떠 안기에 난 멘털이 약해서였다. 그저 별일이 없길... 빌어주었다. 겁쟁이는 남동생의 도움을 받아 집으로 잘 돌아왔다.
접종 후, 그까짓 거 별거 아니었구먼... 맛난 파자를 시켰다.
'겁쟁이 잘했어!'ㅎㅎ나에게 주는 맛있는 상이다.
냠냠 맛있게 먹고 나니 ㅠㅠ저녁부터 온몸이 아프기 시작했다. 열은 나지 않았지만 잠을 잘 수 없었다. 끙끙끙 몸살처럼... 새벽이 돼서야 잠이 들었다. 긴 늦잠을 자고 아침 겸 점심을 먹고 타이레놀 한 알을 먹었다.
편안해졌다. 겁먹었던 마음이 사그라졌다. 아들이 곁에 있으니 안심도 되고 주말 내내 푹 쉬고 났더니 괜찮아졌다. 뉴스를 보니 1차 접종이 50퍼센트를 넘었다. 그 안에 나도 있다. 혹시 아직도 나처럼 백신 접종에 두려움이 있다면 하루 이틀 팔이 뻐근할 정도이고 이겨낼 수 있다고 용기를 주고 싶다.
코로나로 아프든지? 백신 맞고 아프든지? 어떠한 위기에서도 떨지 않기를... 나만 그런 거 아니겠죠?
백신보급이 부족해서 타국에 있는 한인들은 오지도 못한 채 불안감에 일을 하고 있다. 완벽한 방법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은 남을 위한 배려이기에 2차 접종까지 꼭 하려 한다.
겁쟁이 만세!! 코로나 백신 1차 잘 맞았다. 궁둥이 팡팡 ㅎㅎ오늘까지 쉬면 괜찮아질 듯하다. 이틀 아팠다. 휴~
겁쟁이로 살아온 날들... 그래도 참 잘 버티어 냈다. 8월 마무리 잘하고 9월에도 건강하고 해피하게 잘 살자!
***그림 캡처 pinterest***